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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를 배려해주세요
글쓴이 신승빈 (tmdqls7568@daum.net)
2017-04-25, 10:08:45조회수 : 50
유교는 삼국시대에 중국으로부터 전해진 이후 우리나라의 사상에 깊숙이 뿌리 내렸다. 사회의 질서를 위해 만들어진 유교적 윤리규범인 ‘예(禮)’는 유교사상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다. 그 중 ‘장유유서(長幼有序)’는 어른과 어린이 사이에는 순서와 질서가 있다는 뜻으로 연령적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강조되었다. 전통사회에서는 노인이 되는 것을 인생이 완성되어가는 것이라 여겼다. 따라서 노인을 공경하는 것을 큰 예절로 생각했으며 현대사회 역시 마찬가지다.
대중교통이 발전함에 따라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지켜야 할 배려가 소개되고 강조된다. 특히나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세요.’라는 문구는 어딜 가도 존재해왔다. 노약자석의 동의어는 교통약자석이다. 즉, 교통과 같은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를 동반한 사람, 어린이 등을 위해 배려되는 자리를 말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노약자석은 노인석이 되어갔으며 이에 대한 논의도 불거지고 있다.
노약자석에 노인이 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를 노인석이라 폄하하며 부르는 것은 소수의 노인들이 행하는 행위에서 비롯된다. 버스에서 누구나 한 번쯤은 밀쳐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젊은 청년들보다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밀쳐진 경험이 다수를 차지할 것이다. 노약자석에 앉을 생각도 없었는데 멀리서부터 자리에 앉기 위해 사람들을 밀치시며 오는 경우, 막무가내로 허리와 엉덩이 등 신체를 잡아당기며 지나가시는 경우, 짧은 치마를 입었다고 둘러 욕하시는 경우, 노약자석에 젊은 사람이 앉았다고 눈치 주는 경우 등 다양한 경험을 누구나 해보았을 것이다. 이에 우리는 왜 우리가 노인을 공경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된다.
존경은 다른 사람의 인격, 사상, 행위 따위를 받드는 것이다. 숱한 세월을 살아가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이를 통해 세상을 깨달아가는 공자의 말 속 노인이라면 우리는 당연히 존경하게 된다. 하지만 세월을 무기로 호의를 권리로 아는 사람들을 우리가 노인이라 여길 수 있을까? 현대사회에 있어 노인에 대한 공경은 배려가 아닌 눈치가 되었다. 일부 노인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노인을 공경하는 마음이 없어졌다. 이에 배려를 한 번 더 고민하게 되고 이것이 바로 눈치가 되는 것이다. 무릇 예는 마음에서 우러나는 것. 노인이 공경할 만한 태도를 충분히 보이고 젊은이는 그 태도를 마음으로 공경하고 움직일 때 배려가 된다. 배려를 받으면서 고마움을 느끼고 배려를 하면서 스스로 뿌듯함을 느끼는 사회야 말로 ‘성숙한 시민사회’이다.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를 없다(2008)>는 나이가 들어 노인이 되면 세상의 여러 면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노인의 예측이 틀릴 정도로 세상은 알 수 없고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대한민국 역시 한 마디로 정의할 만큼 정확히 알 수 없는 곳이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노인도 가늠하지 못할 현재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노인과 젊은이의 상호 배려가 필요하다.
배려는 춤과 같다. 파트너가 손을 내밀고 춤을 청하면 다른 파트너는 호흡을 가다듬고 기다리다 그 손을 잡고 고개를 끄덕이는 응답을 한다. 21세기의 대한민국은 힘들지 않은 사람이 없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나보다 더 힘든 사람을 위해 자리를 양보한다. 자리를 양보하기까지 잠깐 기다려 주거나, 자리를 양보한 우리를 향해 작은 응답을 준다면 우리는 내일 더 많은 사람에게 ‘춤’을 청할 수 있지 않을까? ‘노인을 공경하자’는 표어 대신 ‘배려를 배려하자’는 표어가 필요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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