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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보이지 않는 막강한 가위,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글쓴이 박상렬 (parksr@rda.go.kr)
2017-05-23, 09:44:20조회수 : 303
보이지 않는 막강한 가위,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마이산으로 유명한 전북 진안에는 세계유일의 ‘가위 박물관’이 있다. 오랜 옛날부터 가위는 우리의 생활과 뗄 수가 없는 세계 공통의 도구이며 인류의 발명품이다. 음식점, 이·미용실, 공예 작품실 등 일상생활에서 밀접하게 연관된 가위는 쓰임새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 왔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 새로운 가위가 등장해 과학계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크리스퍼(CRISPR)’라고 불리는 유전자가위이다. 비록 상세한 부분에 대해선 모를 수 있지만, 생명과학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크리스퍼(CRISPR)’에 대해 한 번 쯤은 들어 보았을 것이다.
유전자가위는 크게 특정 DNA부위를 인식하고 결합하는 가이드 RNA와 결합된 부위를 자를 수 있는 분해효소(CRISPR)로 구성되어 있으며, DNA 서열 일부 혹은 조각을 잘라내고 붙이는 데 이용된다. 이러한 과정을 유전체교정(genome editing) 기술이라고 부르는데, 분해효소의 종류에 따라 1세대 징크핑거(ZINC finger), 2세대 탈렌(TALEN), 3세대 크리스퍼(CRISPR) 기술로 분류한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2012년과 2013년에 과학 저널 Science의 중요기술 부분에 소개되었고, 2015년에는 올해의 중요한 과학 기술로 선정될 만큼 기존 기술에 비해 간편하고 정교해 그 이용성과 활용성 때문에 주목받아 오고 있다.
‘크리스퍼’는 바이러스 침입에 대응하기 위한 유산균의 면역체계로 덴마크의 한 요구르트 회사에서 처음으로 발견되었다. 이후 크리스퍼’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진행되었고, 이 세균의 적응면역기능을 이용하여 특정부위 DNA 절단 기능을 확인하였으며 높은 효율성을 보였다. 이는 효율성과 특이성이 떨어져 유전체에 사용하기 어려웠던 기존의 유전자 가위들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유전자 가위로서 효용성이 확인된 것이다. 이 사실로 불과 몇 년 전까지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던 ‘크리스퍼’가 과학계의 핵심 이슈로 부상하게 되었다.
현재 ‘크리스퍼’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여러 작물에 적용되어, 기존의 단점을 극복한 새로운 농업특성(형질)을 갖는 신작물 개발에 이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지방산을 없애고 식용유에 구웠을 때 맛이 더 좋은 콩, 가뭄저항성이 강화된 콩·보리와 밀, 찰기가 향상된 찰옥수수, 올리브 오일 성분을 함유한 식용유, 곰팡이병에 강한 밀, 절단 시 갈변이 쉽게 되지 않는 양송이와 감자 등이 있다. 아마도 이들 작물은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 식탁에 오르게 될 것이다. 미국과 유럽,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1 · 2세대 기술보다 훨씬 더 간단하고 정교한 ‘크리스퍼’ 가위 기술을 이용하여 새로운 특성을 가진 작물 개발에 연구와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또한 동물 형질 개량, 유전병과 희귀질병 치료, 신약 개발, 맘모스 등 희귀 멸종 동물 복원, 극미량 바이러스를 탐지해 질병진단을 하는 등 기술의 활용 폭을 지속적으로 넓혀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대외 경쟁력을 갖기 위해 3세대 기술을 개량한 우수 기술력을 앞세워 작물의 특성 개량을 위해 새로운 유전자가위 기술 개발과 활용 연구를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유전자가위 기술은 응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며, 미래 4차 산업혁명의 주역으로서 생명공학을 성장시켜 나갈 주요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미래의 세계 생명공학 시장을 우리가 주도해 나갈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와 실행이 지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생명자원부 유전자공학과 박상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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