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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

<소설 '1950년 6월'> 3. 술래잡기와 퇴학소동(3)

기사전송 2009-07-14, 09:3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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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가 지서로 달려가 대구경찰서에 있는큰형님에게 전화로 자초지종을 이야기 하니곧바로 검정색 다꾸시(택시)를 대절해서 권총을 차고 금테모자를 번쩍이며 금호지서 주임과 함께 우리학교에 나타났고 엄마는 기세등등하게 앞장서 교장실로 들어갔다.



사태가 여기에 까지 이르자 지금까지 아무런 반응이 없었던 우리선생님이 전면에 나서단호하게 결론을 내렸다.



“목욕탕에 난 관솔구멍을 막지 않은 것은전적으로 우리 어른들의 불찰이며 그 당시 상황에서는 누구라도 내다 봤을 겁니다, 술래잡기를 하면서 나보다 먼저 목욕탕에 들어가 있었던 국민학교 삼학년 짜리 어린 학생이술래가 찾아온 줄 알고 내다봤는데 누가누구에게 책임을 묻겠습니까, 그러니 이번 일은 없었던 일로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교장선생님을포함하여 통틀어 유일하게 대학을 나온우리선생님의 결론에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으며 목욕탕 사건은 이 한마디로 일단락 되었으나퇴학을 시키기로 했던 교장선생님의 체면을 살려주기 위해대장과 나는`정학 삼일’ 이라는 벌을 받게 되었고 나는 정학으로 인한 충격과 억울함, 그리고 우리선생님에 대한 미안함이 뒤범벅이되어 그만 드러눕게 되었다.



선생님이 이웃에 있는 우리 반 아이들과 함께 셈베이(전병과자)와 요깡(양갱)이 든 과자봉지를 들고 우리 집을 방문하자 누나는 간 고등어를 굽고 이웃집에서 계란을 빌려오는 등법석을 떨면서 점심준비를 했으며 우리들은선생님이 사 온 과자를 조심스럽게 먹었다.



“많이 아프니 빨리 나아서 학교에 와야지?” 하고 선생님이 내 이마에 손을 얹자 그촉촉한 감촉, 향긋한 분 냄새, 엄마하고는 또다른 살내(몸 냄새)에 나는 그만 온몸에 전율을 느끼며 정신이 몽롱해 졌다.



“예” 나는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겨우 대답을 했다.



엄마는 어린것이 철이 없어서 선생님에게큰 죄를 지었다며 다시 한번 용서를 구했고이에 선생님은, “원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그게 다 아이들이 커나가는 과정 아닙니까,마음에 두지 마시고 잊어 버리세요.” 하며 오히려 엄마를 위로했다.



선생님이 돌아간 후 나는 정신을 차리고 우리반 아이들에게 물어봤다.



“대장은 우예됐노, 학교에는 나오드나?”“인자 괜찮다, 교실에는 안 들어 오고 며칠 찔룩거리며 쪼치바래기(달리기) 연습 하던데오늘 보이 다 나았더라, 그런데 니는 한대도안 맞았는데 와 누버 있노?” “차라리 몇 대 맞는 기 낫지 가슴 아픈 거는 더 참기 힘 든다.”“그런 소리 하지 마라 니는 김기원 선새임한테한대만 맞아도 대번 죽었뿐다, 가슴이 와 아픈데?” “부엉이가 울면 가슴이 아프다 카는말이 안 있드나, 느그들이 내 가슴 아픈 사연을 우예 알겠노.” “그런데 니하고 대장하고삼일 간 정학 맞았다 카던데 정학이 뭐고?”나는 대꾸하기도 귀찮았으나 한마디 했다.



“그거는 교장선생님이 공부 잘하는 생도에게 그 동안 공부하느라 수고했다고집에서 삼 일간 푹 쉬라 카는 거다.”“니는공부를 잘하지만 대장은 공부도 못하는데 우예가 삼 일씩이나 정학을 받았노?”“하 참 그 자슥들 오만거를 다 물어 보네,야 임마 골치 아프다,그런 거는 교장선생님한테 가서 물어봐라.” “그라마 니 참말로 우리 선새임 꺼 보기는 봤나?”하고 또 한 놈이 제법 진지하게내게 물었고 다른 놈들은 숨소리 마저 죽이며내 입만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독사 눈을 하고 놈들을 노려보며 한마디 했다.



“내 분명히 말하는데 느그 한번만 더 목욕탕사건을 입밖에 끄집어 내마 털보 구장한테 가서 감자 도둑질 한 거 다 일러 줬뿐다, 도둑질하다가 붙잡히마 우예 되는지 알제, 금호지서에 붙들려 가서 불알이 눋도록 얻어맞고 징역까지 살아야 되는 거, 그라고 느그 금테모자쓰고 권총차고 학교에 온 우리 큰시야(큰형)봤제, 대번 잡아가라 케뿔라 마.” 하고 으름장을 놓으니 그만 겁에 질려, “인자 다시는 안카께, 진짜다.” 하고 내 눈치를 살폈다.



“목욕탕 소문도 느그가 다 퍼뜨려가 대장이죽도록 얻어맞고 퇴학까지 당할 번 안 했나,의리라고는 곰박사이(쥐벼룩) 훈도시(일본사람들이 입는 아주 작은 팬티)만큼도 없는새끼들, 입막으로 대장한테 눈깔사탕까지 얻어 묵어 놓고는…”“아이다, 우리는 절대로 아이다, 우리가 소문 냈으마 니 아들이다.” 하고놈들은 펄쩍 뛰었으나 나는 믿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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