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위 마을이야기] 할아버지 어린시절로…시간 가는 줄 모르는 ‘시간여행’
[군위 마을이야기] 할아버지 어린시절로…시간 가는 줄 모르는 ‘시간여행’
  • 김상만
  • 승인 2015.08.1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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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의 고장…마을 곳곳 설화·전설 벽화

60~70년대 생활상 재현한 추억박물관 ‘인기’

화본역, 전국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 선정

1936년 지어져 일제강점기 건축양식 그대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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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의 고장’ 경북 군위 화본마을에는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뽑힌 ‘화본역’이 있다. 1936년에 지어진 화본역에는 증기기관차 시절의 콘크리트 급수탑과 폐기차를 이용해 만든 레일카페가 대표적인 볼거리다.
정겨운 시골 마을의 사람 사는 이야기 속에는 누군가의 아련한 추억이 녹아 있다. 세월이 지날수록 신비로움이 더해지는 역사를 간직한 것도 시골 마을이 지닌 수많은 매력 중의 하나다.

이야깃거리가 풍성한 마을은 걷는 것만으로도 절로 힐링이 된다. 관광 이상의 의미를 선물한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삼국유사의 고장’으로 불리는 경북 군위 화본마을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명품 마을 중 으뜸이다.

화본마을은 볼거리 못지않게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자랑한다.

숨은 진주를 찾듯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누비는 전문 여행꾼이 아니더라도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화본마을’은 이미 익숙한 이름이다.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마을의 풍경도 유명하지만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뽑힌 ‘화본역’이 있는 곳으로 더욱 잘 알려져 있다.

◇ 화본마을 여행의 시작과 끝 ‘화본역’

화본마을에 가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한 폭의 그림 같은 화본역이다. 간이역의 빛깔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두르고 있다. 일제 강점기 당시의 건축 양식 그대로다.

화본역은 기차여행 전문가들이 첫사랑의 비밀처럼 혼자만 알고 싶었던 숨겨놓은 보물 여행지였다.

그러나 최근 네티즌이 뽑은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에 선정된데 이어 2014년에는 올해의 경관 대상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하면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이제는 주말이 아니더라도 전국 각지에서 몰려드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936년에 지어진 화본역은 간이역의 모든 것을 간직한 기차 박물관 같은 느낌을 준다.

화본역의 랜드마크가 된 증기기관차 시절의 콘크리트 급수탑과 폐기차를 이용해 만든 레일카페가 대표적인 볼거리다.

기찻길은 아이들의 좋은 놀이터가 되고,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떠오르게 만드는 숨 쉬는 앨범이 된다.

추억을 선물하는 화본역 자체의 매력도 그만이지만 주변 풍광이 어우러지는 매력은 그 이상이다.

화본역에 있는 박해수 시인의 ‘화본역’이란 시비도 인상적이다. 시인은 ‘화본(花本)’이 꽃의 근본이란 것에 의미를 뒀다. 그리고 생명의 근원인 어머니를 소재로 희망과 추억, 그리움을 노래했다.

◇ “그땐 그랬지”… 추억을 담은 화본마을

화본마을은 해발 638m의 조림산 아래 첫 동네다. 가벼운 걸음으로도 20분이면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는 작은 시골마을이지만 볼거리는 넘쳐흐른다.

화본마을에 들어서면 눈길을 끄는 것이 삼국유사를 주제로 한 벽화다.

마을 곳곳에 그려진 벽화를 보면 일연스님이 군위군 고로면 화북리 인각사에서 건국신화부터 삼국시대에 이르는 우리나라의 장대한 역사를 집대성한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설화와 전설을 만들 수 있다.

화본마을은 마을 전체가 추억 박물관으로 불릴 정도로 옛 모습을 잘 보존하고 있다.

쳇바퀴 굴러가듯 빠듯하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화본마을은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묘한 행복감을 준다.

마을 폐교를 활용해 만든 ‘엄마, 아빠 어렸을 적엔’이란 이름의 추억 박물관은 특히 그렇다.

타임머신을 탄 듯 60, 70년대 생활상을 그대로 재현한 박물관을 보고 있으면 곳곳에서 “그땐 그랬지”란 소리가 나온다.

이 박물관은 화본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은 반드시 들러야 될 명소다. KBS 인기 예능프로그램인 ‘1박 2일’에 소개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잡힐 것 같은 옛 그리움은 중독성이 강하다.

◇ 조림산 닮은 시골마을이 관광 대표 마을로 거듭나

화본마을은 고종 32년(1895) 군위현과 함께 의흥현이 군으로 승격될 때 의흥군 신남면 지역이었고, 고종 33년(1896) 8월 4일 훈령 제35호로 13도제가 실시됨에 따라 경상북도 의흥군 신남면 지역으로 됐다.

1914년 3월 1일 부령 제111호로 부·군·면의 통폐합에 따라 의흥군을 군위군에 편입시켜 의흥면으로 개편할 때 화본동에 속하게 하고 군위군 산성면에 편입했다.

1988년 5월 1일 동을 리로 바꿈에 따라 화본1, 2, 3리로 개칭했다.

화본1리에는 화본마을(신내미, 하동, 본동, 신남면)이 속해 있는데 아치동에 있던 면사무소가 1961년 현재의 위치로 이전해 면소재지가 됐다.

조림산의 산줄기 형상이 ‘산여화근고화본’(山如花根故花本·산은 꽃의 뿌리와 같으므로 꽃의 근본이다)이라고 해 ‘화본’으로 이름을 지었다.

조용한 농촌 화본마을은 ‘삼국유사 화본마을’이란 영농조합이 생기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연간 25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오면서 마을 곳곳에서 관광객들의 웃음소리가 넘쳐난다. 초록색 옷을 입고 손님을 맞이하는 마을주민들의 표정도 한결 밝아지면서 마을 전체가 활기를 띠고 있다.

평범한 농촌에 디자인을 입히면서 기찻길처럼 끝없이 펼쳐지는 이야기를 간직한 대한민국 대표 관광마을이 탄생한 것이다.

군위=김병태기자 btkim@idaegu.co.kr

※다양한 체험프로그램 운영

화본마을에서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농사가 예술이 되고, 놀이가 된다.

쇠 국자에 설탕을 가득 담아 연탄불에 녹인 뒤 소다를 넣고 과자를 만드는 ‘달고나 체험’은 1천 원이다. 추억의 양은 도시락(5천 원)을 이용한 식사도 인기 있는 먹을거리다.

1970년대 가을 운동회를 재현하듯 새끼 꼬기, 허수아비 만들기, 지게 지고 달리기 등이 펼쳐지는 ‘화본아, 가을놀자’는 3년 연속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촌축제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됐다.

마을 주민들과 함께 김장을 담그고 가져갈 수 있는 ‘김장 체험축제’와 가을 수확철 오곡과 고구마 등 다양한 작물을 직접 수확하는 체험은 또 하나의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한다.

또 사계절 다양한 야생화를 심고 천연비누와 아로마 향초를 만드는 ‘야생화 체험교실’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느껴볼 수 있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이밖에 옛 화본역 근무자들이 이용했던 고풍스러운 일본식 다다미방 구조의 관사에서 하룻밤을 묵는 경험도 이색적이다.

군위=김병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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