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전성시, 색깔있는 음식점> 이원철의 교동면옥
<문전성시, 색깔있는 음식점> 이원철의 교동면옥
  • 대구신문
  • 승인 2009.10.09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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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원 '미친 가격'...8시간 우려낸 국물맛
손맛 깃든 손수제비, 특별메뉴 '석쇠불고기'
◆이명철의 국수 예찬론

국수의 고향은 바로 대구다. 1970~80년대 국수가 타 지역으로 내 보내질 때 겉포장지엔 ‘대구명산국수’ 문구를 찍었다.

물론 국수의 원산지는 중국이지만 60년대 한국섬유 생산량의 절대 다수가 대구에서 생산했듯이 국수도 80년대 말까지 전국시장의 50%이상을 독점했다.

교동면옥의 자랑 '해물칼국수'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는 食感은 물론이고 가늘고 길게 쭉 뻗어 내려간 모양새가 너무 관능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는 바로 이 면발. 국수요리는 여름 한철은 물론이고 입맛을 잃거나 비가 오락가락 할 때 첫 사랑이 사무치듯이 우리 식단의 구성원 중에 일부가 되고 있다.

무엇보다 국수요리는 스트레스가 쌓일때 먹게 되면 국수에 함유된 많은 양의 탄수화물이 인슐린 분비량을 늘리게 되고 세로토닌이라는 진정효과가 있는 화학물질 분비를 촉진시키므로 스트레스 진정효과에도 탁월하다고 한다 .

우리나라 기업의 대명사인 ‘삼성’도 바로 대구 중구 인교동에 태동한 삼성상회가 바로 별표국수공장이었던 사실에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대구가 왜 국수가 파워풀 했을까? 바로 사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지형학적인 구조가 아닐까 싶다. 요즘은 자동화시스템 때문에 고온의 실내 건조대에 걸려 8~9시간 절단 되지만 예전엔 야외 건조대에서 이틀정도 말려 비오는 날씨엔 선풍기를 돌리고 연탄불을 지펴 말려 팔고 강력분 중력분에 콩 넣고 금방 뽑은 물국수 ,마른국수로 회자되던 그 시절이 그립다.

국수의 특별한 장점 중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첫 번째가 스피드 빨리 만들 수 있고 빨리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문명의 발전 중 에서 속도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김치와 만나면 김치말이국수, 닭과 해물이 만나면 해물 국수가 있다.

낮 최고 기온이 22℃가 되면 청량음료, 맥주와 함께 냉면이 생각나고 20℃이하로 떨어지면 뜨겁고 따뜻한 국물을 찾곤 한다.

참고로 필자의 본가 부모님도 칠성동에서 국수공장을 경영한 바 있고 본인도 국수를 말리던 시절이 아련히 떠오른다.

◆국물맛의 천국

대구에서 맛 대비 2,500원이라는 '미친가격'을 내놓으며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이원철의 교동면옥.

대구 달성군 화원삼거리에서 화원유원지 방향으로 250미터쯤에 위치한 이곳은 전국의 국수마니아가 입소문을 타고 몰려오면서 하루 평균 1천명의 고객들로 만원을 이룬다.

교동면옥 전경

여름철이 지났지만 아직도 하루 냉면 200그릇은 기본이다. 무엇보다 여름냉면 신화를 계승 발전시킨 국수 원산지 대구를 입증시키는 스페셜 칼국수는 교동면옥만의 맛특허일 정도로 인기 급상승 중이다.

교동면옥의 국수 맛의 비법은 면과 국물에 있다. 1등급 강력 중력분에 찰진 맛을 더 하고자 일정량의 계란을 넣어 더운 물에 반죽을 해 일정 온도와 시간이 겹쳐 숙성한 면을 바로 뽑는 방식이다.

국물 맛은 국산 닭 뼈에 남해안 국산 햇멸치, 꽃게, 양배추, 다시마와 고령다산 대파, 일부는 비밀.. .

갖은 최상의 재료를 가지고 8시간이상 가마솥으로 진하게 푹 우려낸 국물 맛은 시원하다 못해 가슴이 저민다.

가장 신선하고 최상의 상태인 재료를 큼직하게 썰어 재료의 제 맛을 정확히 살리는 것이 이 집만의 맛의 비결이다.

교동면옥의 명식인 스페셜 칼국수는 김, 계란지단, 꽃게에 바지락, 가리비, 홍합, 대합, 국산 닭가슴살 고명이 올라가는데, 가히 걸죽한 국물 맛에 기가 찬다 .

가격대비 5천원 여기에 가리비, 대합이 빠지면 2천500원에 맛 볼수 있다.

특별메뉴인 석쇠불고기
때문에 한달 손익분기점은 마이너스다. 하지만 여름철 찾아주신 고객님들에게 보답키 위한 이원철 사장의 경영방침이 있기에 손실에 아랑곳 없이 하루 1천그릇의 매출 신화에 흥이 난단다.

칼국수의 아성에 도전하는 이집의 또 다른 메뉴는 손수제비다. 세수대야 같은 스테인리스 진공그릇에 손으로 삐져 나오는 손 수제비의 위력은 가히 대단하다.

손수제비는 앞니로 끊기가 힘들 정도로 수제면이 쫄깃하면서도 감칠 맛이 도는 데 바로 가성소다(일명 양잿물)는 일절 사용치 않고 100%밀에 단백질의 천국인 계란으로 면을 치대서 이런 맛이 난다고 한다 .

교동면옥의 트레이드 마크인 특메뉴도 있다. 국내산 삼겹에 특수 양념화된 석쇠불고기. 고기 한점안에 고소한 살코기부터 쫀득쫀득한 기름부위까지 섬세한 결을 잘 이룬 석쇠불고기 맛은 손맛과 정성, 교동명옥만의 색깔있는 음식 비결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원철 사장의 하늘을 담은 정성

원래 이원철 사장은 대구에서 잘 나가는 아파트 시행사 사장었지만 국제적인 경기침체와 IMF 한파로 22억원의 부도를 맞는 등 순탄치 못한 길을 걸어 왔었다.

늘 미소가 끊이지 않는 이원철 사장.
가장으로서 큰 용기를 내 거창에서 횟집을 냈지만 이마저 집세며 가스비도 못 낼 정도로 역경의 세월도 보냈다.

그러나 역경속에 길이 있었던지 철저한 맛에 대한 준비와 도전끝에 지난 3월 교동면옥집을 오픈 했을땐 눈가가 붉어질 정도로 자랑스러웠단다.

“하루 24시간 기도할 때도 있었어요. 힘든 일이 다반사였지만 믿음이 있기에 버틸 수 있었죠.”

독실한 크리스천인 이사장은 지금도 하루 24시간중 20시간을 가게에서 하루를 보내고 있다. 4시간은 바로 가게 뒤켠 쪽방에 기거를 하면서 음식에 관한 고서를 마주하고 늘 책과 함께 한다고 .

그래서 인지 이사장은 늘 미소를 짓고 있다. 서글서글한 눈매에 미소를 짓는 이사장의 마음에 괜스레 기분이 좋아진다.

"미소는 순간적으로 일어나지만 미소에 대한 기억은 영원히 지속된다. 미소는 지친 사람에게 안식이며 절망에 빠진 사람에게 햇빛이고 슬픈 사람에게는 태양이며 미소는 살 수도 없고 구걸할 수도 없으며 빌리거나 훔칠 수 도 없는 미소는 공짜니까요"하는 그의 말에 진실한 웃음이 배어나온다.

이 사장은 늘 기도를 한단다. 남이 흉내내지 못하는 손맛의 지혜와 모든 국민들이 맛있고 건강히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지혜를 달라고 ....

영업시간=오전 10시30분~밤 11시.
휴무=설.추석이외의 연중무휴.
주차시설=무료주차
문의전화=053-634-9222. 휴대폰 010-7402-1234.

<이명철 맛 칼럼리스트>

이명철 맛칼럼리스트는 현재 계명대 평생교육원 외식산업과정 전담교수로 재직 중이며 (사)한국호텔 외식 경영학회 상임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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