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면 불편해”…변화하는 추석 선물
“비싸면 불편해”…변화하는 추석 선물
  • 강나리
  • 승인 2016.08.30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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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시행 앞두고 몸 사리는 시민들

“자칫 법에 저촉 될라”

1만원 내외 공연 티켓

5천원대 기프티콘 선호

“차라리 안 주는 게 편해”

간단한 문자로 마음만

식사 모임도 조심조심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추석 선물을 주고 받는 풍속도가 변하고 있다.

김영란법 시행령의 선물 가액 기준이 5만원 미만으로 정해진 데다 모호한 기준으로 인해 자칫 법에 저촉될까 몸을 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전반적인 소비 심리가 위축된 탓도 있다.

30대 영업사원 A씨는 해마다 명절이 돌아오면 거래처 간부에게 값 비싼 선물을 해 왔지만 이번 추석엔 카카오톡 인사와 함께 입장료 1만원 내외의 공연 티켓이나 5천원대의 커피 기프티콘 등으로 간단히 마음을 전하기로 했다.

1만원 미만의 저렴한 선물조차 “안주고 안받는 게 낫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기도 하다. 문제가 될 소지를 아예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다. 고가의 명절 선물을 생략하는 것은 물론 추석 연휴 전후에 특히 잦은 식사 모임도 조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간단한 식사 약속을 잡을 경우 ‘더치페이’가 당연시 되고 있다.

교사 B씨는 “기프티콘으로 5천원 짜리 커피 한잔 받는 것도 문제가 될지, 안될 지 확실히 모르는 상황인데 차라리 아무것도 안하는 게 마음 편하다”며 “서로 살림살이 힘든 것도 뻔히 아는데 문자나 SNS로 인사만 주고 받으며 마음을 전하는 것도 깔끔하고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나마 추석 선물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은 대체로 5만원이 안 되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선물세트를 찾고 있다. 김영란법 본격 시행은 추석 이후인 다음달 28일부터지만 그동안 이슈화 되면서 소비자들의 심리에 미리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도 저렴한 ‘실속형’ 명절 선물세트 구성을 늘리고 있다. 전반적인 세트 가격을 이전보다 20~40%가량 할인해 상품가격을 5만원 이하로 맞췄다. 기관이나 단체 등의 경우 지금 쯤이 추석 선물을 선택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직장인 C씨는 “김영란법 때문에 너도나도 미리부터 조심하고 있는 분위기여서 명절 선물 고르는 데 예전보다 더 신경이 쓰인다”며 “먹고 살기는 힘들지만 선물을 아예 안할 수도 없어서 비싼 한우나 과일보다는 3만~4만원대에 구성이 괜찮은 선물세트를 고를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나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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