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어난 황장산 절경에 취하고
빼어난 황장산 절경에 취하고
  • 김지홍
  • 승인 2016.09.0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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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자 다섯가지 맛에 반하고
2016경북도 마을이야기-문경 오미자정보화마을
여우목고개·노루목고개·벌재 둘러싸인 분지
20년 가까이 오미자 재배…전국 생산량 45%
“오지라서 더 좋아” 가족체험객들 증가 추세
오미자연구소, 우량 품종 개발·교육 힘 쏟아
문경-촛대바위
우리나라 백두대간 명산인 황장산이 멋스러운 산세를 내뿜으며 경북 문경시 동로면 생달리 오미자정보화마을을 내려다보고 있다. 오미자마을은 오미자재배의 적지인 해발고도 300m가 넘고 물이 잘 빠지는 토지여서 전국 ‘오미자 1번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경북 문경시 동부를 흐르는 금천(錦川)을 따라 동로면 생달리(生達里)가 나온다. 문경에서 오지로 손꼽히는 지역이다. 동로면 일대는 문경읍에서 넘어오는 여우목고개, 점촌에선 노루목고개, 단양군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 벌재 등으로 둘러싸인 분지지형이다.

동로면으로 가기 위한 꼬불꼬불한 산길을 한참 오르다보면 어느덧 싱그러운 향기가 코끝을 매만진다. 드넓게 펼쳐진 농경지에서 빨갛게 익어가는 오미자(五味子)가 손님을 반긴다. 동로면은 ‘오미자 특구’다. 전국 오미자 생산량의 45%를 차지할 정도다. 백두대간(1천400여㎞)의 중심지로, 평균 해발고도가 300m가 넘고 물이 잘 빠지는 토질이여서 오미자 재배에 적지이기 때문이다. 생달리도 백두대간의 산 정기를 받고 맑은 물과 공기로 인해 누구나 ‘생(生·삶)’이 왕성하게 막힘없이 통한다‘(達·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동로면 생달리에서 오미자를 재배한 것은 20년 가까이 된다. 이전에는 주요 생산 품목이 잎담배였다. 당시 오미자는 따뜻한 물에 우려먹으면 면역력에 좋아 한방 약재로 쓰이던 약초로, 태백산이나 지리산, 소백산 등 깊은 산중에 야생으로 자생해왔다. 이 마을 주민들은 해마다 7~8월께 삼삼오오 모여 산 속에 오미자를 따러 다녔다. 그러던 중 한 할아버지가 오미자를 옮겨와 집 앞 마당에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동로면 전체로 퍼져나갔다.

오미자는 예상보다 큰 수확이었다. 동로면 주민들은 오미자를 집중적으로 재배해나갔다. 이 때만 하더라도 오미자를 대량 생산하던 지역은 전북 무주군이었다. 동로면 주민들은 문경시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오미자 생산 기술을 배우기 위해 무주군에 몇 차례 찾아가기도 했다.

동로면 생달리는 지난 2008년 행정자치부가 선정하는 정보화마을 중 하나로 꼽혔다. 오미자정보화마을 회관 앞에서는 도시민들과 함께하는 농·산촌 체험 행사로 오미자 따기도 열린다. 해마다 가족 단위 체험객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회관과 300m 채 떨어지지 않은 문경오미자연구소에는 약초시험단지를 조성, 우량 품종 개발에 힘을 쏟고있다. 전국 각지에서 온 농가들이 연구소의 오미자 실습 교육과 견학을 통해 필요한 농업 기술과 정보를 전수 받고 있다.

후발주자로 나섰던 문경시가 ‘오미자 1번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큰 이유는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이었다. 주민들의 열정으로 품질 좋은 오미자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지금도 주민들은 문경시농업기술센터에서 수시로 교육을 받는다. 최근엔 문경 오미자가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산물우수관리인증제도 GAP마크를 받았다. 농산물 생산 단계부터 수확, 포장까지 농식품의 위생과 안전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마을의 교통은 다소 불편한 편이다. 오미자 예약 주문부터 오미자음청류까지 90% 이상을 택배로 붙이다보니 운송트럭이 꼬불꼬불 산길을 오가기엔 사실 험난한 경우가 많다. 마을 주민들은 교통편이 나아지면 오미자의 판매량도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전규언·김지홍기자

사진=전영호기자·문경시청 제공

“오미자 마을은 인심 좋고 공기 좋고 살기 좋은 동네입니다.”

김석준(68·사진) 문경오미자정보화마을 운영위원장은 이곳에서 나고 자랐다.

오미자마을이 되기까지 주민들과 함께 노력해온 장본인이다. 현재 이 마을의 오미자 작목반 회원만 630농가나 된다.

그는 “최근 웰빙 트랜드로 오미자가 부각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오미자를) 많이 사줘야 우리도 즐겁게 먹고 살 수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소비자에게 도움이 될만한 정보로 ‘맛있는 오미자를 알아보는 팁’을 알려줬다.

대게 소비자들은 빨갛고 탱탱한 오미자가 싱싱하다고 생각하지만, 청을 담그면 오히려 맛이 덜나는 경우가 많다고 조언했다. 택배 과정의 신선도 유지나 품종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물컹하고 물이 많이 나오는 오미자가 더 맛있다고 했다.

그는 “오미자마을이 되기 전에도 된 후에도 이곳은 여전히 산꼴짜기 인심이 가득한 곳”이라며 “주변에는 경천호댐과 황장산, 촛대바위, 문경새재 등이 있어 관광지로도 제격”이라고 말했다.

오미자마을 뒤로 우리나라 백두대간 명산인 황장산(黃腸山)이 솟아있다. 황장봉산, 황정산, 작성산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려왔다. 높이 1천77m으로 곳곳에는 기암과 암릉이 솟구쳐 올라 웅장하면서도 멋스런 산세를 보여준다. 황장산은 속이 노란 소나무 ‘황장목(黃腸木)’이 많이 나는 산이라는 데서 유래됐다. 일명 촛대 바위로 불리는 수리봉도 이곳에 있다.

인근의 경천호댐(동로면 마광리)은 오미자마을과 10분 거리에 있으며, 낙동강 지류인 금천을 막아 만들었다. 댐이 완공되면서 생긴 경천호가 맑은 물과 주변의 수려한 경관으로 피서지를 겸한 낚시터로 유명하다. 봄이면 댐 주위로 진달래가 피고 여름에는 수상스키 등 수상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문경 8경의 하나다.

마을 뒷산에는 약산사라는 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석불과 좌대 그리고 보호각 주춧돌만 남아 있다. 그 사지에 약사여래 석불이 있다해서 마을 이름이 당시에는 ‘생달리’가 아닌 ‘약사정’이라 불리기도 했다.

문경시와 (재)문경축제관광조직위원회, 문경오미자축제추진위원회가 준비하는 문경 오미자 축제는 매년 9~10월께에 개최된다. 문경시가 친환경 재배기술로 생산한 ‘전국 최고의 명품’ 오미자를 직접 만나볼 수 있다. 올해는 지난 9일부터 18일까지 문경새재도립공원 야외공연장 일원에서 ‘다섯가지의 비밀, 문경오미자’라는 주제로 열렸다. 오미자청 담금을 비롯 오미자 족욕, 전통민속놀이, 전례놀이 등 다양한 체험행사가 마련됐다.

◇오미자(五味子)란?

오미자는 낙엽 넝굴성의 다년생 목련과 식물로, 오미자나무의 열매다. 지름 약 1cm의 짙은 붉은 빛깔을 띈다. 다섯가지 맛이 나서 오미자라고 불린다.

한의학약을 통털어 연구하는 학문인 ‘본초학’에서는 ‘껍질은 시고(酸), 살은 달고(甘), 씨는 맵고(辛) 쓰며(苦) 짠맛(鹹)이있으니 五味子라 한다’라고 기록돼있다. 동의보감에서도 다섯가지 맛을 갖고 있는 영약으로, 거담·진행·정천(가쁜 숨을 바로 잡는다), 청혈(피를 맑게), 검한(식은땀을 거두게), 생진지갈(갈증을 없앤다), 보신(콩팥을 보하고), 견근골·양오장(오장을 튼튼하게), 요유정(몽정을 없앤다), 강심강정(남녀간에 정력을 강하게), 부녀음냉(여자의 냉을 없앤다)에 효과적이라고 돼있다. 특히 ‘신맛은 간을 보하고, 쓴맛은 심장을 보하며, 단맛은 비위를 좋게 하고, 매운맛은 폐를 보하며, 짠맛은 신장과 방광을 좋게 한다’고 기록돼있다.

문경의 오미자는 전국 최고의 오미자 주산단지를 형성해 친환경 농법으로 생산하고 있다. 오미자와인, 오미차초컬릿 등 다양한 오미자 음식의 개발해 문경을 대표하는 지역 특산품으로 거듭나고 있다. 054-554-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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