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 '그린데이' 지정...메뉴 간소화, '먹을만큼만' 습관 정착
“잔반 수거함을 없앤 후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직원들의 습관과 인식 변화예요. 잔반 수거함이 있는 날이건, 없는 날이건 직원들이 스스로 먹을 만큼 덜고, 남김 없이 먹고 있어요.”
대구 남구청 구내식당의 식단을 짜는 영양사 한진영씨(사진)의 말이다.
지난 9월부터 매주 수요일을 ‘그린 데이’로 정한 남구청은 수요일마다 구내식당의 잔반 수거함을 없앴다.
저탄소, 녹색성장에 공무원들이 앞장서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이 날은 배식 받은 음식은 모두 먹어 음식물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도록 한 것이다.
시행 초기, 잔반 수거함이 없어 당황했던 직원들도 지금은 먹을 만큼 덜고, 남김 없이 먹는 게 습관이 됐다.
영양사는 직원들이 남김 없이 먹어야 한다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수요일은 밥과 국, 서너가지의 반찬이 담기는 식판 대신 카레라이스, 비빔밥, 칼국수 등 한 그릇에 음식을 받아갈 수 있는 단일 메뉴로 종류를 간소화했다.
이렇게 3개월이 지난 지금은 수요일에도 평일과 비슷한 메뉴를 해도 잔반 수거함이 없어 생기는 불편함이 없다.
식판을 깨끗이 비우기 때문이다. 대신 이날 만큼은 닭고기와 생선 등 뼈가 나올 수 있는 음식은 메뉴에서 제외했다.
“불과 3개월 전만 해도 점심시간이 끝나면 잔반 수거함이 꽉 찼는데, 지금은 3분의 1이상 크게 줄었어요. 부족하면 더 가져가서 먹으면 되기 때문에 배식 받을 때 먹을 만큼, 혹은 살짝 부족할 만큼 받아가는 거죠.”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을 30% 이상 줄인 남구청은 잔반 수거함이 없는 ‘그린 데이’를 하루 더 확대할 계획도 검토 중이다.
직원들이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에 적극 동참하면서 잔반 수거함을 없애자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윤정혜기자 jhjh@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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