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의 맛.멋 풍경> 안동시편
<경북의 맛.멋 풍경> 안동시편
  • 대구신문
  • 승인 2010.05.1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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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들의 밤참' 찾아떠나는 여행
여행에 나서면 인생을 돌이키거나 앞날을 설계하는 데 큰 의의를 둔다.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풍광을 보면서 감탄하고 휴식은 또 다른 힘을 만든다. 여행의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로 누구나가 먹을거리를 꼽는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할 만큼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맛을 접하는 것은 삶의 낙이 아닐 수 없다. 경북의 23개 시군에는 다른 지방에서 찾을 수없는 고유의 맛을 간직하고 있으며 이는 외지 관광객들을 유인하는 중요한 포인트가 되고 있다. 도내 각 시군의 특색을 담은 전통의 맛을 찾아가 본다. <편집자주>

안동시는 유·불교문화가 오랜 세월동안 지역 고유의 민속 문화와 유기적으로 작용, 전통성과 다양함을 잘 간직한 고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만큼 전통적인 맛을 간직한 고장이기도 하다. 안동의 전통과문화를 찾아 거슬러 올라가면 안동만의 독특한 먹을거리에 매료된다.



헛제삿밥- 이웃사랑의 표현

안동민속박물관과 폭 3.6m, 길이 387m의 국내 최장 목조다리인 월령교가 위치한 안동댐에서는 다른 지역에서 맛볼 수 없는 `안동 헛제삿밥’이 관광객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예부터 안동지역은 양반 마을답게 집집마다 4대 봉사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시제까지 합하면 보통 제사만 한 해 스무 차례가 넘을정도였다. 안동헛제삿밥은 제상에 올렸던 나물과 탕채를 간장에 비벼먹는 음식으로 옛 선비들의 밤참거리로 진주헛제삿밥과 쌍을 이루던 허드레 음식이다.

선비들이 밤늦도록 글을 읽다 보면 배는 고프고 밤늦게 음식을 만들게 되면냄새가 이웃에 풍겨 폐를 끼치게 된다고 생각해 실제로는 제사를 지내지 않고 제사를 지냈다며 이웃 사람들을 불러 모아 함께 나눠 먹은 음식이 헛제삿밥의 유래다.


헛제삿밥은 음복상의 모습 그대로다. 계절에 따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제사에 사용되는 3색 나물(고사리, 도라지, 무, 시금치, 콩나물, 가지, 토란등) 한 대접과 각종 전(煎)과 적(炙)이 한데 담겨져 나온다.

산적에는 간고등어와 상어가 들어가는 것이 특이하고 다른 지방에서 잘 쓰지 않는 배추전과 다시마전도 제상에 함께 올라간다.

다시마는 갑상선으로 호르몬 합성에 필수적인 무기질이 풍부할 뿐 아니라장의 연동운동을 도와 변비에도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큰 사기그릇에 무, 고사리, 시금치나물 등을 넣고 고추장 대신 간장에 비벼먹기 때문에 일반 비빔밥과는 달리 맛이 담백한 것이 특징이다.

조상께 올리는 제사 음식은 좋은 재료만 사용해 만드는데다 화학조미료를일절 사용하지 않아 갖가지 영양소를 그대로 포함하면서 웰빙시대인 요즘 현대인들의 안전한 먹을거리, 종합영양세트로 각광받고 있다.

1978년부터 식당 메뉴로 등장한 헛제삿밥은 1990년대 들어 안동댐과 하회마을 입구, 임하면 등에 헛제삿밥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이 들어서면 안동의 전통음식으로 널리 인식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동시 상아동 안동댐 입구에 집단 조성돼 있다.

일반 헛제삿밥상은 1인분 7천원, 선비밥상 1인분 1만3천원이다. 맛 50년 헛제사밥 821-2944, 까치구멍 821-1056, 양반밥상 855-9900, 터줏대감 853-7800.


갈비골목- 독특한 손맛

헛제삿밥과 함께 안동의 또 다른 먹을거리로 큰 인기를모으고 있는 게 바로 안동갈비다. 안동역 맞은 편 골목 안에 즐비한 10여개의 갈비전문점들, 그 유명한 안동갈비골목이다.

안동갈비골목은 하회마을은 찾은 일본 관광객들이 안동한우고기를 맛보기 위한 필수 코스로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서는 수도권의 절반 가격에 생갈비와 양념갈비를맛볼 수 있다. 우수한 육질의 한우와 수십 년간 이어져 온업주들의 독특한 손맛이 환상적인 갈비 맛을 만들어 낸다.

새벽에 도축된 갈비를 오전에 손질해 6시간 숙성을 한 갈비를 손님이 주문하면 금방 잰 마늘양념갈비.

양념 맛이 약간 매운 듯 하면서도 천연재료만을 사용해감칠맛 나는 안동갈비의 독특한 맛을 연출하고 있다.

그 맛은 한 저름, 두 저름 자꾸만 손이 가서 함께 간 일행들에게 미안한 마음마저 들게하는 매력이 있다.

여기다 고기와 우거지가 들어간 된장찌개, 고구마와 절묘한 조화를 이뤄 환상적인 맛을 낸 갈비찜 등이 서비스로제공되기도 해 관광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할 정도다.

안동시 운흥동 안동역 앞에 있다. 200g 1인분 1만9천원.

시골갈비 857-6667, 뉴서울갈비 843-1400, 재림갈비 857-6352, 서울갈비 843-1400, 구서울갈비 857-5981, 석촌갈비 054)857-9008, 대마갈비 857-7362, 백조숯불갈비 859-4988.㎞


찜닭- 전국적인 명성

최근에 TV인기 예능프로그램에 소개되기도 했던 안동찜닭은 전국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안동구시장의 찜닭골목은 지금은 말끔하게 새 단장을 해예전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지만 초입부터 늘어선 닭요리집들이 안동찜닭의 명성을 말해주고 있다.


본래 향토음식이란 물산의 교류가 원활치 않았던 그 옛날,지역의 특산물 위주로 음식을 해먹으면서 자연스럽게 대대로전해져 내려온 고유한 음식문화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안동찜닭의 유래에 관한설은 다양하다. 조선시대안동의 부촌인 안(內)동네에서 특별한 날 해먹던 닭찜을 바깥동네 사람들이 보고 안동네찜닭이라 부르기시작한 데서 유래했다는 설과 1980년대 안동 구시장닭 골목에서 단골손님들의요구대로 요리에 이런저런재료들을 넣다 보니 찜닭이됐다는 설 등이다.

가장 설득력 있는 설은 서양식 프라이드 치킨점의 확장에 위기를 느낀 구시장 닭 골목의 상인들이 그에 대응하기위해 새로운 맛을 찾던 중 안동찜닭이 생겨났다는 설이다.

고온에서 조리해 기름기가 적고 담백할 뿐 아니라 갖가지재료를 넣어 다양한 맛을 내고 있기 때문에 누구든지 즐길수 있는 음식이다. 여기다 닭의 단백질과 비타민, 다양한 채소에 들어있는 각종 영양소가 어우러져 영양학적으로도 좋은 음식이라는 평가다.

안동시 서부동 구시장에 위치한다. 한 마리 2만2000원.

중앙찜닭 855-7272, 현대찜닭 854-0137, 매일찜닭 854-4128, 원조찜닭 855-8903, 대가찜닭 856-7888, 서울찜닭 855-1129, 유진찜닭 854-6019, 서문찜닭 857-0092.


안동소주- 전통제조법 고집

이 같은 먹을거리에 꼭 필요한 것이 한 잔의 술이다. 안동하면 바로 떠오르는 것이 안동소주다.

1987년 5월 13일 경북도무형문화재 제12호로 지정된 안동소주는 조옥화(趙玉花)씨가 기능보유자로 선정, 증류식소주제조법의 맥을 잇고 있다.

소주는 고려시대부터 전승되어왔는데 안동, 개성, 제주산이 유명하다. 이 중에서 안동소주는 명문가의 접객용 및약용으로 쓰였고 가양주(家釀酒)로 전승돼 왔다.

안동소주는 1920년 무렵 안동시 남문동에 현대식 공장을세워 `제비원 소주’라는 상표로 상품화됐으며 1987년에 안동 소주 제조법이 지방무형문화재로 지정, 3년 뒤인 1990년부터 민속주로 생산되고 있다.

안동소주는 쌀, 보리, 조, 수수, 콩 등 5가지 곡식을 물에불린 후 시루에 쪄 고두밥을 만들고 여기다 누룩을 섞어 1주일가량 발효시켜 전술을 빚는다.

전술을 솥에 담고 그 위에 소줏고리를 얹어 김이 새지 않게 틈을 막은 후 열을 가하면 증류되어 소주가 된다.

민간에서는 안동 소주를 상처, 배앓이, 식욕부진, 소화불량 등의 구급방으로도 활용하기도 한다.

민속주 안동소주 858-4541. 400㎖ 2만2천700원, 600㎖ 2만9천5원, 800㎖ 3만4천200원, 특1호(400㎖×2) 4만6천원,특2호(600㎖×2) 6만원, 특3호(800㎖×2) 7만원.


희곡막걸리-선풍적 인기

지역 애주가들로부터 극찬을 받고 있는 전통술 회곡막걸리도 일품이다. 하회마을 가는 길목인 풍산 회곡에는 권용복 사장이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회곡막걸리가 유명하다.

회곡막걸리는 누룩을 띄운 뒤 물을 섞어효모와 효소를 배양하고 여기다 고두밥을넣어 일주일 동안 숙성시켜 빚어낸다.

최근까지도 전통방식 그대로 제조되고 있고 80년 동안 이어져 온 선조들의 손맛과 저온에서 장시간 숙성으로 깊고 깔끔한 맛을자랑하고 있다.

전통술 막걸리가 국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회곡막걸리도 안동 마를 첨가한 기능성 막걸리로 개발되는 등 전통을 이어가면서 기능성을 강화해 현대인들의 입맛에 맞는 막걸리로 무한변신 중이다.

때문에 막걸리 열풍 전에도 애주가들로부터 꾸준한 인기를 얻었지만 올해는 매출이두 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회곡막걸리는 원료로 100% 국산 쌀을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40t의 쌀을 소비할 정도로우리 쌀 소비촉진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골목골목의 투박한 토담과 포장되지 않은언덕길과 막걸리 한잔에 느끼는 안동 하회마을은 관광객들에게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한 세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온 느낌을 주기도 한다.

매년 10월이면 열리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에서는 안동 관광 중에 맛 볼 수 있는 모든향토음식과 전통주가 한자리에 모이게 된다.

안동시 풍산읍 회곡동 회곡양조장 852-0444. 막걸리 750㎖ 700원, 동동주 1200㎖ 1천300원.

김상만기자 ksm@idaegu.co.kr
안동=피재윤기자 pee@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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