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의 맛.멋 풍경> 문경시
<경북의 맛.멋 풍경> 문경시
  • 대구신문
  • 승인 2010.06.09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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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밥상...시골인심만은 '풍성
“ 아이구, 어서 오이소. 여긴 산골이라 반찬이라고는 나물밖에 없어요.”

문경사람들이 손님상을 내면서 곧잘 건네는 인사말이면서 문경의 청정한 자연환경을 가장 잘 표현한 말이다.그래서 문경은 나물을 중심으로한 음식이 전통음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문경관문 주흘관

남한지역 백두대간 총 640㎞ 중 110㎞가 통과하는 경북의 대표적인 산악지역인 문경. 귀한 손님상이라 해도 산비탈 밭에서 얻은 밭작물과 산채를 이용한 채식 위주의 산채비빔밥이 올라온다.

◆산채비빕밥

갖가지 산채와 함께 차려진 ‘문경산채비빔밥’은 청정 자연에서 채취한 식재료로만 메뉴를 개발, 국내 몇 안 되는 웰빙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문경산채비빔밥은 일반 생나물 비밤밥과 콩나물 비빔밥과 달리 밥에 얹은 볶음나물은 모두 자연에서 채취한 문경산 산나물을 사용한다.

<코스A 상차림> 호박죽, 모듬전, 두부, 도토리묵, 문경약돌돼지편육, 산채비빔밥, 맑은 된장국, 더덕구이, 산채장아찌, 김치, 물김치, 약고추장, 간장, 표고버섯탕수, 문경약돌한우갈비찜.

<코스B 상차림> 모듬전, 두부, 도토리묵, 문경약돌돼지편육, 산채비빔밥, 맑은 된장국, 더덕구이, 산채장아찌, 김치, 물김치, 약고추장, 간장.

<코스C 상차림> 산채비빔밥, 맑은 된장국, 더덕구이, 산채장아찌, 김치, 물김치, 약고추장, 간장, 모듬전.

참죽장아찌, 산채묵나물, 버섯장아찌, 더덕구이, 곰취김치… . 산골마을에서 눈 덮인 긴 겨울을 지나기 위해 집집마다 산채를 활용한 월동용 음식이 다양하게 개발됐다.

문경시는 지난해부터 특색있는 문경 산채음식을 모아 표준화하고 이를 전국 유통과 함께 프랜차이즈 사업에 나서 문경새재 입구 유스호스텔에다 40석 규모의 시범식당인 ‘문경산채비빕밥’을 차렸다. 문경 우리음식연구회에 위탁운영하고 있다. ‘문경 산채비빔밥’ 대표인 신순옥(57·여)씨는 문경우리음식연구회 산채팀장을 맡고 있다.

신 대표는 “청정 자연환경에 훌륭한 산채가 지천으로 널려 있는데다 폐광산 냉기를 이용한 고품질 표고버섯이 생산되고 약재와 식재료로 함께 쓰이는 문경오미자가 풍부해 채식위주의 전통음식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조건은 문경이 전국 최고”라고 자랑한다.

문경산채비빔밥은 산채비빔밥 정식(A코스), 산채비빔밥 간이정식(B코스), 산채비비밥(C코스) 등으로 3종류의 코스요리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음식은 모두 예약제다.

신씨와 함께 문경 산채비빔밥을 표준화한 문경농업기술센터 김미자(41·여) 생활지도사는 “문경 산촌 사람들이 봄철에 나물을 캐 삶아 말려서 ‘묵나물(묵은 나물)’을 만들었다. 집집마다 집안에서 통풍이 가장 잘 되는 장소에 산나물을 매달아 고이고이 보관하고 푸른 채소가 없어지는 겨울철이 되면 물에 불리고, 다시 삶고, 들기름으로 볶아서 다양한 음식재료로 사용했다. 제철 산나물로는 산업화하기 어려운 점이 많아 산촌에서 해오던 삶아말린 겨울음식 묵나물을 그대로 프랜차이즈 식재료로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사리, 도라지, 취나물, 참나물, 다래순 등 다양한 산나물이 밥상 위에 올라오는 문경 산채비빔밥 밥상에는 맑은 된장국과 약고추장, 표고간장, 더덕구이, 산채장아찌, 김치, 오미자 물김치가 곁들여진다. 먼저 비빔밥 나물에 표고버섯으로 맛을 낸 양념간장을 떠얹어 살짝 비벼 먹어야 입안 가득 산채 특유의 향을 느낄 수 있다.

중남미 대사 일행 30여명과 일본, 대만,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 프랑스 등 외국인 음식 전문가 300여명이 찾아와 산채비빔밥을 배워갈 정도로 한식 중에서도 채식의 대표적인 메뉴인 비빔밥, 그 중에도 자연식에 가까운 산채비빔밥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고스란히 보여 주기도 했다.

예약문의는 054-571-3736, 산채비비밥 정식 2만5천원, 산채비빕밤 간이정식 1만5천원, 산채비빕밥 9천원.

◆ 웰빙 묵조밥

문경의 대표적인 전통음식으로 ‘묵조밥’이 있다.

문경시 문경읍 하초리 문경새재도립공원 주차장매표소 아래 자리한 ‘소문난 식당’은 장창복(70)·박남복(여·69)씨 부부가 ‘문경시 향토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도토리묵, 청포묵 잘하는 집으로 이름이 알려져 이제 관광객들이 먼저 알고 찾는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소문난 식당’이다.


조선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문경 전통 건강식 묵조밥은 묵을 채 썰어 발효시킨 야채와 조로 지은 밥을 곁들여 먹는 것이다.

단순한 음식처럼 보이지만, 각별한 맛을 내기까지에는 묵조밥 요리사인 박 여사의 원재료 가공솜씨가 추가됐다.

장씨 부부는 묵조밥으로 특허까지 냈다.

도토리묵에 발효시킨 무, 오이, 당근, 소금에 삭힌 고추, 묵은 김치, 미나리, 버섯, 김 등을 채로 썰어 통깨, 참기름, 고추장 소스를 얹어 큰 비빔그릇에 담겨 나온다.

여기에 좁쌀 밥 한 공기를 넣어 비비면 칼칼하고도 구수한 맛을 내는 묵조밥이 된다.

한번 먹으면 그 맛에 매료된다.

음식점을 시작한지는 30년이 넘은 장씨부부는 도토리묵을 쑤는 일에 자신이 있었다. 양식이 부족하여 아침에 밥을 먹으면, 점심과 저녁은 도토리묵으로 끼니를 대신했던 시절을 살았기 때문이다.

청포묵은 예나 지금이나 귀한 음식이다. 예전에 문경새재에도 청포묵이 상에 오르던 때는 특별한 날이었다. 여자 집안에서 혼례식를 올린 아들이 신부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오던 날, 신부를 대동하고 찾아온 여자 집안사람들에게나 대접하던 야참이었다고 한다.

장씨 부부는 10년 전부터 청포묵을 주메뉴로 등장시켰다. 처음 청포묵을 쑤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우선 물에 불려둔 녹두를 건져서 믹서에 간다. 예전에는 맷돌에 갈았다.

믹서에 간 녹두를 베 보자기에 넣고, 물을 녹두양의 절반만큼 잡아서 함지에 담아 치댄다.

그러면 녹두의 녹말이 녹아난 하얀 물이 나온다. 자루에 녹두찌꺼기만 남도록 잘 치댄 뒤에, 자루를 건져내고 녹두 물을 가라앉힌다.

차츰 맑은 윗물이 뜨고 녹말은 가라앉는다. 윗물을 적당히 따라내고, 녹말을 솥에 넣고 끓였다가 식히면 청포묵이 된다.

청포묵은 서민들이 즐겨먹던 메밀묵이나 도토리묵과는 달리 양반들이 즐겨 먹던 음식이다. 예전부터 청포묵을 먹을 때는 양념을 덜 써서 청포묵 특유의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을 음미하는 것이 전통이라는 것이 장씨 부부의 얘기다.

특히 묵조밥과 함께 나오는 12가지의 밑반찬들 모두는 청정식품들로 각기 다른 독특한 맛을 낸다.

이들 밑반찬은 시골의 풋풋함을 그대로 담고 있다. 유별나게 시원한 물김치에 들깨잎과 차조기 잎새 부각이 있고, 풋고추도 들기름에 튀겨 부각으로 낸다. 들깻잎장아찌 대신 가죽나물로 장아찌를 담아내고, 산초열매 장아찌도 있다.

또 웬만한 산에서는 보기 힘든 석이버섯과 참고사리, 산비탈에 심어 향이 유난히 짙은 도라지나물무침 등도 곁들이는데, 모두가 관문을 둘러싸고 있는 주흘산과 조령산, 백화산 등에서 난 자연의 맛 그대로다. 도토리묵조밥 6000원, 청포묵조밥은 8000원을 받고 있다. 소문난식당 예약문의는 054-572-2255

◆약돌한우

문경시는 지역에서만 유일하게 생산되는 신비의 돌인 거정석을 한우 사육에 접목, 기능성 명품 브랜드화를 꾀하고 있다.

강알칼리성(pH9)을 띤 거정석(페그마타이트)을 말하는 약돌은 약리성분이 많은 화강암으로 알려져 예로부터 민간요법에 이용돼 왔다. 요즘도 물 정화제로 음식점이나 가정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 같은 약돌은 탄전지대였던 문경시 가은읍 수예리에만 광맥이 분포돼 있어 다른 자치단체에서는 흉내를 낼 수 없는 문경의 독보적인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다.

이미 문경시는 1999년 약돌 거정석을 사료에 섞어 키운 ‘약돌돼지’를 개발해 전국 유명브랜드로 정착시켰다.
그렇다면 한우에 약돌을 먹이면 어떻게 될까.

문경시는 지난 2002년 경북도축산기술연구소에 거정석 미세분말을 첨가한 특수사료를 한우에 먹이는 2년간의 시험사육을 의뢰했다.

결과는 성공. 우량송아지를 생후 4∼8개월께 거세해 거정석을 배합사료에 섞어 사육했더니 1등급 출현율이 월등히 높았다.


또한 약돌을 먹인 한우고기는 올레인산, 불포화지방산이 일반 한우보다 많아 소화율이 높으며 육질이 부드럽고 육즙도 풍부해 맛도 뛰어나다는 것.

이에 따라 문경시는 지난 2004년부터 문경약돌 사양관리 프로그램에 의해 약돌한우를 본격 생산하고 있다.
77농가에서 4천500두를 사육하던 것이 현재는 173농가에서 8천 500두를 사육해 연간 4천두를 출하하고 있다.

문경시는 현재 약돌한우산업의 안정화를 위해 품질고급화 장려금 지급, 약돌분말 공급, 우량정액 공급, 전문매장과 가맹점 설치 확대 등 16개 사업을 중점 추진하고 있으며 오는 2011년까지 70억원의 사업비를 지원할 방침으로 투자비를 아끼지 않고 있다.

문경축협과 협조체제를 구축해 DNA검사, 거세장려금, 축산정책자금 등을 지원하고 계통출하 등을 관리하고 있다.

또 최고급육을 생산하는 농가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시범농가로 지정해 운영할 계획이며 문경약돌한우가맹점, 문경약돌한우 전문판매점 지정 등 판매망 구축에 전력을 기울인다는 복안이다.

또 문경축협은 조합에서 자체 운영중인 한우 판매장 ‘고기 한마당’을 ‘문경약돌한우’전문 매장으로 바꿔 약돌 한우고기 공급에 나섰다.

현재 문경약돌한우는 1개의 직영점과 경남 진해, 창원 등 3곳의 가맹점을 통해 전국에 판매되고 있으며 직영점 및 가맹점 문의가 잇따르는 가운데 조만간 수도권에 축협 직영점을 개설할 계획이다.

정원석 문경시청 약돌한우 담당은 “약돌한우는 맛과 품질로 경쟁하고 있다”며“약돌한우가 개발됨에 따라 문경한우산업이 분명 발전되고 있으며 올해는 수입산쇠고기 개방으로 인한 토종열풍과 건강열풍 등에 힘입어 약돌한우의 판매량 증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상만기자 ksm@idaegu.co.kr
문경=전규언기자 jungu@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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