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의 맛.멋 풍경> 영주시
<경북의 맛.멋 풍경> 영주시
  • 대구신문
  • 승인 2010.06.22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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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먹어 보시지요"...'맛의 맛'에 빠져
선비의 고장이면서 무한한 자연의 신비를 간직한 영주(榮州). 한반도의 중추에 해당하는 소백산을 오르며 맑은 공기와 천혜의 자연경관을 즐기고 유서 깊은 사찰을 둘러보며 자아성찰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곳이다.

역사의 애환을 간직한 죽령옛길을 걸으면서 선인들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고, 선비촌에서는 옛 선비들의 당시 생활상을 통해 잊혀 가는 수준 높은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특히 청정자연에서 생산되는 친환경적인 식재료를 사용해 만드는 고유한 조리방법으로 타 지역과 차별화된 맛을 내는 우수한 음식점들이 많다. 이 가운데 몇 집을 골라 소개한다.

◆순흥전통묵집

순흥우체국 앞 골목길에는 메밀묵 한가지로만 40년. 전국에 소문난 묵집이 있다.

이 집을 운영해 온 정옥분(81) 할머니는 인근지역에서 나는 메밀을 대량구입, 매일 전통적인 방법으로 묵을 만든다.


정 할머니가 만든 묵밥 한 그릇을 먹기 위해 아침부터 손님들이 장사진을 이룬다. 메뉴라고는 덜렁 묵밥 한가지뿐이다. 이 묵밥 한 그릇이 가벼운 아침식사로도 어울리고, 점심이나 저녁 한 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다.

묵밥과 함께 나오는 반찬이라곤 해봐야 김치, 까두기와 푸성귀 두어 가지 뿐인데 도대체 묵이 얼마나 남다르기에 이렇게 사람들이 줄을 서서 주문을 하는 것일까.

순흥 전통 묵집의 묵조밥은 먹어본 사람이라면 다시 찾아오게 하는 마력이 있다.

이 집의 묵밥은 푸근한 느낌이 든다. 음식을 주문하면 아주머니들이 바쁘게 부엌과 방사이로 오가며 묵밥을 날라준다. 무를 생채처럼 만들어 며칠 숙성시켜서 채친 묵 위에 묵은지, 김가루, 깨 등을 올려 멸치육수와 함께 내어주는데 묵을 다 먹으면 조밥을 육수에 마라 먹는다. 이것이 전부인데도 맛과 양에 있어 모자람이 없다.

투박하면서도 부드러운 메밀묵은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다. 껍질 채 간 메밀가루를 가마솥에 집어넣고 끓인다. 눌어붙지 않게 하려면 주걱 같은 막대기로 계속 저어주어야 하며, 쑤어낸 묵은 하룻밤을 식혀야 한다.

이렇게 사람 손이 가야 메밀묵은 제 맛이 난다. 투박해 보이는 메밀묵 한 그릇이지만 정성이 들어가야 부드럽게 입에서 녹는 메밀묵이 완성되는 것이다.

도시 사람이 보기엔 미련하다 싶을 정도로 이렇게 시간을 투자해야 우리가 고향 집에서 먹었던 것 같은 음식이 나오는 법이다.

묵밥 5천원. 주소 영주시 순흥면 읍내리 339. 전화 054-634-4614.

◆영주한우마을

우리나라 대표적인 인삼산지로 잘 알려진 영주시 풍기읍. 이곳에는 한우농가 3명과 유통 1명, 판매 1명 등 5명이 조합을 형성 운영하면서, 지난 2008년 영주시 한우전문음식점 및 판매업소로 인증 받은 ‘영주한우마을’이 있다.


이 음식점은 영주한우를 홍삼원액에 재어 7일간 숙성시키고, 손님상에 낼 때도 홍삼원액을 뿌리므로 고기가 홍삼의 향과 약효가 그대로 스며들어 연하고 부드러우며 담백한 특유의 맛을 낸다.

영주한우마을 전영호 대표는 “홍삼이 육질을 부드럽게 하고 누린내를 비롯한 잡냄새를 없애주기 때문에 구리석쇠에 얹어 참숯불에 구워 먹는 영주한우 그 맛은 일품”이라고 자랑했다.

전 대표는 “영주한우마을 암소는 소백산 아래에 위치한 영주한우마을 영농조합법인의 농가에서 직송해 온다”면서 “이곳의 소는 한 달에 40여 마리가 도축되는데, 그중 80% 이상이 1등급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건강한 소를 찾기 위해 많은 곳을 다녔으며, 축산관련 학과를 졸업하고 식육을 다루는 매장을 운영하면서 이젠 보기만 해도 품 질 좋은 소를 알아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전 대표가 자랑하는 것이 또 있는데, 그것이 바로 쌈이다. 태백산 아래에 위치한 봉화군 ‘봉성농장’에서 들여오는 유기농 채소만을 사용한다는 것.

겨자채와 신선초, 당귀, 치커리, 청경채 등 계절마다 입맛에 맞는 40여 가지의 자연을 담은 쌈이 한우고기와 함께 상에 오른다, 그 상은 단순한 먹을거리가 아닌 자연그대로가 된다.

가격은 한우등심구이 600g 6만원, 한우갈비살구이 600g 6만4천원, 인삼한우 불고기 1인분 9천원이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http://www.pwoo.co.kr로 들어가면 알 수 있다.

위치는 풍기 IC에서 부석사 방면 약3㎞ 지점 동양대학교 인근이며, 주소는 영주시 풍기읍 동부리 237-2. 전화 (054) 635-9285.

◆약선당

인삼요리와 한방인삼김치를 전문으로 하는 약선당은 소백산 자락에 자생하는 약초를 주재료로 웰빙음식을 선도하는 식당이다. 이곳에 가면 경북 내륙 반가(班家)의 손맛이 담긴 푸짐한 상차림에 갖은 인삼요리를 맛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쫄깃한 육질을 자랑하는 100% 영주한우를 인삼 양념장에 재어 만든 인삼갈비찜과 연한 고깃살, 담백한 국물이 어우러져 깊은 맛을 내는 인삼삼계탕이 일품이다.


음식에 따라 마른삼과 수삼을 적절히 사용하는데 약선 삼계탕처럼 국물을 우려내는 요리에는 사포닌 함량이 높은 건삼을 사용하며, 샐러드, 무침 등 생으로 먹거나 부드러운 음식에는 수삼을 사용 한다.

여기에다 자연 숙성 발효시킨 된장, 간장, 고추장, 식초, 과실 청 등으로 소스를 만들어 맛을 내고 있어 음식들이 느끼함이 전혀 없는 재료 그대로의 맛을 음미할 수 있다.

실제로 당귀장아찌 하나만 보더라도, 1년 이상 숙성시켜 곰삭혀야 맛이 부드럽고 깊은 맛을 내는 점을 이용, 숙성시킬 때 고추장, 고춧가루, 육수를 배합한 소스에 절여 놓은 후 1년이 지나야 손님상에 내놓는다.

약선당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인 인삼정식을 주문하면 저렴한 가격에 인삼떡갈비와 인삼튀김을 비롯해 산야초 등 다양한 웰빙음식을 맛 볼 수 있다.

특히 해파리, 두릅, 닭 가슴살 등 3색 냉채는 배, 무, 사과 등 과일을 갈아서 간장과 섞은 약선 소스로 맛을 내 상큼하면서도 시원하다.

약초샐러드는 씀바귀, 돌나물, 인삼, 수리취 등 계절 약초에 초고추장 소스를 끼얹어 내는데 쌉싸래하면서도 새콤한 맛이 어우러져 입맛은 돋운다.

또한 묵은 산나물과 비름나물 등 나물류와 산초, 미삼, 새송이, 씀바귀, 당귀, 홍삼장아찌 등을 바꿔가면서 4종류씩 내고 있다.

이밖에도 궁중특선요리, 풍기인삼요리 등 풍기인삼 김치홍보매장도 운영하고 있다.

박순화 약선당 대표(인삼약선연구가)는 “약선 요리로서 제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묵힐수록 제 맛을 낸다”며 “이곳에서는 최소한 1년에서 3년은 묵힌 장류를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차림표는 약선정식 1만5천원, 인삼정식 2만5천원, 약선진정식 3만5천원, 약선당 특정식 4만8천원이며, 자세한 상차림은 홈페이지 http://www.yaksundang.co.kr를 참조하면 된다.

찾아가기는 풍기 IC에서 내려 풍기방향으로 우회전 후 봉현면사무소 방향으로 직진 후 바로 우회전하면 좌측 편에 자리하고 있다. 주소 영주시 봉현면 오현리 240-9. 전화 (054)-638-2728, 010-3540-9080.

◆풍기인삼갈비

인삼의 고장 풍기. 인삼의 진짜 효능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풍기인삼갈비집이다. 이 집은 돼지갈비와 소갈비는 물론 밥과 찌개, 깍두기, 후식까지 모든 메뉴에 인삼을 넣어 요리한다.

30년 가까이 아침마다 인삼시장에 들러 직접 인삼을 고른다는 식당 주인은 풍기인삼의 특성을 잘 살려 요리에 응용하는 비법을 터득했다고 한다.


인삼뿌리는 깨끗이 씻은 다음 쌀 크기로 다져 밥에 얹고, 남은 것은 깍두기에 넣어 양념처럼 사용한다. 그러면 밥에서는 향긋한 인삼의 향이 감돌면서 뒷맛이 감미롭고, 김치에서는 군내가 없어
져 국물이 담백해 진다.

또 한식과 중식의 비법을 적절히 응용해 풍기인삼갈비의 모든 음식에 사용하고 있는 인삼소스를 개발했다.

굵은 수삼과 결명자, 홍화씨, 감초 등 10여 가지 한약재를 넣어 만든 인삼 엑기스에 생강, 마늘, 고추, 대파 등을 넣고 만든 간장 소스를 섞어 간을 맞춘 뒤, 돼지갈비와 쇠갈비를 담가 24시간 숙성시키면, 비로소 인삼갈비가 만들어 진다.

이 집의 모든 메뉴는 육질이 부드럽고 은은하게 나는 인삼의 향 때문에 식욕을 돋운다. 또한 인삼의 효능으로 먹고 난 뒤에는 든든하고 소화가 잘된다.

하루 종일 몰려드는 손님으로 발 디딜 틈조차 없는 것은 음식 값이 저렴하고, 맛이 좋기 때문이다.
차림표는 한우인삼왕갈비 600g 5만원, 한우인삼 갈비살 150g 2만3천원 육회 200g 2만원, 한우불고기 200g 1만2천원, 돼지갈비 200g 7천원, 삼겹살 200g 1만원, 한우 인삼곰탕 8천원, 도가니탕 9천원, 육회비빔밥 9천원, 인삼튀김 1만5천원

내비게이션으로 찾아갈 경우 풍기IC에서 내려 승용차로 8분 거리에 있다. 주소는 영주시 풍기읍 동부리 237-2, 전화는 (054)635-2382.

이종훈기자 lee0071@idaegu.co.kr
영주=김교윤기자 kky@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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