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의 맛.멋 풍경> 봉화군
<경북의 맛.멋 풍경> 봉화군
  • 대구신문
  • 승인 2010.06.24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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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산엔 아직도 태고의 숨결이...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봉화(奉化). 하늘을 가르는 울창한 춘양목과 맑은 물이 흐르는 이곳은 경상도 최북단 태고의 숨결을 느끼게 한다.

이황 선생이 애틋한 사랑을 담아 노래한 시가 있는 청량산, 그리고 신비를 가진 청옥산, 맑고 깨끗한 물을 자랑하듯 효능이 좋은 약수터가 많고 협곡을 타고 래프팅도 즐길 수 있어 이곳에는 사계절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금빛 닭이 알을 품고 있는 형상’이라는 뜻에서 지어졌다는 닭실마을, 이 마을 종가유과는 500년 넘는 전통을 자랑한다. 봉화의 향토 음식점과 세계명주사전에 7번 등재된 국내 최고의 산머루 와인 ‘엠퍼리’을 소개한다.

◆봉성 돼지숯불 토속음식단지

봉화읍에서 청량산으로 향하는 918번 지방국도를 달리면 봉성이라는 작은 면소재가 나온다. 지금은 작은 마을이지만 고려 중엽에는 이 마을에 봉성현이 설치돼 이 일대에서 가장 번화한 곳 이였다고 한다.


당시에는 이곳에 큰 장이 섰다고 하는데, 봉성장터에서부터 유래된 음식이 바로 봉성 돼지 숯불구이다. 지금은 장의 흔적은 사라지고 돼지고기 숯불구이만 남아있다.

이 돼지숯불 토속단지에는 오시오 식당(054-672-9012), 봉성숯불구이(054-672-9130), 청봉숯불구이(054-672-1116), 희망정식육식당(054-672-9046), 상봉숯불회관(054-672-9783) 등이 영업을 하고 있다.

전국에서 최초로 솔잎을 넣어 돼지고기를 굽기 시작했다는 오시오 식당은 이곳 식당 중 가장 오래됐다고 한다. 이집 주인 여화자(67) 할머니는 1980년 3월에 사업자등록을 하고 영업을 했다니, 꼭 30년째가 된다.

이 식당에서는 암퇘지 고기를 소금으로 간을 하고, 석쇠에 올려 소나무 숯불을 피운 화로에서 구워낸다. 이때 고기가 80% 정도 익었을 때 깨끗하게 다듬은 솔잎을 석쇠사이에 끼워 구워내는 것이 비법이다.

이렇게 구워낸 후 상에 올릴 때는 접시에 다시 솔잎을 깔고 고기를 얹는다. 그러니 돼지 특유의 냄새는 나지 않고 오히려 고기에 진항 솔향기가 배어들어 먹고 나면 입안에 가득해진다.

또 고기는 기름기가 완전히 빠져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내기 때문에 돼지고기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다.

고기 맛도 좋지만 같이 나오는 찬으로 상추와 고추, 마늘, 백김치, 고들빼기, 시금치 등이 나오는데, 하나하나가 할머니 손맛을 느끼게 한다.

특히 이곳에서는 매년 7월 봉성 돼지고기 숯불구이 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13회째가 된다.

메뉴는 돼지숯불구이 500g(2인분) 1만4천원, 돼지양념구이 500g(2인분) 1만6천원 한우숯불구이 600g(2인분) 2만5천원이다.

◆봉화약한우 본점 식육식당

쇠고기 가운데 ‘거세육’은 수송아지로 태어났지만 어릴 때 생식기를 거세한 후 키우므로 암소와 비슷해진 ‘거세소’의 고기를 말한다.


일부 고기 마니아들은 “거세육은 고기 육질이나 마블링, 육색이 암소보다 우수하고, 수소 특유의 누린내가 없으나 맛이 싱겁다”고 한다.

‘봉화약한우’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됐다. 송아지에서부터 24개월이 될 때까지 천궁, 당귀 등 한약재 60㎏을 거세소에 먹인다. 이렇게 키운 한우는 누린내가 나지 않고 육질이 연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보완된다는 게 봉화약한우영농조합 측의 설명이다.

이 조합이 축산연구소에 의뢰한 성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약한우는 고기 맛을 좌우하는 올레인산 함량이 전체 지방산 중 70.7%로, 일반 한우(48.7%)나 수입쇠고기(38.3%), 젖소(36.55) 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좋은 결과가 나오자 봉화군은 ‘봉화약한우’를 성장 동력 작목으로 집중 육성하는 한편, 요리방법 개발을 위해 대학에 용역을 의뢰하는 등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또 비선호 부위를 활용한 메뉴, 한약우식당의 특별메뉴, 야생약초를 이용한 밑반찬 등의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봉화약한우’는 아직 생산량이 적어 봉화 바깥에서는 맛보기가 어렵고, 현재 봉화군청에서 멀지 않은 봉화한약우 본점 식육식당에 가면, 그 맛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식당에는 ‘오늘의 약한우’라는 게시판이 설치돼 있는데, 여기에는 생산자와 생산지, 연락처 등을 적어 놓고 있다. 이는 그날그날 판매하는 고기를 누가 생산했는지를 알리고 맛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

메뉴는 갈비살 1인분(150g) 1만8천원, 불고기 1인분(200g) 9천원, 소고기 주물럭 1인분(200g) 9천원, 돼지 주물럭(200g) 7천원, 돼지고추장 주물럭(200g) 8천원, 곱창전골 (小)2만원 (大)3만원, 삼겹살(200g) 8천원, 목살 7천이 이다.

주소는 봉화읍 해저리 613-2. 전화 (054)672-1091.

◆용두식당

봉화는 자연산 송이로 유명한 고장이다. 가을이면 산에서 송이 채취가 이뤄지는데, 자연산 송이는 향이 짙어 음식에 많이 쓰인다. 이 자연산 송이로 돌솥밥을 잘하는 집이 용두식당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깨끗하고 맛있는 집’으로 선정된 이 식당은 30여 년 동안 송이 돌솥밥으로 전국에 소문이 나면서 미식가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돌솥밥은 흰쌀과 흑미, 밤, 대추, 은행, 호두, 검정콩 등과 함께 송이를 넣고 짓는다. 이렇게 지은 고슬고슬한 밥을 한 숟가락 떠서 먹으면 송이향이 온몸에 퍼진다.

여기에다 100% 유기농으로 생산한 제철 야채 겉절이부터 숙주나물, 애호박 볶음, 머위대, 오이, 참나물, 가지, 박나물, 고추, 매실장아찌, 표고무침, 산나물 등과 된장찌개가 상에 오른다.

이 집은 특히 반찬에 마늘을 쓰지 않는다. 마늘의 강한 맛이 송이의 향을 죽이기 때문이라고 주인 구윤임(45)씨의 설명이다.

또 구씨의 송이 보관법이 특이하다. 제철에 난 송이를 영하 50℃ 이하에서 급랭시켜 보관하기 때문에 맛과 향이 채취 당시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

반면 그냥 가정 냉장고에 얼리면 향이 사라지고 질겨지는데, 영하 50℃에서 급랭시키면 질겨지지도 않는다는 것도 구씨가 개발한 식재료 보관기술이다.

때문에 겨울, 여름 가리지 않고 송이밥을 낼 수 있어 전국의 미식가들을 사시사철 몰려들고 있다.
이집의 능이밥도 진미다. 송이밥과 달리 능이버섯을 쌀과 함께 넣고 밥을 짓는다. 익혀도 특유의 능이향이 그대로 살아있어 막 비벼 먹어도 괜찮다.

메뉴는 송이돌솥밥 1인분 1만5천원~2만원, 능이돌솥밥 1만원, 송이전골 1인분 2만원, 송이전 1만원, 산송이소고기구이(한약우 100g, 송이 100g) 4만원.

찾아가는 길은 봉화읍에서 닭실마을을 지나 울진방향으로 약 5㎞쯤 가다보면 다덕약수탕 못 미쳐 우측도로변에 자리하고 있다. 주소 봉화군 봉성면 동양리 470-3. 전화 (054)673-3144.

◆산머루 와인 ‘엠퍼리’

“신선이 내려왔다는 전설이 깃든 소백산 기슭 깊은 산속에서 자연 그대로의 순수성을 간직하고 태어난 ‘엠퍼리’는 우리 두부부의 깊은 정성과 심혈이 깃들어진 결정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하
는 ‘엠퍼리’ 생산인 노종구 (주)에덴의 동쪽 대표.


그는 “산포도(산머루)는 자연 속에서 생긴 여러 가지 세균 및 해충과 싸우면서 대지의 생명력을 가진 그대로의 산물”이라고 와인의 주재료가 되는 산머루에 대한 표현을 이렇게 했다.

그럼 와인을 만드는 기술이나 비법이 있느냐는 물음에 “사실 와인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고 시작했다. 2년 정도 독학으로 공부해 와인이 무엇인지 알게 돼 1997년에 회사를 설립하고 1998년부터 와인을 만들어 팔고 있다”라며 “비법은 전혀 없다. 다만 좋은 산머루에 천연 효모를 넣어 발효시키는 것뿐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곳 봉화군 물야면 오전리의 물과 산이 좋고, 유기농 무농약의 산머루를 가공해 즙을 만들고 다시 효모를 넣어 3~4년 숙성을 통해 와인을 만드는데, 너무 정성과 시간이 많이 들어가
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정성과 애정, 시간이 맛의 비법이라면 비법이다”라고 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엠퍼리’가 국내 최고 와인으로 알려진 ‘마주앙’ 보다 먼저, 아니 국내에서 유일하게 영국 런던의 소더비사가 발간하는 세계명주 사전 ‘와인리포트’의 세계 100대 와인에 2004년, 2005년, 2007년에 걸쳐 3번씩이나 등재된 사실이다.

또 일본의 모출판사에서 발행하는 세계명주사전에도 2002년, 2003년, 2008년, 2009년에 수록되기도 했다. ‘엠퍼리’는 일본과 영국에서 세계 최고의 와인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이곳을 방문한 호주 출신의 와인 평론가 ‘데니스 고스턴’씨는 “깊은 산속에서 좋은 물과 맑은 공기, 뜨거운 햇살을 받고 고랭지에서 자란 봉화군의 산머루로 만든 ‘엠퍼리’는 용이 잠자는 호수와 같은 깊은 맛이 숨어 있다”고 극찬했다.

와인 가격은 엠퍼리 750㎖ 1병 2만5천원, 선물세트 750㎖ 2병 5만5천원.

주소 봉화군 물야면 오전리 186. 전화 (054)673-8422, 0110820-8422. 홈페이지
http://www.empery.co.kr/

이종훈기자 lee0071@idaegu.co.kr
봉화=김교윤기자 kky@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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