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의 맛.멋 풍경> 안동시
<경북의 맛.멋 풍경> 안동시
  • 대구신문
  • 승인 2010.07.0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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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문화 수도' 음식도 전국서 최고
안동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유교문화권을 형성하며 전통문화도시로 알려진 가운데 유형문화재 못지않게 잘 알려진 것이 안동의 음식이다.

안동의 음식은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 유교문화에 이르기까지 지역의 지리적 여건과 정서가 잘 어우러지면서 다른 지역에 비해 유독 안동이란 이름이 들어 간 음식들이 많이 생겨났다.

현재 안동을 브랜드로 하는 음식은 전국 500여 개소에서 상호로 활용되고 있는 안동찜닭을 비롯해 안동식혜, 안동간고등어, 안동 헛제사밥, 안동소주, 안동국수 등이다.

◆안동국시

이 가운데 여름과 겨울철 더욱 주목받는 음식이 ‘안동국시’다. 국수가 안동지방의 독특한 사투리인 국시로 변하면서 국수라는 이름보다 더욱 구수하고 어머니의 손맛을 연상케 한다.


안동의 대표적 향토음식인 안동국시는 식혜나 안동소주처럼 ‘수운잡방(需雲雜方)’이나 음식디미방(閨是議方)에 정확한 조리법이 전해지고 있지는 않지만 간고등어처럼 밭농사를 주로 하는 내륙지방의 특성이 가미돼 콩과 밀가루를 이용한 안동국시가 탄생했다.

안동국시는 여름철에 즐겨먹는 건진 국수와 겨울철에 즐겨먹는 누름국수가 있다.

국수를 삶아 찬물에 헹군 다음 ‘건져내’ 장국에 고명을 얹어 낸다고 해서 붙여진 건진 국수는 밀가루와 콩가루를 거의 같은 비율로 섞어 반죽한 후 홍두깨로 얇게 밀어 가늘게 썰어 물에 삶아 낸 다
음 찬물에 여러 번 씻어 사리를 만든다.

장국(육수)은 낙동강에서 잡은 은어나 병아리, 꿩 등을 푹 다려 걸러 식힌 다음 시원하게 식혀놓고 애호박을 채로 썰어 물기를 제거한 다음 볶아 쇠고기를 다져 마늘, 참기름과 볶아 내고 황백지단을 부친 달걀과 살짝 구운 김 등으로 고명을 만들어 국수사리와 장국(육수)에 얹어 먹는다.

건진 국수가 양반네 음식이었다면 ‘안동 누름국시’는 서민들이 손쉽게 즐겨 먹었던 막국수로 끓는 멸치장국에다 뒤뜰에서 채소와 애호박 등을 썰어 함께 끓여낸 음식이다.

애호박이나 청야채를 넣고 장국에 삶아 먹는 음식으로 감칠맛이 일품이다. 요즘은 조리에 손이 많이 가는 건진 국수보다 누름국수가 주종을 이루고 있고 계절을 불문하고 많이 찾고 있다.

특히 안동국시에는 국수뿐만 아니라 우리지역의 넉넉한 인심이 담긴 조밥과 배추쌈이 나온다.

부추, 파, 고추부침이 함께 곁들어지면서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향토음식을 맛 볼 수 있어 남녀노소 관계없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격대 5천원, 안동국시 (054)823-1452, 안동식혜안동국시 (054)852-9799, 골목안 손국수 (054)857-8887, 부숙 (054)855-8898

◆안동간고등어

아주 옛날 소달구지로 고등어를 운반하던 시절. 빨리 부패하는 고등어를 육지로 신선하게 운반하기 위해 소금을 쳐 신선도를 유지했다. 이것이 자반간고등어로 불리는 안동간고등어의 유래다.

안동간고등어는 연근해에서 어획된 고등어 중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상태 최고의 그야말로 최고 몸값의 녀석들을 원료로 한다.


이 최상의 원료가 10단계의 공정과정을 거치며 시장으로 나가게 되는데 진공포장을 제외한 모든 과정이 기계 없이 수작업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현대인의 건강을 생각한 3%이하의 저염장 공정과 24시간의 저온숙성과정을 거치면서 고등어의 육질은 더욱 쫄깃해지고 감칠맛이 흘러나온다.

구수하고 짭짤한 고등어의 제 맛을 볼 수 있는 안동간고등어 밥상은 ‘고등어에서 이런 맛도 나는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안동에서는 다양한 고등어 요리를 쉽게 구경할 수 있다. 일부 음식점에서는 구이와 조림을 같이 먹을 수 있는 간고등어 밥상에 가오리, 돔배기 등 안주와 함께 안동소주를 반주로 내기도 한다.

별다른 가미를 하지 않고 그대로 구워낸 구이는 짭짤한 맛이 입맛을 당기게 하는데 담백하고 고소한 감칠맛이 일품이다.

무를 큼직하게 썰어 넣고 칼칼하게 졸인 간고등어 조림과 각종 야채로 쌈을 싸서 먹는 안동간고등어 양념구이의 맛도 일품이다.

가격대는 구이식사 6천원, 조림식사 6천원, 구이&조림식사 1만원, 간고등어밥상 1만5천원, 안동간고등어구이마당 (054)853-8292, 안동간고등어양반밥상 (054)855-9900, 까치구멍집 (054)821-1056

◆안동문어

안동의 대표적인 특산물로 안동간고등어가 전국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이에 못지않은 인기를 얻고 있는 수산물이 안동문어다.

오히려 안동에서 만큼은 간고등어보다 안동문어가 더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나 지금이나 안동에서는 생일, 결혼, 회갑, 상례, 제사 등 집안의 큰일을 치를 때뿐 아니라 집들이, 계모임, 동창회 등 각종 행사 접빈음식에 빠지지 않는다.

다른 음식이 부족하고 예에 맞지 않아도 문어만 나오면 잔치음식을 잘 마련했다는 평을 얻을 만큼 안동에서 문어의 존재는 절대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안동에서 문어가 봉제사접빈객(奉祭祀接賓客)의 최고의 음식으로 치는 것은 문어(文魚)의 문은 글월 문(文)자로 양반고기로 일컫기도 하며 안동사람들이 학문을 즐기고 숭상하는 정신세계를 잘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문어의 둥근(圓)머리는 도의 원리를 알려주는 것으로 깨달음을 뜻하고 바다 깊은 곳에서 최대한 몸을 낮춰 생활하는 습성은 안동 선비들이 최고의 덕목으로 여겼던 겸양(謙讓)의 뜻을 담고 있으다.

위급할 때 내뿜은 먹물은 글공부하는 선비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것으로 여겨 안동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좋아하게 됐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안동에서 산문어를 취급하고 있는 곳은 중앙신시장 12개 업소와 구시장 2개 업소 등 모두 14곳.

이곳을 통해 유통되는 문어의 양은 연간 400여t으로 안동지역 문어유통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해양수산부에서 밝힌 우리나라 인근 해역에서의 최근 문어어획량이 2004년 4천811t, 2005년 4천442t, 2006년 4천639t, 2007년 6천597t정도로 연평균 약 5천t에 이르는 점을 감안, 이들 업체만을 통해 유통되는 양이 전국의 8% 정도를 차지한다.

문어어획량 중 건어물로 가공 등을 제외한 산문어 유통량은 안동이 전국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경북북부지역 전역을 합할 경우 약 70% 이상에 이른다.

안동문어의 특징은 특유의 싱싱함과 졸깃졸깃한 맛에 있다. 이들 업소에서는 모두 포항, 후포, 강원도 등에서 산문어로 운반해 수족관에 저장하다 고객들의 주문에 따라 즉석에서 데쳐주며 신선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 업소가 말하는 비법은 따로 있다. 문어의 쫄깃쫄깃 한 맛을 최대화시키기 위해서는 문어를 삶는 물의 육수와 온도, 간, 시간 등이 정확히 맞아야 한다.

최근 안동문어는 택배를 통해 서울.경기 등 수도권뿐 만 아니라 전국으로 유통되고 있다.

안동문어를 찾는 이들은 고향을 맛을 느끼기 위해 주문하거나 한번 안동문어의 맛을 본 이들의 입소문을 듣고 주문량이 늘고 있다.

특히 문어는 시력회복과 빈혈 방지에 상당한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타우린이 약 34% 함유하고 있어 콜로스테롤계의 담석을 녹이는 작용을 한다.

동맥경화, 간장병, 시력감퇴, 변비, 미각장애에 좋은 결과를 나타내고 다량의 비타민이 함유되어 웰빙 음식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가격대 (동해문어) 1kg 2만원~2만5천원, 중앙문어 (054)852-1125

◆버버리찰떡

꼬박 하루 걸리던 서울 유학길에 신문지에 말아 노모가 건네주던 떡. 아침 첫 떡 사오라던 심부름에 떡메를 쳐 주고 사오던 떡.

떡 할매가 힘들어 하면 이발사도 한말 치고 순사도 한말 치고 초등생 아들도 한말 치고 학교에 가야했던 안동의 떡. 바로 ‘70년 안동 먹을거리 버버리찰떡’이다.


일제 강점기부터 안동지역 서민들의 주요 간식이자 한 끼 대용식으로 사랑 받아 온 것 중 하나가 버버리 찰떡이다.

찰떡에 팥떡을 만들어 붙여먹는 떡은 옛날 신의주 사람들이 즐겨먹었다고 한다. 추측하건데 남북의 왕래가 많았던 일제 강점기에 제조방법이 안동까지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

버버리찰떡은 안동 안흥동 경북선 철길 밑에서 찰떡에 팥고물을 듬뿍 묻혀 판매한 것이 시작이다. 찰떡이 워낙 크고 맛이 좋아 한 입 베어 물면 말을 잘 할 수 없어서 벙어리처럼 된다고 해서 버버리 찰떡으로 이름 붙여졌다.

이 떡은 재료의 절반이 건강에 좋다는 콩으로 구성돼 있어 현대인들에게 식사대용으로 적합하게 만들었다.

특히 직사각형 모습의 찰떡 양쪽에 콩이나 팥고물을 듬뿍 묻힌 특이한 떡 모양은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100% 국내산 찹쌀로 만들어지는 버버리찰떡은 깨끗한 물에 불린 찹쌀을 적당한 물에 쪄 낸 다음 떡메를 쳐 먹기 편한 일정한 크기로 잘라 앞뒤로 콩과 팥고물을 넉넉하게 묻혀 만들어진다.

◆바이오주

바이오주는 안동지역에서만 먹는 혼합주다. 안동소주와 맥주의 절묘한 배합으로 맛볼 수 있는 바이오주는 최근 들어 많은 애주가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안동에는 고려시대부터 전래되어온 안동소주가 있다. 알코올도수가 45도로 높지만 쌀로 빚은 깨끗한 맑은 술이다.

안동소주와 맥주를 섞은 바이오주는 양주잔에 7할 정도 안동소주를 따르고 여기에 맥주를 부어 제조한다.

일종의 안동소주를 넣은 폭탄주이지만 굳이 안동에서는 폭탄주라는 말을 피한다.

바이오주를 제조할 때 거품이 없는 것은 안동소주의 특징이다. 바이오주는 위스키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보다 뒷맛도 좋고 마신 다음날 머리가 아프지 않아 숙취에도 탁월하다.

바이오주의 인기에는 김휘동 전 안동시장의 역할이 막대했다. 김 전 시장은 안동소주와 맥주를 적당 비율로 섞어 바이오주라는 이름 붙여 맛을 전파했다.

애주가들은 쌀과 보리의 만남인 바이오주의 맛을 즐긴다. 거품이 없는데다 마신 뒤 뒤끝이 깨끗하기 때문이다.

안동=피재윤기자 pee@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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