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도 정년 보장되는 직장 있어야죠”
“장애인도 정년 보장되는 직장 있어야죠”
  • 김종현
  • 승인 2017.05.2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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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미 숲 중증장애인고용사업장 대표
장애 어린이집 법인 설립·운영
성장한 장애인 보며 사업장 결심
2014년 장애인 사업장 ‘숲’ 등록
순수 우리쌀로 ‘건강빵’ 만들어
수익 늘면 더 많이 고용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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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미 대표


장애인이 태어나서 교육받고 죽을때까지 누군가가 돌봐 준다면 장애인 본인이나 그 조력자의 삶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숲 중증장애인 다수고용사업장 손영미대표는 그런 삶을 살고 있다. 1985년 대학 졸업 후 장애 어린이 조기재활 교육시설에서 교사로 8년을 근무했다. 교사를 그만 둔 뒤 곧바로 중증 뇌성마비 어린이를 돌보는 어린이집을 직접 설립 운영했다.

1996년에는 아이들에게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교사들에게 보다 많은 지원을 하기위해 사회복지법인 ‘화니’를 만들었다. 장애아를 위한 어린이집은 당시 대구 수성구에 한 곳도 없었다. 25년간 장애인들이 영유아에서 청소년기를 거쳐 어른으로 살아가는 과정을 모두 지켜봤다.

성장한 장애인들이 직업을 갖지 못하는 것을 가장 안타깝게 여겨 장애인 다수고용 사업장을 만들 결심을 한다. 2010년 장애 조카를 둔 손대표의 아버지가 시골의 땅을 팔아 마련한 자금으로 수성구 고모동 팔현마을 인근에 만든 것이 지금의 ‘숲’이됐다.

손대표가 현재 하고 있는 사업은 △장애 아동 전담 어린이 집 화니(영유아기) △장애청소년 자립지원센터(청소년기, 수성구 위탁) △장애인 주간보호센터 (앉거나 말도 할 수 없는 여성 중증 장애인보호) △숲(성인기, 직업재활)의 4가지다.

“정년 퇴직한 장애인이 기쁘게 노년을 맞는 모습을 보고 싶다. 옛날에는 장애인 역시 오래 살지 못했지만 지금은 사회적인 체크가 늘어나면서 장애인 수명도 늘어나고 있다. 장애인도 정년이 보장되는 직장을 꼭 만들고 싶다”는 그녀의 소망은 이제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숲은 2014년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등록됐다. 당시 고용한 인원은 제빵사 등 일반인 5명, 장애인 19명이었다. 현재 직업 교육훈련 및 근로를 하고 있는 장애인 고용인원은 41명이다. 이력서를 내고 기다리고 있는 인원은 100명이 넘는다.

숲은 치유와 안식을 의미하고 장애인의 안식처이자 인간으로서 건강하게 살아가는 삶의 공간이라는 의미다. 손대표는 사회적기업과 ‘숲’의 추구이념이 같다고 말한다. 숲에서 만드는 쌀빵은 빵 명장의 레서피를 그대로 적용해 품질 좋은 100% 우리쌀로 쌀빵 특유의 식감이 살아있는 건강빵을 만들고 있다. HACCP 인증을 받아 생산 제조 유통 과정에서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식품안전을 관리하고 있다

도심에 매장을 늘려달라는 부탁이 많지만 임대료가 비싸 아직 제대로 된 로드 샵을 갖추지 못했다. 하지만 현재 수성구청내, 혁신도시내 병무청, 망우공원 내 택시쉼터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달 말 쯤에는 수성구 고모동 본사에 빵 카페를 만들어 일반 소비자들을 만난다고 한다. 현재 숲이 만들고 있는 빵은 학교, 학원 등에 단체 계약으로 주로 판매하는데 5만원 이상 주문할때 배달 가능하다.

손대표는 “직원들 가운데 20대는 장가갈 생각을 가장 많이 하고 50대들은 눈치보지 않고 장애인으로 살아 갈 수 있도록 돈을 많이 모으고 싶어한다. 지금도 수익이 생기면 모두 직원들 인건비로 사용하고 있지만 앞으로 사람들이 숲 베이커리를 더 많이 이용해 더 많은 장애인들을 고용했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밝혔다.

김종현기자 opl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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