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서도 떠나는 58년 개띠…사회 전방위 충격 대비해야
공직서도 떠나는 58년 개띠…사회 전방위 충격 대비해야
  • 대구신문
  • 승인 2017.06.2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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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부머 세대’ 본격 퇴장

한해 출생자 첫 90만명 돌파

베이비부머 세대 대표적 존재

교육제도 변화·군사정권 등

근현대사 격변 중심에 존재

1980~90년 호황기 수혜 누려

올해 전국 8천129명 퇴직

대구선 2천500여명 예상

세수 감소·부양 부담 등

사회·경제적 문제로 대두
찾아가는귀촌
경북도가 최근 베이버 부머 세대등을 위한 예비 귀농 귀촌인 대상 찾아가는 귀농 귀촌 설명회를 가졌다. 경북도 제공
‘58년 개띠’들은 대한민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우리 사회의 주역이었다. 이들은 격변의 시대를 온몸으로 겪었고, 굴곡진 우리 현대사의 산증인들이기도 하다. 58년 개띠는 유독 대한민국 사회 변화의 중심에 있었다. 그들의 삶이 상징하는 의미와 무게도 그만큼 컸다. 또 이들은 대한민국 ‘베이비부머’ 세대의 상징이다. 베이비부머는 6·25전쟁 직후 신생아 출생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1955년부터 가족계획정책이 본격화된 1963년 사이 출생한 세대다. 58년 개띠는 베이비부머 세대에서도 중심이다. 이전 보다 출생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첫 해에 태어난 때문이다.

격동의 현대사 한가운데서 우리 사회의 중심축을 이뤘던 58년 개띠들이 올해와 내년 은퇴자 대열에 본격 가세한다. 민간 기업에선 벌써 2선으로 물러났으나 공직사회에선 이들의 은퇴가 이제 시작됐다. 내년에 만 60세가 되는 개띠들은 올해부터 공로연수나 명예퇴직으로 사실상 일선에서 물러난다. 정년 60세가 법제화되기 이전 상당수 기업들의 정년은 55세였다. 때문에 민간기업 등에서 일했던 58년 개띠들은 이미 4~5년 전 현장을 떠났다. 이들이 물러나는 내년부터 공직사회는 물론 민간영역의 세대교체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58년 개띠로 대표되는 베이비부머의 전면적인 퇴장과 함께 우리 사회 전반에 세대교체 바람도 거세게 불 것으로 보인다. 58년 개띠의 은퇴가 갖는 사회적 의미와 이들의 은퇴가 가져올 파장 등을 살폈다.



◇베이비부머의 상징인 ‘58년 개띠’, 그들은 누구인가?

‘58년 개띠’들은 베이비부머 세대의 절정기에 태어나 격변의 현장을 체험한 세대다. 급속한 산업화와 함께 교육제도의 변화, 군사정권, 1987년 6월 항쟁으로 대표되는 민주화를 동시에 경험했다. 이들은 4·19세대와 86(80년대 학번+60년대생)세대 사이의 ‘낀 세대’로도 불린다.

58년 개띠가 베이비부머의 상징이 된 것은 1958년 국내 출생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기점이기 때문이다. 사상 처음으로 한해 출생자가 90만 명을 넘어선 뒤 이후부터 출생 인구가 폭발적인 증가 추세를 보였다.

특히 58년 개띠는 우리 현대사에서 변화의 중심에 섰었다. 이들이 고교에 진학한 1974년에는 이른바 ‘뺑뺑이’(무시험 입학)로 불린 ‘고교 평준화 제도’가 서울과 부산에서 처음 시행됐다. 또 넘치는 또래들로 인해 한 학급 학생수가 60명이 넘었다. 한정된 입학정원을 두고 대학에 진학하려 하다 보니 역대 가장 높은 경쟁률로 대학 예비고사와 본고사를 치르고 대학(77학번)에 입학했다. 갓 성년을 넘겼을 때에는 박정희 유신정권 몰락, 유혈 쿠데타를 통해 들어선 제5공화국 탄생 등 정치적 격변기를 경험했다. 여기에 39세였던 1997년에는 사상 유례가 없었던 IMF 외환위기 사태를 겪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민간영역에서 활동하던 상당수는 해고·퇴직 등으로 직장을 떠났다. 이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이들은 또 다시 해고의 벼랑 끝에 내몰리는 등 굴곡진 삶을 살았다.

이처럼 58년 개띠는 부침이 많은 세대였지만 급속한 경제성장에 따른 혜택을 많이 누린 세대로도 평가된다. 1980~1990년대 최고의 경제호황기 때 20~30대였던 이들은 취업이 쉬웠을 뿐만 아니라 자영업을 하더라도 어느 정도 먹고 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다른 세대와 달리 부를 축적할 기회도 상대적으로 많았다. 이 때문에 ‘오를 사다리’가 없어 절망하는 현재의 젊은 세대와 달리 격변기 한국사회의 최대 수혜자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58년 개띠들의 본격 은퇴…사회적 파장 최소화에 관심 높여야

내년에 만 60세가 되는 58년 개띠들은 올해 상반기부터 공로연수 및 명예퇴직 형태로 사실상 공직에서 물러난다. 민간영역에서는 이미 상당수가 물러났으며, 극소수 민간기업 종사자도 내년 은퇴를 앞두고 있다. 이들의 은퇴는 단순히 사회적 활동에서 물러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베이비부머들의 은퇴는 우리사회의 세대교체를 알리는 신호탄이자, 한국사회가 고령화 사회로 가는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질 것임을 시사한다.

실제 인사혁신처, 행정자치부 등에 따르면 올해부터 오는 2022년까지 명퇴 또는 정년 퇴직으로 물러나는 베이비부머 세대 공직자는 국가직과 지방직을 합쳐 총 7만2천646 명에 달한다. 올해에만 8천129 명이 물러난다. 대구의 경우에도 2천498 명이 옷을 벗는다.

특히 58년 개띠 공직자들을 중심으로 베이비부머들의 은퇴가 본격화하면 사회적 부담 등 그 파장이 만만찮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이들이 노령기에 접어들게 되면 세수 감소 및 재정 악화, 부양 부담 등 각종 사회·경제적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베이비부머 세대 자신들과 우리 사회가 어떻게 이들의 은퇴 문제를 준비하고 대처하느냐에 따라 거대한 인구 집단이 저출산·고령화 시대에서 사회적 자원이 될 수도 있고, 오히려 짐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이에 따라 베이비부머의 은퇴 쓰나미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퇴직 이후 영구적으로 노동시장을 이탈하기 전까지 점진적인 은퇴 과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국가 차원의 정책 개발, 지역형 고령자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제도와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들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과 정책방안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향후 베이비부머들의 고령화에 따른 사회·경제적 문제가 한국사회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베이비부머 은퇴의 실체에 접근한 현실성 있는 대책 마련이 절실한 이유다.

백승대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58년 개띠를 필두로 한 베이비부머들의 은퇴는 우리사회 전반에 세대교체 바람을 예고하는 것으로 국가가 활동이 가능한 은퇴자들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 마련 등 정책적 개발과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며 “이들의 특성을 반영한 특화된 서비스 개발 및 정책 패러다임의 변화, 노동시장의 다각화와 유연화 등을 통해 궁극적으로 고령화에 대한 우리 사회의 대응력을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무진기자 j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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