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는 ‘불안’…유통·외식업계 ‘울상’
소비자는 ‘불안’…유통·외식업계 ‘울상’
  • 김지홍
  • 승인 2017.08.17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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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계란’ 파장 일파만파
적합 판정·지역업체 납품에도
“판매되는 계란 믿을 수 없어”
경북농가 “매출 반토막 났다”
“이 계란, 문제 없어요? 생산지가 어디죠?”

17일 오후 1시께 대구 수성구 한 대형마트에서 식료품 코너에 진열된 계란 앞에서 50대 여성이 직원에게 물었다. 직원은 “전량 회수했다가 본사로부터 안전하다는 확답을 듣고 다시 물건을 내놨다. 문제 없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이 여성은 계란 한 판을 몇 차례 들었다놨다하다 결국 사지 않았다. 장을 보던 또다른 30대 주부는 “계란 파네? 팔면 안되는 거 아닌가요?”라며 불안해했다. 이정희(30·수성구 만촌동)씨는 “뉴스에선 살충제 관련 성분이 계속 검출되면서 확산된다고 하는데 마트에는 떡하니 물건을 팔고 있으니 과연 믿고 먹을 수 있는 제품인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친환경’이라고 써있는 계란에도 큰 관심이 없었다. 두 자녀를 둔 박주경(55)씨는 “아이에게 도시락을 싸줘야되서 친환경 계란이라도 사려고 했는데 막상 손이 가지 않는다”며 “친환경으로 뽑혔다던 농가들도 검출된 마당에, 다른 반찬을 준비할까 싶다”고 말했다.

유통업계가 계란을 전량 회수했다 하루 만에 ‘문제 없는’ 계란을 정상적으로 유통하고 있지만 파동 사태가 수그러지지 않자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유통업계는 농림축산식품부의 검사 결과에 따라 적합 판정된 납품 받는 업체를 대상으로 계란을 유통하고 있다. 대구 지역의 경우 경북·경남 등 경상도 농가로부터 계란을 납품받는 경우가 많다. 현재 재판매하고 있으나 문제가 발생될 시에는 전량 폐기나 판매 중단에 대한 가능성은 꾸준히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계란에 민감한 시기여서 고객들이 산지를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며 “안전이 확보된 계란만을 판매하고 있지만, 추가적으로 살충제 초과 검출 농가가 늘고 있어 걱정스럽다. 상황이 심각해지면 또다시 계란 판매를 중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적합 판정을 받은 농가도 전체 계란 소비가 줄어들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경북의 한 농가 대표는 “정말 친환경을 내세우고 제대로 납품하는 업체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 하루 만에 매출 반토막이 났다”고 말했다.

외식업계에도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업주들은 계란 사용을 중단하거나 적합 판정을 받은 계란으로 교체하고 있다. 중구 삼덕동 한 냉면 전문점 업주는 “살충제 계란 논란이 불거진 15일부터 계란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오늘 적합판정을 받은 산지에서 계란을 받아 적합 판정 증명서도 함께 받아왔다”고 했다.

하지만 일부 가게들은 계란의 산지를 밝히지 않고 손님들에게 계란을 제공하기도 했다. 실제 이날 달서구 성당동의 한 국밥집에는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계란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점원은 살충제 계란 파동도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손님들이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어 특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지홍·도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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