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침체에 발목 잡힌 지역경제
내수 침체에 발목 잡힌 지역경제
  • 강선일
  • 승인 2017.11.1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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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수출만 호조세
생산·투자·소비·고용 등
주요 지표 동시다발 부진
금리·최저임금 압박 겹쳐
복합적 위기상황 올 수도
한국경제 전체의 지표경기는 회복세를 보이는 반면 지역경제는 오히려 ‘내수침체’ 한파에 신음하고 있다.

수출을 제외한 생산 및 투자, 소비와 고용 등 내수경제의 주요 지표들이 동시다발로 부진을 보이면서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지역 서민가계와 중소기업의 체감경기가 꽁꽁 얼어붙은 상황이다.

이른바 수출과 내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지표경기는 호전됐으나 지역경제는 침체일로다. 금리인상 및 내년도 최저임금 상승과 함께 소비부진 심화라는 트리플 악재가 양극화의 주범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1990년대 초 내수부진 속에 높은 수출신장세를 지속한 ‘일본형 장기불황’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3일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역 수출은 지난 9월 대구가 전년동월 대비 14.1%, 경북은 27.8%의 두자릿수 증가를 기록하며 작년 11월부터 11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국가 전체 수출 역시 지난 9월에만 전년동월 대비 35.0%나 증가했다.

반면, 지역 서민가계와 중소기업들은 지난달 추석연휴 직후부터 체감경기가 급속히 식어가고 있다. 한은 대경본부의 조사결과, 지난달 지역 제조업 업황BSI(기업경기실사지수)는 76으로 전월보다 12포인트나 하락했다. 비제조업 업황BSI도 전월보다 7포인트 떨어진 68을 기록하며 기준치 100을 크게 밑도는 부진이 계속됐다.

지난달 지역 소비자들의 소비심리지수는 전월보다 1.8포인트 오른 106.0을 기록했지만, 지출목적별 지표에선 실질적 소비지수인 외식비(91→88), 교육비(109→106), 교양오락문화비(90→88) 등 대다수가 하락했다.

이처럼 지역경제는 수출과 내수가 함께 좋았던 과거와 달리, 수출 호조세에도 내수경기는 둔화·침체되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8월 현재 지역 임금근로자(비정규직 포함)는 전년동월 대비 대구 2만명, 경북 1만5천명 등 총 3만5천명이나 줄어들었다. 고용악화는 곧 내수경제의 핵심인 소비위축과 직결돼 지역경제 침체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이르면 이달부터 본격화하는 금리인상과 함께 내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부진이 심화될 경우 지역경제는 설상가상 직격탄을 맞을 우려가 높다.

지역 경제전문가들은 “내수부진과 가계부채 누적, 인구감소 및 잠재성장률 하락, 산업 구조조정 지연 등 대구·경북은 다양한 구조적 문제가 쌓여 있다”면서 “내년에 금리인상, 최저임금 상승, 소비부진이란 삼중고가 누적되면 복합적 위기상황을 맞을 수 있고 일본식 장기불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강선일기자 ksi@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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