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연말? 비정규직은 괴롭다
즐거운 연말? 비정규직은 괴롭다
  • 장성환
  • 승인 2017.12.11 17:2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계약 만료 앞두고 스트레스
두통·소화불량 등 시달려
“매년 직장 옮기기 힘들어
무기계약이라도 구했으면”
연말을 맞아 들뜬 사회 분위기와는 달리 계약 만료를 앞둔 대구지역 계약직 노동자들은 스트레스·불면증에 시달리는 등 힘든 하루를 보내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대구 지역 정규직 숫자는 지난해 60만 6천 명에서 올해 60만 1천 명으로 5천 명이 줄어든 반면 비정규직 숫자는 30만 1천 명에서 30만 3천 명으로 2천 명 늘어났다. 작년보다 양질의 일자리는 줄어들고, 계약직과 같은 비정규직 일자리만 늘어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달 말로 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대구지역 계약직 노동자들은 스트레스로 인한 두통·불면증·소화불량 등에 시달리며 우울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지역 모 사립학교에서 전산 실무원으로 근무하는 이모(28·대구 달서구 송현동)씨는 요즘 밤잠을 뒤척인다. 이달 29일로 학교와의 계약이 만료되기 때문이다. 이씨는 이전 학교에서도 전산실에서 1년 동안 근무했지만, 재계약을 해 주지 않아 이번 학교로 직장을 옮기게 됐다. 하지만 이번 학교에서도 재계약은 없었다.

이씨는 “1년마다 직장을 새로 구하려니 너무 힘들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며 “다른 사람들은 정규직 전환에 관해 얘기하고 있지만 나로서는 무기계약직이라도 일자리를 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의 한 마케팅 회사에서 일하는 오모(여·26·대구 남구 대명동)씨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2015년 12월 계약직 직원으로 입사한 그는 재계약을 하지 못해 새로운 직장을 찾아야 한다. 게다가 다시 취업 준비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아 3~4일에 한 번꼴로 병원에 가고 있다.

오씨는 “계약직으로 경력을 쌓은 만큼 이번에는 꼭 정규직 일자리를 구하고 싶지만, 취업 여건이 갈수록 안 좋아져 걱정”이라며 “계약 만료 시기가 다가오니 잦은 두통과 소화불량은 물론이고, 예전보다 머리카락도 많이 빠져 탈모 걱정까지 하고 있다. 이 힘든 시기가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했다.

한편, 경북 지역은 정규직 숫자가 지난해 62만 명에서 올해 60만 3천 명으로 1만 7천 명 줄었으며, 비정규직 숫자 역시 29만 8천 명에서 28만 6천 명으로 1만 2천 명 줄어들었다.

장성환기자 s.h.jang@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