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부상·종목 변경에도 ‘월드 클래스’ 입증
잇단 부상·종목 변경에도 ‘월드 클래스’ 입증
  • 윤주민
  • 승인 2018.02.2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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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빛낸 대구 스타들
임효준
7번 수술 이겨내고 대표로 출전
男 쇼트 1500m 한국 첫 金 안겨
‘취약종목’ 500m도 동메달 획득
김보름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전향
‘첫 정식종목’ 매스스타트 은메달
팀추월 ‘왕따 논란’에 큰절로 사죄
임효준금메달
金 스타트 끊은 임효준 10일 오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한국의 임효준이 2분 10초485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올림픽 기록을 세우며 우승을 차지하고 있다. 연합뉴스
태극기김보름
기쁜 마음 애써 감추며… 24일 오후 강원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결승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한국의 김보름이 태극기를 들고 경기장을 돌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 출신’ 임효준(22·한국체대)과 김보름(25·강원도청)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빛낸 빙상 스타로 주목을 받았다.

대구에서 태어 나 빙상 선수의 꿈을 키운 임효준과 김보름은 이번대회에서 한국 선수단의 역대 최고 성적을 견인하는 활약을 펼치며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

대구 계성초등 재학시절 쇼트트랙에 입문한 임효준은 이번 올림픽에서 쇼트트랙 세부 종목인 1천500m에서 금메달, 500m에선 동메달을 수확하며 한국 남자 쇼트트랙 ‘에이스’로 자리매김 했다.

1천m에선 아쉽게 노메달에 그쳤지만 그의 질주에 전국민이 열광했다.

임효준은 지난 10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쇼트트랙 1천500m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이번 대회 한국의 첫 금빛 승전보를 울렸다.

역대 동계올림픽 한국 쇼트트랙 22번째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리는 순간이었다.

2010년 밴쿠버 대회 이후 계보가 끊긴 남자 쇼트트랙에서 8년만에 맛본 금메달이어서 기쁨은 더 컸다.

그러나 임효준은 남은 경기에서 불운이 따랐다. ‘다관왕’을 넘볼 수 있는 기회를 잡았지만 불행했다.지난 17일 1천m 결승전에서 리우 샤오린 산도르(헝가리)가 인코스로 무리하게 진입하다 서이라와 충돌하는 과정에서 임효준에게 영향을 미쳐 넘어졌다. 먼저 일어난 서이라가 결승선을 통과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임효준은 4위에 그쳤다.

임효준은 다음경기인 500m에 집중했다. 준준결승전, 출발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지는 바람에 넘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졌지만, 다시 시작한 경기에서 당당히 1위를 기록하며 준결승과 결승에 진출했다. 그리고 황대헌(은메달)과 함께 이 종목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에서 ‘취약종목’으로 분류됐던 500m였기에 황대헌과 임효준이 따낸 메달은 어느 때 보다 값졌다. 올림픽 메달이 나온 것은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성시백이 은메달을 따낸 이후 8년 만이다.

임효준은 올림픽이 열리기 전부터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남다른 성장 스토리에 많은 팬들이 안타까하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이 대회에 오르기 전까지 수술대에 오른 것만 무려 7번이다.

정강이뼈 골절, 오른발목 골절, 오른발목 인대, 손목, 허리 골절 등 여러 차례의 심각한 부상 속에도 선수 생활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오뚝이’라는 수식어도 붙었다.

임효준은 이번 대회에서 많은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한 달이 일년 같은 시간이었다”는 게 임효준의 소감이다.

남자 5천m 계주 결승전에서 넘어지는 실수를 범한 게 이유다.

그럼에도 임효준의 장래는 밝다. 임효준은 김기훈, 채지훈, 김동성,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의 바통을 이을 ‘쇼트트랙 에이스’로 성장했다.

팀 추월 레이스에서 왕따 논란으로 구설에 오른 김보름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자신의 주종목인 매스스타트에서 은빛 승전보를 울렸다.

김보름은 지난 24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8분32초99의 기록으로 40포인트를 얻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평창 대회부터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김보름도 임효준처럼 대구에서 나고 자란 지역 출신 스타다. 대구 문성초등-성화중-정화여고를 거쳤다.

김보름은 2010년 정화여고 2년 시절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했다.

밴쿠버 대회 때 이승훈(30·대한항공)이 1만m에서 금메달을 따는 경기를 보고 마지막 도전을 결심한 후 홀로 서울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이후 쇼트트랙 기술이 가미된 매스스타트 선수로 빙상장을 누비며 자신의 전성시대를 예고했다.

김보름에게 매스스타트는 ‘구세주’와 같은 종목이다. 2014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도입한 새로운 종목으로 쇼트트랙 훈련을 경험한 김보름은 단숨에 세계 최정상에 올랐다.

임효준이 부상 스토리로 전국민의 심금을 울렸다면 김보름은 올림픽 전 노선영(29·콜핑팀)이 제기한 ‘특혜 논란’으로 주목받았다. 여기에다 올림픽 기간 노선영의 ‘왕따 논란’과 ‘인터뷰 자세’로 김보름은 여론의 질타를 받는 바람에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다.

‘팀 추월’ 종목 특성상 세 번째로 들어오는 선수의 기록으로 순위가 결정되는데 김보름과 박지우(20·한국체대)가 노선영을 따돌렸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 자세가 여론을 더 악화시켰다. 결국 김보름은 기자회견까지 열고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비난 여론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았다. 24일 매스스타트 경기가 끝난 후 김보름은 팬들을 향해 빙판 위에서 큰절을 했다. 응원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아닌 사죄의 마음이었다. 최악의 조건 속에서 따낸 은메달, 자신을 있게 해준 종목이지만 김보름은 구설에 올라 고개를 떨군채 기쁨을 만끽하지 못했다.

이상환·윤주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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