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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기부로 만들어 가는 청렴 문화

기사전송 2014-10-05, 21: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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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글(동인초등김윤경학부모)2222
2학기가 시작되고 학부모 상담주간 안내장을 받았다. 상담은 언제든지 가능하지만, 긴 여름 방학을 지냈고 학기 초에 상담을 실시하여 자녀에게 더 의미있는 2학기 교육 활동이 이뤄지게 하고자 한다는 내용이었다.

학생 개개인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학부모의 방문 상담은 아주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어느 날 우연히 시어머니로부터 남편의 어린 시절, 학교에 학부모 상담을 하러 갔었던 이야기를 듣게 됐다. 먹고 살기가 바빠서 학교도 한번 제대로 찾아오지 못했던 시어머니께서는 철없는 자식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성심을 다해 지도를 아끼지 않는 담임 선생님께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선생님의 말씀 한 마디, 한 마디가 큰 힘이 되고 고마웠기에 어떻게 해서라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는데 형편이 그리 넉넉하지 못해 고민하던 중 한 가지 생각을 해 냈다고 한다.

바로 몸으로 감사를 표현하는 것이었다. 시어머니는 당시 교실 페인트가 군데군데 벗겨져 있던 것을 기억해 내시고, 일요일에 페인트를 사서 손수 페인트를 몰래 칠해주셨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텅 빈 교실에 혼자 페인트를 칠하며 흐믓하고 즐거워하는 표정의 한 여인의 모습을 떠올리니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이었다.

그 후 나는 내 아이의 학교에 재능 기부를 하기 시작했다.

감사나 축하의 표현을 할 때 말로만 표현하면 무언가 부족한 듯하여 선물이나 어떤 다른 것으로 마음을 보이고자 하기 마련이다. 그 마음 자체는 나무랄 수 없겠지만 자칫하면 순수한 빛을 바래게 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학교에 재능기부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요즘은 재능 기부 문화가 확산돼 학교에서 학년 초에 재능 기부 관련 안내장을 보내서 기부자를 모집하지만, 불과 4~5년 전까지만 해도 학교에 직접 찾아가서 선생님께 의도를 충분히 말씀을 드려서 허락을 받아야만 기부할 수 있었다.

어느 해에는 6학년을 대상으로 여러 시간의 재능 기부 수업한 적이 있었는데, 수업의 회기를 끝낼 무렵 한 여학생이 한 장의 종이를 내게 건네주었다. 그 하얀 종이에는 ‘사랑합니다’라는 글자와 활짝 웃는 나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하도 기특하고 고마워 아직도 핸드폰 사진으로 간직하고 있다.

학교에 대한 감사 표현을 하기 위해 시작한 재능 기부였는데, 오히려 내가 감사와 사랑을 받고 만족을 느끼게 되니 재능 기부를 멈출 수가 없었다.

학기 초나 추석과 같은 명절 전후에는 학교로부터 어떤 선물을 받지 않는다는 의미의 청렴 관련 문자가 온다. 이런 문자를 받고 보면 ‘내 아이만 잘 봐 달라’가 아닌 ‘우리 아이들을 함께 잘 기르자’는 마음가짐만 가지면 이런 문자를 보내지도 받지도 않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달콤한 유혹을 건네는 학부모로 인해 선생님의 양심을 불편하게 하기보다는, 재능 기부와 같이 받은 고마움을 돌려 주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재능 기부라고 하여 우수한 재능만을 기부하는 게 아니고 학생 안전 관리나 도서실 관리 등 기부 영역을 다양하므로, ‘우리 아이를 함께 기른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된다면 청렴 문화는 자연스레 뒤따를 것이라 믿는다.

김윤경(동인초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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