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경계 허물고 젊어진 아쟁
장르 경계 허물고 젊어진 아쟁
  • 김가영
  • 승인 2016.12.13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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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쟁연주자 전휘영 연주회
17일 아트팩토리 청춘
인디밴드서 창작음악 활동
아쟁 독주곡 서양악기와 협연
다양한 음악적 시도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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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쟁연주자 전휘영의 독주회가 17일 오후 7시30분 아트팩토리 청춘에서 열린다.
독주회를 기획했는데 합주가 됐다. 엉뚱 발랄한 매력을 발산하는 아쟁연주자 전휘영의 의외의 연주회 이야기다. 전휘영이 “내 취향을 한껏 담은 독주회로 꾸미고 싶었다”면서도 “각자의 영역을 지켜주면서도 화합을 이끌어내는 공통작업인 합주가 내게는 더 행복한 연주회”라고 한껏 목소리를 높였다. 그녀는 연주자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본격화되는 27세다.

“최근에는 창작음악이 참 재미져요. 다양한 장르의 연주자들과 협연도 가능하고 내가 가진 음악적 취향을 표현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이번 독주회는 제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고, 제 취향을 한껏 살려서 꾸미고 있어요.”

전휘영의 엉뚱함은 대학 진학 때 시작됐다. 대구 출신이면서 굳이 대전에 있는 목원대학교에서 한국음악과에 진학한 것. 이유는 단 하나였다. 그녀가 존경하는 아쟁연주자인 이태백 교수가 재직 중이라는 것 때문이었다.

“주위에서 목원대학교에 가는 것을 말렸어요. ‘대구에도 국악과가 있는데 왜 거기까지 가냐’는 거였죠. 저는 제가 하고 싶은 것은 꼭 해야 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개의치 않고 저질렀죠.”

그녀의 표현대로 “워낙 거대해 들고 다닐라치면 사람들이 ‘관을 이고 다니냐’며 짓궂은 농을 던지기도 하고, 지나갈 때마다 모세가 홍해를 가르는 기적을 일으키는 것처럼 길이 열리며 한 눈에 주목받기가 일쑤인” 아쟁을 전공한 것도 엉뚱 발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살면서 칭찬을 받아 본적이 없어요. 근데 아쟁을 배우면서 칭찬을 참 많이 들었어요. 제가 잘해서라기보다 차근차근 성장해가는 모습에 칭찬을 하신 것 같아요. 아쟁을 하면 평생 칭찬을 듣게 되겠다 싶었죠.(웃음)”

전휘영의 목소리가 거칠고 무거웠다. 투박하면서도 울림이 큰 아쟁과 닮아있었다. 그녀 역시 아쟁과 찰떡궁합이라고 시인했다. 하지만 대학 졸업 후에 대구에 돌아왔을 때 현실은 냉정했다. 그녀의 자리는 그 어디에도 없었던 것.

“대구에 와서 보니 현실은 제 자리가 없었어요. 적응하기가 힘들었고, 긴 방황의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 그녀를 보듬어 준 것이 인디음악이었다. 대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디밴드 ‘오늘도 무사히’에서 아쟁을 맡으며 창작음악 연주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조금씩 활동 반경이 넓어졌다. 지금까지 4년 정도를 실용음악에 빠져 서양악기와 함께 창작음악을 연주해왔다.

“실용음악에 한창 빠져 있죠. 창작음악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신선하고 풍부한 소리를 낼까에 집중하며 즐겁게 연주활동을 해왔죠. 제가 원래 관계를 굉장히 중요시하는데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을 만나면서 신세계를 맛보았지요.”

이번 연주회 역시 창작음악들로 꾸며진다. 아쟁, 장구, 징과 함께 서양의 재즈 악기인 피아노와 콘트라베이스가 함께하는 ‘시나위’, 아쟁 독주나 이중주로 자주 연주되는 곡이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콘트라베이스와 이중주를 선보이게 되는 ‘청향’, 졸업연주회 때 발표한 창작곡인 ‘바람꽃 머금고’를 피아노와 아쟁이 함께 하고, 그림책과 함께하는 창작곡 ‘봄이 오는 그림’도 아쟁, 피아노, 베이스, 장구 합주로 들려준다.

그녀는 “전통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은 여전하지만 지금 현재는 여러 장르들을 좀 더 밀도높게 교감해 보고 싶다”고 고 말했다. “졸업하고 계속 공연을 해 왔는데 돌이켜보면 공연을 위한 공연을 한 것 같아요. 이제는 좀 더 다양하게 나의 정체성을 담은 연주를 하고 싶어요. 이번 연주회는 제가 지향하는 첫 연주회가 될 것 같아요. ‘이렇게 해도 괜찮을거야’라고 제 스스로에게 보여주는 연주회가 될 것 같아요.”

아쟁연주자 전휘영의 독주회 ‘마당땡의 사랑방’은 17일 오후 7시30분 아트팩토리 청춘에서 열린다. 053-744-5235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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