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관 감동 더하는 한지 위 바다친구들
수족관 감동 더하는 한지 위 바다친구들
  • 황인옥
  • 승인 2017.01.05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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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수 이영갤러리 대표
대구신세계 아쿠아리움 내
바다코끼리 등 수생동물 80종
사실적으로 표현한 그림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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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수 작가가 바다코끼리가 전시된 수족관 앞에 걸린 자신의 그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동장군이 주춤하고 포근한 기운이 감돌던 지난 7일. 지난해 연말에 문을 열고 대구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대구신세계’ 9층이 사람들의 물결로 넘쳐났다. 아쿠아리움과 테마파크로 꾸며놓은 9층 옥상에 연인과 가족단위의 관람객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룬 것. 특히 아쿠아리움 시작지점부터 끝지점까지 길게 늘어선 관람객의 행렬은 지역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면적이 5280㎡로 2000t 규모로 조성된 ‘대구신세계’ 아쿠아리움에는 바다사자·바다코끼리 등 수생(水生)동물 200여종 2만 마리가 전시되고 있다.

이 전시관의 특징은 전시된 수생동물을 그림으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각 수족관에는 수생동물과 수생동물 그림이 동시에 전시되어 있어 실물과 그림으로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대구신세계’ 아쿠아리움은 관람객들의 특별한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이영수는 각 어종별 수족관에 수생동물 그림을 그린 장본인이다.

“‘대구신세계’가 우리나라 최초로 아쿠아리움에 전시된 수생동물을 화가가 직접 그린 그림으로 각각의 수족관 앞에 붙여 전시하게 됐어요. 관람객들이 수족관 속 수생동물을 보다 세밀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에 그림을 곁들이는 것이죠.”

대학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지역에서 작가로 활동하며 이영갤러리 운영을 겸하고 있는 그녀가 수족관 수생동물 그림을 의뢰받은 것은 뜻밖이었다. 개점을 앞두고 아쿠아리움 홍보팀으로부터 그림 제작 제의를 받은 것. 아쿠아리움 측이 경주시가 관광 일번지로 야심차게 조성한 버드파크에 이영수가 벽화를 그린 경험을 이번 수생동물 그림 제작자로 선정하는데 긍정적으로 반영했다는 후문이다.

“백화점으로부터 제의를 받고 처음에는 망설였어요. 경주 버드파크 벽화를 그리면서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떠올랐으니까요. 하지만 30분쯤 고민하고 곧바로 제의를 받아들였어요. 도전이 주는 설레임은 두렵기는 해도 매력적이니까요.”

전국 최초로 아쿠아리움에 전시하는 수생동물을 ‘그림으로 그려달라’는 의뢰를 받았지만 이영수는 선뜻 몰입하지 못했다. 한국적인 정서가 묻어나면서도 대중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고민이 깊어갈수록 그리기는 지지부진했고, 개점은 코앞으로 다가왔다. 장고 끝에 결정한 한수는 한지에 그리는 한국화였다.

“아이들이 주 관람객이라는 점을 감안해 한국적이면서도 희망적인 정서를 녹여내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어요. 한국인의 정서에 맞는 종이는 역시 한지였죠. 은은하게 물감이 스며드는 느낌은 한국인의 심성과 닮아있으니까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방편으로 화려한 색상을 도입했어요.”

색깔을 찾자 작업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고, 아쿠아리움 측에서도 긍정적으로 수용했다. 이렇게 완성된 수생동물이 무려 80종에 달한다. 규모도 3호부터 30~40호 대작까지 다양하다. “물고기들을 직접 볼 수가 없어 자료에 의존해야 했어요. 최대한 사실적으로, 그러면서도 섬세하게 표현하면서도 움직임을 최대한 넣으려고 노력했어요. 역동적인 수생동물과 아이들의 발랄함을 동시에 표현하고 싶었다고 할까요?”

수생동물의 특징을 수려한 움직임으로 포착해 한지에 한국화로 표현한 작품들 중에서 압권은 200호짜리 바다코끼리 12마리 작품이다. 이 작품은 바다코끼리 수족관 앞에 전시되어 있고, 아쿠아리움을 찾는 관람객들의 포토존으로 수족관 못지않은 인기를 끌고 있다.

“처음에는 두 세 마리만 그리려고 했는데 그리다 보니 욕심이 났어요. 무리를 짓는 바다코끼리의 습성을 아이들에게 이야기해 주고 싶었던 거죠. 그래서 아빠 바다코끼리를 중심으로 여러 마리의 엄마 바다코끼리와 장난꾸러기 아기 바다코끼리의 모습을 그렸죠. 관람객들이 좋아해 주시니 보람이 크죠.”

모든 작업은 4개월 만에 마무리됐다. 준비기간 2개월을 빼면 2개월 만에 완성한 셈이다. 전혀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이었지만 매일 수많은 관람객과 소통할 수 있다는 만족감에 힘든 줄 모르고 집중할 수 있었다.

“제 스타일로 만족스러운 그림을 완성할 수 있어 감사하고, 대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 성취감도 색다른 것 같아요.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그림을 그리고 그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보람되네요.”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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