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작가의 눈에 비친
신진작가의 눈에 비친
  • 황인옥
  • 승인 2017.01.1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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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 들여다보기
스페이스K ‘크리티컬 포인트’展
문지영·신준민·안효찬 참여
일상 풍경·상처·공감 등
다양한 주제 신선하게 표현
문지영_사랑해엄마_
문지영 작 ‘사랑해 엄마’
신준민_작은 음악회
신준민 ‘작은 음악회’
코오롱의 문화예술나눔공간 스페이스K 대구에서 영남지역 신진작가 기획전 ‘크리티컬 포인트(Critical Point)’를 연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이전시에는 문지영(부산대 서양화과와 동대학원 졸업), 신준민(영남대 회화과와 동대학원 졸업), 안효찬(경북대 미술학과 조소전공 졸업) 등 세 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스페이스 K 대구 측은 “고체가 액체로 혹은 액체가 기체로 변화하는 바로 그 순간처럼, 이들 세 작가들은 저마다의 예술 세계를 향해 한 단계 나아가는 중요한 기로에 있다”며 “이번 전시는 실험정신으로 무장한 세 작가의 시각상을 발견하고 그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는 임계점같은 전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지영은 시각 장애와 지적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동생을 보며 성장하고 몇 년 전부터는 암 투병 중인 어머니까지 부양하게 되는 개인사를 작품과 연관짓고 있다. 가족 관계의 틀을 내려놓고 본다면 동생과 어머니는 스스로를 온전히 보살필 수 없는 사회적 약자다. 작가는 이들을 그림의 주인공으로 등장시키며 불편함과 아름다움이라는 상반된 개념을 동시에 전달한다.

이를 통해 그녀가 전하려는 메시지는 보통 사람, 보통 취향, 보통 연애와 같은 표현에서 보통이라는 수사는 남다를 것 없는 평범함을 뜻하지만 이것이 정상이라는 기준이나 표준으로 세워질 때 보통이 폭력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보통의 존재로 살아갈 수 없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담담히 말하고 있다.

신준민은 달성공원이나 야구장 등의 도시의 일상 풍경을 배경으로 개인의 정서적 경험과 기억을 투영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특정공간을 의도적으로 한정하기 보다 개인의 체험에서 비롯된 풍경을 대상으로 한다. 도시의 숲을 연상케 하는 건설현장에서부터 지하철역마다 붙여진 가지각색의 타일들, 혹은 버려진 낡은 기계들처럼 도시 속의 구조물들이 대상이 된다.

작가는 사진으로 기록해둔 이미지들은 회화로 옮기면서 당시의 기억과 감정을 바탕으로 그 대상만이 가지고 있는 내적인 특성을 회화로 이끌어낸다. 이 과정에서 그곳의 상황과 구성 요소에 따라 들려오는 풍경에 담긴 소리는 복합적인 감정들과 함께 그의 캔버스에 붓질과 색채로 고스란히 담기게 된다.

안효찬은 작가 자신조차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이 과연 일반관객에게 얼마큼 받아들여지며 작가의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만으로도 그 작품이 충분한 기능을 다한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해왔다. 인간과 예술 사이에 놓인 난해한 작품들의 본질과 소통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온 그는 가벼운 마음으로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작업을 해 나가며 관객과의 소통을 목적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작품의 메시지 또한 개인만의 갇힌 이야기가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주제로 진정성과 재미로 무장한 사물(object)의 이야기를 제시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우리 안에 우리’ 연작은 누워있는 돼지와 그 위에 무언가를 건설하는 공사현장을 통해 자연을 착취하며 건설되어온 우리 문명을 풍자하고 있다. 활짝 웃고 있는 돼지의 표정을 통해 문명이 폭력을 통해 탄생했고 유지되고 있음을 역설적으로 폭로한다. 전시는 2월28일까지. 053-766-9377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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