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천용·김창한·송필용 참여
특히 뚜렷한 주제의식으로 반세기 동안 작품활동을 이어온 안천용, 김창한, 송필용 작가의 작품 100여 점을 전시한다. 색(色)이 주는 신비한 효과들에 주목한 세 작가의 모든 출품작들은 유화 특유의 질감과 선명한 색채가 어우러진 깊이감 있는 화면을 특징으로 한다.
1937년 포항에서 태어난 안천용 화백은 일제 강점기 등 격동의 혼란기를 겪은 세대다.
작가는 ‘조센진’으로 살아가야 했던 어린 시절의 고향과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작품에 담아냄으로써 1950년대로 소급해 올라간다. 어두운 시절의 침울한 풍경과는 거리감 있는, 형형색색의 비단처럼 밝고 고운 색채로 꾸며진 이야기는 어린 시절의 고향에 대한 진정한 동경이다.
20여 년간 매화 그림을 선보여 온 전남 고흥 출신의 송필용 화백은 서양화를 전공하고 서양화 재료를 사용하지만, 작품의 소재나 표현에 있어서는 농도 짙은 수묵화를 보는 듯 하다.
작가는 붉고 푸른 원색들을 화면 가득 채워 나가며 매화의 아름다움과 스산한 옛 정취를 묘하게 어우른다.
청아하고 화려하며 강렬한 화면에서 느껴지는 ‘강인한 생명력’은 희망의 숨결을 불어넣어준다.
영주 출신의 김창한 작가는 오랜 기간 현장사생으로 단련된 속도감이 실린 필치와 형태묘사를 구사한다.
작가는 생명의 힘과 근원적 아름다움, 그리고 순수함으로 넘치는 자연에 대한 숭고한 경외심을 작품 속에 담아냈다.
세 작가의 작품들에는 반 세기가 넘어가는 커리어를 일관되게 관통해온 주제의식이 담겨 있다. 전시는 3월 23일까지. 포항=이시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