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한국예술에 많은 관심
대구미술관 초청 수락 계기
‘르 프레누아’ 교육철학은
다양한 예술분야간 교류”
알랭 플래셔는 지난 6일 오후 2시 대구미술관 강당에서 ‘20주년을 맞이하는 르 프레누아 - 국립예술스튜디오의 조형교육방식과 예술 프로젝트 그리고 역사에 대하여’라는 주제 강연을 펼쳤다. 그의 이번 대구 방문은 최승훈 대구미술관장이 진행해온 해외 유수 미술 기관과의 교류협력 시스템 구축을 위한 첫 신호탄이었다. 이번 강연에는 대구지역의 작가와 평론가, 학생, 그리고 서울에서 내려온 잡지사 편집장 등 100명의 미술관계자들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알랭 플래셔는 르 프레누아의 디렉터이자 영화감독,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소르본 대학에서 문학, 언어학, 인류학을 전공하고 파리3대학, 퀘백 아 몬트리올 대학 등에서 미술, 사진, 영화이론 등을 가르쳤다. 또한 파리 국립현대미술관, 퐁피두센터 등에서 회고전을 열고 몬트리올 국제영화제에서 여러 차례 수상하는 등 프랑스 현대미술의 대가로 평가받고 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특강을 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최승훈 관장님이 르 프레누아의 교육철학과 교육방식을 알고 관심을 표명해 줬다. 우리 스튜디오에서 공부하고 있는 한국 학생들의 자질을 보고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던 터라 최 관장님의 교류협력 의사에 적극 응하게 됐다. 한국과 르 프레누아와의 첫 교류가 대구미술관이어서 기쁘다.”
- 대구미술관을 둘러본 소감은 어떤가?
“자연환경에 둘러싸인 위치가 멋지다. 그리고 공간의 규모도 프랑스에서도 만나기 힘들 정도로 좋다. 진행 중인 전시도 현대미술의 흐름을 잘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 미술과 음악과 패션이 만나는 작품들을 인상깊게 봤다. 연극과 영화와 회화를 잘 아는 분이 의복과 접목한 역사적인 사진 작품은 감동적이었다. 그 작가는 르 프레누아 교수로 초빙해도 될 정도였다.”
- 신생 미술관인 대구미술관이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성장하기 위한 조언을 부탁한다.
“미술관은 지금까지의 예술작품을 보존하는 역할과 미래예술을 발굴하고 전시를 통해 가치를 부여하고 절대적으로 인정해 주고 알리는 역할이 있다. 이 역할을 미술관이 하지 않으면 미술이 상업 자본에 지배당하게 된다.”
- 프랑스 국립 현대미술 연구기관인 ‘르 프레누아’의 교육철학은 무엇인가?
“다양한 예술분야의 교류와 문화의 교류를 추구한다. 사진, 미디어 아트, 디지털 예술, 영화 등 전공이 다양한 학생과 교수를 초빙해 무용과 영화, 사진과 회화, 디지털과 음악 등 장르 간에 영향을 주고받으며 종합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다양한 국가와 문화를 가진 학생들이 언어와 문화를 교류하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 융복합이 궁극적으로 향하는 지점은 무엇인가?
“각 분야의 전통을 벗어나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다른 분야로 예술 영역을 확장해 가는 것이다.”
- 창작자로서의 알랭 플래셔가 추구하는 예술은 무엇인가?
“나는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디렉터로서는 융복합을 추구하지만 사진을 찍고 영화를 만드는 창작자로서는 오히려 장르적 순수함을 추구한다. 사진이나 영화를 다른 장르와 융합하기보다 그 장르의 언어와 특징에 더욱 집중한다. 그들 각각의 장르가 가지는 탐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 향후 대구미술관과의 계획은 무엇인가?
“베니스비엔날레나 프랑스에서 열리는 한국 작가들의 전시를 보고 한국현대미술에 관심이 있었다. 한국현대미술에 대해 더 많이 알기 위해서는 한국에 직접와서 교류할 필요가 있다. 대구미술관이 파트너가 되면 좋을 것이다. 구체적인 교류방안은 최 관장님과 계속해서 의견을 나누게 될 것이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