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까지 아트스페이스펄
아트스페이스펄에 초대된 김명범의 의문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본다는 것으로 출발해 보고 그린다는 것, 보고 그리고 또 입체로 만든다는 것, 그 과정 속에서 작품의 정면, 일상에서 무심하게 시선이 머무는 곳, 마주하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그러면서 ‘정면성’이라는 것, 정면을 응시하는 그림과 그 정면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떠올린다. 그리고 질문을 던진다. “사건에 대한 정면성, 누가 어떤 위치에서 그것을 정면이라고 정하는가, 측면과 정면의 교차점 속에서 정면이 가진 시각이 작품을 이해하는 폭을 한정시키는 점은 없을까?”라고… 이번 전시는 바로 그 질문에 대한 답이자 또 다른 질문으로 이끄는 통로다.
이번 전시 제목은 ‘구의 정면’전. ‘둥근 공’을 다양한 방식으로 시각화해 ‘둥근 공은 정면이 없음’을 드러내고, ‘구’를 통해 모든 방향이 정면이 될 수 있다고 강변한다.
이는 다수의 정면이거나 정면이 없고 여러방향에서 보는 전체가 정면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이유에서 김명범의 ‘구의 정면’은 역설적이게도 정면의 부정을 통해 ‘무의 정면’, 정면 없는 것에 대한 3차원 혹은 다차원에 대한 전제를 포함한다. 전시는 14일까지. 053-651-6958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