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파류 산조 전바탕 연주
14일 수성아트피아 용지홀
그는 이번 공연에서 죽파류 가야금 산조 전바탕을 연주한다. 연주시간만 한 시간에 달하는 이 곡을 연주하는 것은 진귀한 일이다.
가야금 산조의 예술성은 왼손의 농현(弄絃)으로 만들어내는 느린 선율의 여운과 빠른 장단으로 진행할수록 속도의 박진감을 통한 황홀한 음의 세계를 펼치는데 있다.
가야금산조의 농현에는 음색과 선율이 빚어내는 극치적 아름다움이 있다. 한 음을 뜯고 나서 그 음을 그냥 두지 않고 음의 그림자 혹은 음색을 환상(幻像)으로 그려내는데 산조의 미가 있다. 이는 현실음이 아닌 연주가의 상상력으로 펼치는 환상적인 세계다.
가야금 산조의 변화를 추구한 김죽파는 19세기 말, 가야금 산조를 만든 김창조 명인의 손녀로 태어나 어린 시절 할아버지로부터 가야금을 배웠고, 후일 자신만의 가락과 장단을 추가해 한 시간 가량의 김죽파류 가야금 산조를 완성했다. 남성적인 가락의 가야금 산조가 여성인 김죽파에 의해 부드럽고 안정된 음색의 섬세한 산조로 웃을 갈아입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이수자인 이미경은 인간문화재 고 죽파 김난초 선생에게 가야금 산조 전바탕을 전수 받은 열손가락 남짓한 직계 제자 중 한 명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올해로 예순이 된 이미경이 김죽파 명인에게 직접 배운 산조를 특유의 굵은 선과 뛰어난 강유의 조절로 죽파류 가야금산조 전바탕을 선보인다.
공연은 눈이 오는 이른 봄의 아름다운 마을 풍경을 그린 동심어린 곡 ‘춘설’, 그리고 죽파류 가야금 산조 전바탕을 연주한다.
또한 이미경의 제자들이 전통 장단과 현대적인 재즈스타일을 가미한 대구가야금연주단 창단기념 위촉곡인 가야금 4중주 ‘날개’를 연주한다. 2~3만원. 053-668-1800
황인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