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을 사랑한 의사의 예술세계
미술을 사랑한 의사의 예술세계
  • 황인옥
  • 승인 2017.04.12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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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규 고희전…16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
어린시절부터 화가의 꿈 키워
독학으로 40년간 꾸준한 활동
시기별 변화 담은 70점 전시
박윤규
40년 화력을 소개하는 박윤규 개인전이 16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 전관에서 열리고 있다.

“우리 의사들은 과학적 관찰안과 예술적 통찰안이 동시에 요구됩니다. 관찰안으로 병을 보고 통찰안으로 인간을 봐야 온전한 의사상이 됩니다.”

대백프라자갤러리에서 전시를 시작한 박윤규가 어쩐일인지 미술인의 덕목 대신 의사가 갖추어야 할 자질을 피력했다. 이유는 그의 직업이 작가가 아닌 의사였기 때문이다.

박윤규 고희전이 대백프라자갤러리 전관에서 16일까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40년 화력(畵歷)을 정리하는 작품 70여점을 시기별로 소개하고 있다.

박윤규는 1970년대 의학공부를 시작한 이후 미술과 의술이라는 두 갈래 길을 걸어왔다. 그림에 대한 재능은 일찍부터 드러났다. 초·중등학교 시절 미술반 활동을 하며 미술에 대한 꿈을 키웠다. 하지만 집안의 권고로 의대에 진학해 평생 의사로 살았다.

그림은 독학으로 깨우쳤다. 첫 입문은 춘천 군의관(1978년)시절 동연배였던 화가 최용건(서울대 미대 출신)을 만나 시작됐다. 이후 연수 등의 업무로 해외에 나가면 박물관과 미술관을 찾으며 세계적인 명화를 관람하고, 그림에 관한 다양한 자료들을 수집하며 독학을 이어왔다.

그는 비록 독학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축적해 왔지만 의료인이라는 직업적 한계를 극복하고 전국 일요화가회 사생대회에서 두 번 씩이나 대상(大賞)을 받으며 예술적 재능을 검증받기도 했다.

“뉴욕 유학시절에는 유명한 미술관 등에서 세계적인 명화감상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어요. 국내에 들어와서도 연수 등의 업무로 해외에 나가면 그 곳의 박물관과 미술관을 즐겨 찾았죠. 특히 벨라스케스, 고야, 피사로, 시슬리, 세잔, 모네, 고갱, 고흐를 비롯해 마타스, 드랭, 마르케, 놀데, 로트루프, 모딜리아니 등과 보나르의 색채미학에 심취했습니다.”

작품은 주로 풍경을 선호하며 정물과 인물도 더러 그린다. 표현법은 강렬하고 단출한 필선과 원색이 주는 원초적 화려함이 내재되어 있다. 이러한 점에서 표현주의적인 경향이 짙다. 그리고 원색을 굵은 필촉을 사용해 병렬적으로 화면에 펼쳐 대담한 개성의 해방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야수파적인 강렬함도 전해진다.

2008년 첫 개인전에서는 ‘자화자락(自畵自樂)’이라는 화집발간을 통해 “60년을 자신이 그린 그림으로 인해 즐거웠고 스스로 즐기며 살아왔음”을 회고했다. 이번 전시는 그의 두 번째 전시다.

전시장에서 만난 그는 “평생 걸어온 의사의 길은 내게 보람과 긍지 때로는 고통과 좌절을 주는 내 삶의 의미였다면, 지난 40여년 동안 틈틈이 그려온 그림은 자유와 즐거움을 선사하는 청량제였다”며 그림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한편 박윤규는 경북대 의대에서 교수(비뇨기과)로 근무하다 2014년 정년퇴임하고 현재 명예교수로 있다. 053-420-8015 황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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