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악·산조·창작곡…국악 성찬 꾸렸죠”
“정악·산조·창작곡…국악 성찬 꾸렸죠”
  • 황인옥
  • 승인 2017.04.24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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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금 연주자 정지은
내일 공간울림서 독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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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금 연주자 정지은의 독주회가 27일 공간울림서 열린다.
“세 번째 독주회는 한 무대에서 국악의 성찬을 즐길 수 있도록 했어요. 정악과 산조, 그리고 창작곡으로 다양하게 구성해 봤어요.”

가야금 연주자 정지은의 연습실이 부산스러웠다. 독주회를 앞두고 연습에 몰두하는 것은 당연지사지만 그녀의 연습실 풍경이 유독 달랐다. 연주곡에 따라 정악가야금과 산조가야금 그리고 25현 가야금 등 세 대의 가야금을 오가며 연주를 한 것.

이 낯선 상황을 재미있어 하자 그녀가 “한 무대에서 이처럼 다양한 연주를 하기가 쉽지는 않다”면서도 “두 번의 독주회를 하면서 자신감과 용기를 얻은 것 같다”고 밝혔다.

정지은의 세 번째 독주회가 27일 오후8시 공간울림에서 열린다. 독주회는 1부 영산회상 중 ‘중광지곡’과 ‘김죽파류 산조’ 등 정통국악으로 2부 김계옥 작곡의 ‘쾌지나 칭칭’, ‘궁타령의 멋’, ‘해지려(海之旅)’ 등의 창작곡으로 짜여진다.

이번 독주회는 양성필 대구시립국악단 수석대금연주자의 해설과 장고가 곁들여진다.

“전통을 뛰어넘는 경지는 전통의 뿌리 깊은 곳까지 공부해야 나올 수 있죠. 반면에 창작곡은 보다 자유롭지요. 저는 서로 다른 두 분야의 곡들을 연주하지만 저 만의 색깔로 엮어내고 싶어요.”

첫곡으로 연주되는 ‘중광지곡’은 정악가야금으로 연주한다. 영산회상의 원조격으로 현악기가 중심이 되는 곡이다. 이번 연주에는 총 9곡 가운데 주요멜로디를 추려서 10분 분량으로 연주한다.

산조가야금으로 연주하는 ‘김죽파류 산조’는 가야금 산조를 창시한 김창조 선생을 조부로 둔 죽파 김난초 선생이 김창조 선생과 그의 수제자인 한성기에게서 배운 가락에 자신의 가락을 첨가해 만든 대곡이다. 꿋꿋하고 강인한 남성적 중후함과 여성 특유의 섬세함을 동시에 가진 품격 있는 곡이다.

2부에 들려줄 창작곡은 연변 출신의 김계옥 국악인이 작곡한 곡이다. 정지은은 김계옥으로부터 직접 이 곡들을 사사했다. 특히 김계옥의 작품 중에서 ‘해지려’는 바다의 변화무쌍한 변화를 25현 가야금의 화려한 장단의 변화와 조의 변화로 인생의 희노애락으로 치환한 곡으로 매력적이라고 한다.

“이번 연주곡들은 곡마다 악기가 다르고, 곡의 분위기도 완전히 달라서 연주자로써 힘이 많이 들어요. 감정 전환도 빨라야 하고, 그러면서도 깊이감도 더 깊어야 하죠. 힘들지만 이 상황을 잘 운영할 수 있으면 음악의 폭이 훨씬 넓어질 것 같아 보람을 가지고 하고 있죠.”

정지은은 대구시립국악단 단원으로 20여년을 활동해왔다. 첫 독주회는 국악단 활동 20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수성아트피아 무대에 올렸다. 이후 최근에 두 번째 독주회를 수오제에서 가졌다. 첫 독주회는 자신만의 색을 담은 연주, 다양한 모습으로 성장하고픈 열망 등이 더해져 성사됐다.

“첫 독주회 때 산조 전곡을 연주하면서 큰 산 하나를 넘은 느낌이었어요. 처음으로 산조 한바탕을 해냈다는 자신감이 생겼죠. 끝나고 나니 왜 이제야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 만큼 공부가 많이 된 무대였어요. 그 자신감이 두, 세 번의 독주회 무대를 할 수 있는 바탕이 됐죠.”

독주회는 연주자의 독자적인 음악 세계를 형성해 가는 중요한 무대다. 정지은에게는 이 무대가 또 다른 의미가 더해진다. 바로 ‘딸’의 존재다. 그녀의 딸은 현재 가야금을 배우며 어머니와 같은 길을 가려하고 있고, 예고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

“딸이 엄마와 같은 길을 가겠다고 하고 나서부터 책임감이 더 무거워 졌어요. 연주자로써 딸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어야 하고, 저 역시 딸의 선생으로써 저 만의 예술세계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더 좋은 연주자가 되기 위해 독주무대는 계속해 나갈 것 같아요.”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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