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소나타 대표작 연주
백건우는 세계 어디서나 최고로 인정받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 거장이다. 그의 위대성은 일흔의 나이에도 여전히 치열하게 음악을 대하는 열정에 있다. 그는 지금도 피아노 연습과 악보 연구에 매일 6시간을 매달린다. 여기에 연주자의 기질 중 가장 으뜸인 청중을 향한 따뜻한 감성은 그를 이 시대 최고 피아니스트로 꼽는 자질이다.
한국 클래식계의 거목 백건우는 이번 무대에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연주로 찾아온다. 그는 이미 10년 전,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로 1만6천명의 청중과 편단으로부터 극찬을 받은 바 있고, 베토벤 소나타 전곡 앨범을 남겼다.
베토벤 소나타 전곡은 아르투르 슈나벨, 빌헬름 켐프, 프리드리히 굴다, 다니엘 바렌보임,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 안드라스 쉬프 등 위대한 피아니스트들에게만 앨범 발매가 허락되는 쉽지 않은 곡이다. 이 곡은 베토벤의 일생은 물론이고 서양음악사의 흐름과 시대정신을 집대성한 걸작이다.
백건우가 음악 인생을 통해 이해한 베토벤은 ‘열정적인 휴머니스트’. 백건우는 한 인터뷰에서 “베토벤은 인간의 본성을 있는 그대로 격렬하게 표현하고 다”며 “음악인들은 베토벤의 음악을 정복할 수 없는 산에 비유하기도 한다. 베토벤을 연습하고, 연주하는 과정은 인간의 본성을 더 깊이, 더 정확히 이해하려는 노력의 과정일 뿐이다. 그래서 그 과정은 끝이 없다”고 70년 인생을 걸고 마련한 필생의 연주회를 준비하는 소감을 밝혔다.
이날 공연 1부에서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중 가장 우아하고 사랑스런 ‘제10번’과 희망과 순수한 감정이 넘치는 ‘제2번’을 연주한다.
이어 2부에는 ‘제22번’이 연주되는데 이 곡은 발트슈타인과 열정이라는 두 개의 커다란 소나타 사이에 끼어있는 작은 소나타로 이 두 작품과 비교했을 때 그다지 돋보이지 않아 ‘불쌍한 소나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베토벤 소나타 중에서도 걸작으로 꼽히는 ‘제23번 ‘열정’을 세월의 벗 삼아 깊이 있는 연주를 선사한다. 3만~7만원. 053-250-1400(ARS 1번)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