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태 묘사에 그치지 않고 대상 에너지 표현
◇ 피미경의 플라워 스토리전
서양화가 피미경은 대상의 재현에서 오는 사실적 묘사보다 사물의 내면에 내재되어 있는 상징적 의미를 간결한 터치와 강렬한 색채로 함축해 내고 있다. 표현의 자유로움과 개방적 미의식, 작가의 풍부한 경험 등 다채로운 요소를 기반으로 표출하는 그의 회화는 짙은 상징성이 주는 강렬한 아우라를 담고 있다.
“자연이 주는 대상의 아름다움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기 보다는 사물에 내재된 강한 에너지(氣)를 회화적으로 묘사해 냄으로써 관람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 주고 있다.”
작가의 미의식 속 진정한 리얼리즘은 눈에 보이는 객관적 진실추구 보다는 작품의 내용과 주제의식이 주는 주관적 관점 표현에 더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독일의 철학자이자 미학자였던 테오도르 아도르노(1903-1969)는 ‘예술은 자연의 모방’이라고 정의했다. 이는 예술작품이 개념적으로 규정되지 않은 비동일적인 것으로서의 자연미를 매개함으로서 참된 인식을 구체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예술작품은 단지 초월적인 가상이 아니라 현실을 과정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이론을 근거로 하고 있다. 피미경 역시 작품 속 조형의식을 추상적으로 표출하기 보다는 구상적 재현에서 발원하는 것도 아도르노 이론과 그 의미를 같이 하고 있음을 인지한다.
이번 작품전은 그녀의 첫 개인전 이후 일관된 소재로 다루어져 왔던 ‘꽃’(Flower)에 관한 이야기를 연작으로 이어가고 있다. 자연을 묘사하는데 있어 가장 근본이 되는 소재 ‘꽃’은 인간과 자연을 연결하는 중간적 매개체이며,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상징적 존재이다.
“소재 속에 담겨진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과 경험들을 자신의 내면적 의식과 결합해 새로운 조형언어와 이미지로 표출해 내고 있다. 꽃의 형태와 색채가 주는 표면적 의미 이외 작가는 내면속에 숨겨진 현대인들의 깊은 이야기들을 은유적으로 담고 있다. 자연이 품고 있는 생명과 순환의 의미를 그녀의 광의적 조형의식으로 메타적 메시지를 전달해 주고 있다.”
최근작 50여점으로 소개하는 전시는 대백프라자갤러리에서 25일까지. 053-420-8015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