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에 현대적 조형미…‘감동이 있는 서예’
한글에 현대적 조형미…‘감동이 있는 서예’
  • 황인옥
  • 승인 2017.06.16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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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가 김정숙 개인전
23일까지 감꽃갤러리
서예가였던 시부 뜻 따라 입문
관람객과 소통에 초점 맞춰
한글 활용 현대적 서예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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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매일 묵향이 그립다”는 수운 김정숙의 개인전은 23일까지 감꽃갤러리에서 열린다.
“서예는 글자를 기초로 한다. 의미 전달은 감흥을 이끄는데 필수다. 한문을 쓰면 한글세대가 읽지 못한다. 이해는 더더욱 요원해진다. 내가 한글서예를 고집하는 것은 소통 때문이다.”

한글전용 세대와 한자병기 세대가 함께 살아간다. 절반 이상이 한자를 모른다. 서예는 문자를 소재로 해 붓으로 표현하는 예술인 점을 감안하면 예술적 조형성 못지않게 의미전달도 중요하다. 서예가 김정숙이 한글서예에 집중하는 이유다. 그녀가 “예술은 감동을 먹고 산다. 서예에서 감동은 글자의 의미와 조형성 모두로부터 나온다”고 했다.

서예가 수운 김정숙의 개인전이 최근 시작됐다. 통산 두 번째 개인전이자 6년만의 세상 나들이다. 전시에는 창작시와 시인의 시, 그리고 감성을 자극하는 글귀들을 쓴 한글서예 작품 20여점이 걸렸다. 가로 7m, 세로 2m 등의 대작이 대거 출품됐다.

수운이 서예와 인연을 맺은 이유는 남다르다. 그녀의 시부였던 서예가 김영문이 고희를 7년여 앞두고 며느리인 수운에게 고희전에 서예 작품을 써달라고 부탁한 것. “처음 제안을 받고 당황스러웠지만 며느리를 아끼시는 시아버님의 마음을 알고 받아들였다.”

타의에 의한 입문이었다. 자발적인 동인은 부족했다는 의미다. 그렇다보니 서예를 대하는 태도가 과정 지향보다 목표 지향으로 흘렀다. 시부의 고희전에 작품 하나 출품하면 그만이었다. 목표가 달성되고는 이내 손에서 붓을 놓았다. 다시 서예에 마음이 끌린 것은 서예 입문 10여년 후였다.

“나이가 들고 여유가 생기니 취미생활이 간절해졌다. 그때 다시 서예가 마음 속에 들어왔다. 그때부터 진짜 서예가 시작됐다.”

하면 제대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다. 이론과 실기에 능통한 서예가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1995년, 40살 되던 해에 대구예술대학에 입학원서를 냈다. 그해가 첫 입시생을 받던 해라 경쟁이 치열했다. 국전작가는 물론이고 유명서실의 원장들도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보란 듯이 입학에 성공했다.

“서예의 맛을 제대로 알고 싶다는 열망이 강해서였는지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입학할 수 있었다.”

시부의 권유로 시작해 30여년을 서예를 벗삼아 살았다. 공부가 깊어갈수록 전통과 창조, 감동과 소통이 화두로 떠올랐다. 전통을 기둥으로 삼아 현대인과 소통하는 서예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면서 한글서예와 조형미에 집중했다. 사람의 마음에 잔잔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좋은 글귀를 서법에 구애 없이 쓰고 있다.

“글귀는 감동적인 것을 선택하고, 글씨는 현대적인 조형미를 가미한다. 서예의 현대적 재해석이었다.”

문인화와 서예를 두루 섭렵한 장점을 십분 살린다. 글씨에 문인화적인 그림도 더러 그려 넣는다. 글귀 중에는 시가 자주 등장하는데 전문 시인의 시도 있지만 자작시도 더러 쓴다. 의미 있는 글을 선택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감동이 있는 서예를 위해서다. “묵향의 참맛을 조금은 아는 나이가 됐다. 그 매력을 현대인과 소통하는데 초점을 맞춰갈 것이다.” 감꽃갤러리에서 23일까지. 053-231-1045

황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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