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엿보는 유럽 4대 미술전
대구서 엿보는 유럽 4대 미술전
  • 황인옥
  • 승인 2017.08.2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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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렬 아트스페이스 펄 대표
31일까지 ‘유목적 상상’展
베니스 비엔날레 등 4곳 방문
영상·사진 등 아카이브 공개
“중앙정부-지자체-작가
체계적 행정 시스템 이용
전문성 갖춘 전시 기획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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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렬 아트스페이스 펄 대표의 사진 작품. 아트스페이스 펄 제공

유럽에는 10년 주기로 공공성을 강조하는 뮌스터 조각프로젝트, 5년 주기로 열리는 치유와 재건을 위해 시작된 카셀 도쿠멘타, 2년 주기로 국가관과 주제전이 있는 베니스 비엔날레가, 세계 최대의 미술장터인 스위스 아트바젤이 매년 열리고 있다.

특히나 올해는 이 네 전시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 이 빅(Big) 이벤트를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유럽의 전시장으로 몰려들고 있고, 한국도 미술순례길이라고까지 추켜세우며 ‘그랜드아트투어’의 형식이나 개인단위로 그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김옥렬
김옥렬(사진) 아트스페이스 펄 대표는 이러한 행렬을 대하며 “왜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아트투어를 하며, 무엇을 보려고 하는 것일까?”라며 의문을 가졌다. 단순히 시각적인 소비에 대한 목적만으로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 찾는 것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질문의 시작점이 됐다.

“세계미술의 흐름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네 개의 프로젝트들은 우리에게 자화상을 들여다보게 하고, 미술을 통해 시대적 흐름을 인지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 매력에 끌려 빅 4전시에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아트스페이스 펄에서 열리고 있는 ‘유목적 상상 #5 - 오감플러스’전은 유럽에서 열리고 있는 이 네 전시에 대한 아카이브(기록물보관)전이다. 김 대표가 지난 6월에 10박 11일 동안 둘러본 네 개의 전시를 카메라에 담은 사진과 영상, 그곳에서 수집한 팜플렛과 홍보물 등 아트투어를 소개하고 있다. 전시는 31일까지 열린다.

- 빅 전시들을 둘러보고 느낀 점은 무엇인가?

△인구 30만이 채 안 되는 작은 도시들이 세계미술을 대표하는 전시를 개최하고 있는데 인구 250만이 살아가는 거대도시인 대구는 왜 안 될까를 돌아보게 됐다. 대구도 70년대 우리나라 현대미술을 태동시킨 저력 있는 도시인데 말이다.

- 대구미술의 현주소를 진단한다면?

△우리도 개인과 개인, 도시와 도시간의 수평 혹은 수직적인 소통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흐르지 못하고 고인물이 되기 쉽다. 그런데 대구 작가들이 국내에서 대학을 졸업하거나 해외유학을 다녀온 후에 여건이 열악해 흐르지 못하고 고이고 있다.

-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미술도시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공공의 장소에서 다양한 작가들과 지속적인 교류를 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개인 차원에서 그런 일을 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중앙정부와 지자체간 행정 시스템 속에서 발전적인 교류가 진행돼야 한다.

-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삶과 예술이 결합된 수준 높은 프로젝트와 대중적인 프로젝트가 어설프게 서로 섞여서 이도저도 아니게 되기 보다 서로의 전문성이 부각된 다양한 기획력이 발휘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그럴 경우 도시의 격이 자연스럽게 올라가고 세계적인 미술도시로의 성장가능성도 타진할 수 있게 된다.

- 작가 차원의 노력도 필요해 보이는데.

△작가들의 숙명인 독창성, 자기만의 감성으로 시대정신을 포착하는 치열함이 뒤따라야 한다. 그리고 경쟁력 있는 작가를 제대로 평가하는 시스템도 갖춰져야 한다.

- 이번 전시의 기획의도를 밝힌다면?

△유럽의 빅 4 전시를 찾아가는 이유가 단순한 이미지 소비를 위해서라기보다 이미지 생산자가 되는 길을 찾기 위한 시도라고 생각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지역미술을 넘어서 다시 지역미술을 보는 ‘안목성장시스템’, ‘창작과 감상의 유기적인 프로젝트’를 작동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지금 강정대구현대미술제 전시가 물문화관 주변에서 전시중이다. 많은 발길이 미술로 향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053-651-6958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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