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근현대 복식, 단추로 풀다’展…대구박물관 12월 3일까지
‘프랑스 근현대 복식, 단추로 풀다’展…대구박물관 12월 3일까지
  • 황인옥
  • 승인 2017.09.10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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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추로 보는 프랑스 패션
18·19·20C 등 5개 분야 구성
의복·서적 등 1천800건 소개
佛 복식 역사 살펴볼 수 있어
프랑스의 패션 디자이너이자 세계적인 브랜드 샤넬의 설립자인 코코 샤넬은 생전에 “패션은 옷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패션은 하늘에도 있고 거리에도 있으며, 우리의 생각 삶의 방식 그리고 현재의 순간순간에 깃들어 있다”며 패션을 거시적인 시각에서 정의했다.

단추수집가인 로익 알리오(67)도 이러한 샤넬의 철학을 공유하며, 한 걸음 더 나아가 패션을 장식하는 단추에서 인간의 삶과 예술을 포착했다. 지난 8일 국립대구박물관에서 만난 알리오는 “각각의 단추는 소재, 조형미, 시대적 메시지, 소장가, 구입장소 등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며 “단추야말로 예술이자 인문학”이라며 단추수집에 담아내고 있는 자신의 철학적 배경을 설명했다.

로익 알리오의 단추콜렉션을 중심으로 세계 패션의 유행을 선도하는 프랑스 근현대 패션의 역사를 만나는 ‘프랑스 근현대 복식, 단추로 풀다’전이 국립대구박물관에서 시작됐다. 이 전시는 정교하면서도 다채로운 단추 외에도 시대적 분위기를 보여주는 의복, 회화, 서적 등 1천800여건을 소개하며 ‘단추’라는 작고 평범한 소재가 어떻게 프랑스의 역사와 문화를 생생하게 반영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전시는 모두 5개의 분야로 구성된다. 18세기부터 1950년대까지의 유화, 판화, 포스터, 사진으로 프랑스 복식의 흐름을 조망하고, 절대왕정에서 프랑스 혁명에 이르는 단추의 황금기였던 18세기 개인과 사회를 반영한 온갖 종류의 단추를 소개한다.

그리고 19세기 산업화와 제국주의라는 격변의 시대 프랑스를 단추와 복식으로 살펴보고, 20세기 전반까지의 프랑스 복식의 흐름을 알기 쉽게 소개한다. 에필로그로 소개하는 ‘인생의 단추’에서는 단추수집가인 로익 알리오의 단추이야기를 자세하게 다룬다.

알리오는 “이번 전시는 프랑스 패션문화를 대표하는 장식예술박물관이 소장한 단추와 복시들로 구성됐다. 단추는 모두 내가 평생 수집해 장식예술박물관에 기증한 것들”이라며 “내 단추 컬렉션은 2011년 프랑스 국립문화재위원회에 의해 중요문화자산으로 지정됐다”며 그의 단추컬렉션의 위상을 언급했다

알리오의 단추 컬렉션의 단초를 제공한 이는 그의 어머니다. 알리오가 25세 되던 해에 골동품 수집상이었던 어머니가 프랑스의 유명화가였던 마리 로랑상 (1883~1956)이 1920년대에 제작한 단추를 선물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30여년 동안 수집한 단추가 무려 1만여개를 훌쩍 넘겼다.

알리오는 새로운 단추를 발견하는 기분을 “어린아이가 보물을 찾는 느낌”으로 비유했다. “몇몇의 희귀한 단추들이 있다. 그런 단추가 내게로 올 때는 복권에 당첨된 기분처럼 들뜬다. 단추를 통해 어떤 사람이 무슨 소재와 미의식으로 단추에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았는지를 알아가는 것은 인간의 이야기를 알아가는 것과 다르지 않다.”

끈기와 열정으로 단추를 수집한 알리오가 30여년 동안의 단추수집 과정을 ‘참선’에 빗댔다. 그만큼 감정 조절과 끈기가 필요하다는 이야기. “해가 바뀌어도 바뀌지 않는 질문 ‘새로 들어온 단추 없어요?’에 골동품상이 ‘죽었다 깨도 없어’라고 해도 평정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언젠가 그 사람이 단추를 발견해 줄지도 모르는데.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디자인한 전설의 단추를! 꿈은 꿔도 되지 않나. 그것이 수집이다.”

알리오는 단추 하나를 수집하는 것을 ‘입양’이라고 표현했다. 여기에는 어떤 재료로 누가 만들었는지 등의 정보를 얻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며 그런 후에라야 비로소 그 단추에 이름을 붙여줄 수 있다는 점이 ‘입양’ 후 진짜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과 다르지 않다는 뜻이 담겨 있을 것이다. 그는 여전히 단추를 입양하고 정보를 조사하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사람이 디자인하고 사람이 제작한 단추에서 예술과 휴머니즘을 읽어내는 알리오의 단추를 만나는 전시는 12월3일까지 국립대구박물관에서. 053-760-6051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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