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인생 30년 6개 테마로 압축해 보여줄 것”
“대금인생 30년 6개 테마로 압축해 보여줄 것”
  • 황인옥
  • 승인 2017.10.2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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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6색·6감’ 공연…대금연주자 양성필의 새로운 시도
5장의 독집앨범 제작
세계적 음반 유통사와 계약
아이튠즈·아마존 등 진출
대구서 퓨전국악 첫 시도
국악 대중화에도 앞장
30일부터 내달 4일까지
정통·퓨전 넘나드는 연주 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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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음악인생에 대한 중간점검과 국악의 대중화를 위해 6일 동안 6가지의 주제로 공연을 펼치는 양성필. 그는 “이러한 시도야말로 연주자의 숙명”이라고 했다.

“30년 동안 대금 뒤에 숨어서 때론 뻔뻔하고, 때론 대담하고, 때로는 무모했어요. 대금이 수줍음 많은 나를 또 다른 나로 가다듬었죠. 대금과 함께라면 두려움은 없어요. 그 믿음이 또 한번의 도전으로 이끌었나 봅니다(웃음).”

양성필은 분명한 색깔의 대금연주자다. 무엇을 했다 하면 ‘대구 최초’라는 수식어를 몰고 다닌다. 그의 여정은 다분히 선구자적이었다. 30대 초반 대구에서 드물게 독주회를 여는가 하면, 대구에 퓨전국악을 최초로 시도한 것도 그 였다.

앨범 제작에도 뛰어들어 지금까지 5장의 독집앨범을 발매했다. 5집 앨범 ‘만파식적(萬波息笛)’은 세계적인 음반 유통사 시디베이비(CDBaby), 아이튠즈와 아마존 등을 통해 세계 어디서나 음반구입이 가능하도록 월드와이드 앨범으로 제작했다. 이 역시 대구 최초였다.

현재 중요 무형문화재 45호 대금산조 이수자이며, 대구시립국악단 수석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양성필이 이번에는 ‘6日(일)·6色(색)·6感(감) 양성필傳(전)’으로 또 한 번의 도전에 나선다. 6일 동안 6개의 주제로 공연을 여는 것.

하나의 테마로 6일 동안 공연하는 것은 더러 있어왔지만, 6일 동안 각기 다른 레퍼토리로 연주하는 공연은 전무후무하다. 한 연주자의 음악세계를 깊이있게 접근하기에 제격이지만, 연주자로써는 부담스러운 공연일 수 밖에 없다. ‘양성필 답다’고 하자 그가 “겁없이 결정했는데, 품이 6배가 들어 힘들다”며 피식 웃었다.

“30년 동안 쉼 없이 달려온 중견연주자로써 중간점검을 하고 싶었어요. 지금까지 작업해 왔던 것을 6개의 테마로 정리가 됐죠. 무모한 도전일수도 있지만, 6일 6색은 공연계의 또 하나의 역사로 기록될 것입니다.”

공연은 오는 30일 월요일부터 11월 4일 토요일까지 열리며, 정악과 퓨전을 넘나든다. 첫 공연인 30일은 ‘정악 정락(正樂 靜樂)’을 주제로 전통적인 방중악(房中樂)으로의 조용하게 가라앉으면서 대금 소리에 젖어드는 담백한 여백의 미를 선사한다. 31일은 ‘필류(必流)’를 주제로 양성필의 3,4집 앨범에 수록된 퓨전국악을 선사한다. 가을에 느끼는 그리움, 낭만, 사랑 등을 표현한 연주곡으로 상념과 우수로 이끈다.

또 11월 1일은 ‘삭힌 소리 허튼 가락’을 주제로 김동진류 대금 산조 바탕 위에 양성필의 가락이 첨가된 산조음악과 승무를 곁들인 대풍류 음악으로 구성한다. 11월 2일은 다시 퓨전으로 ‘Easy Listening’ 즉 가볍게 듣는 일상의 대금이라는 주제로 생활음악으로서의 국악, 일상 속에 녹아드는 국악을 소개한다. 기타와 피아노, 베이스 등의 어쿠스틱 악기들과 함께 가요와 팝, 세미클래식을 대금과 소금의 소리로 연주한다.

11월 3일은 대금연주자들로 구성된 ‘도함악회(渡?樂會)’와 전통연주곡부터 창작 음악까지 역동적인 대금소리와 다양한 음악을 선보인다. 이날 주제인 ‘만파식적’처럼 만 가지 시름을 잠재울 영혼의 울림을 선사한다. 피날레는 11월 4일 ‘양성필 프로젝트그룹 必 so Good’의 무대다. 2006년 양성필을 중심으로 창단한 ‘必 so Good’과 함께 전통 국악기와 서양악기의 혼합으로 현대적인 감각의 레퍼토리를 소개한다.

이번 공연을 ‘중간 점검’이라고 했다. 개인독주회와 대구시립국악단 활동, ‘必 so Good’ 창단, 양성필류(流) 완성, 해외공연 등 지금까지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이제는 뒤도 돌아보고, 점검도 하며 여유를 찾고 싶다고 했다. 사실 되돌아보면 쉼없는 여정이었다. 여러 차례에 걸쳐 대구 최초의 기록에 도전했고, 그 도전들이 양성필의 독창적인 음악세계로 드러나고 있다. “대금연주자 양성필의 성장과 국악의 대중화에 힘을 쏟아왔어요. 이번 시도는 그런 연장선이죠.”

공연은 대구음악창작소 창공홀에서 열린다. 공연장은 대덕문화전당에서 후원했지만 만만치 않은 예산과 인력이 동원되는 부담백배 기획이다. 하지만 그는 지금의 위치에서 반드시 거쳐가야 하는 작업이라고 못 박았다.

“이제는 후배들에게 음악가의 삶은 어때야 하고, 어떤 연주자여야 하는지를 말로하기보다 저의 실천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죠.”

무모하기까지 한 이번 기획에는 국악의 대중화라는 원론적인 과제도 포함됐다. 대중음악이나 오페라 등의 서양음악에 쏠린 대중의 시선을 다시금 국악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었다. 소극장을 선택한 것도 대중과의 소통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울림이 아름다운 작은 공간에서 국악을 통해 현대인에게 요구되는 고요함, 소박함, 영적 정화 등 정서를 전해주고 싶었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야말로 국악연주자의 숙명이라고 생각해요. 도전을 계속돼야 합니다.”

공연은 평일은 저녁 8시, 토요일은 오후 5시에 열린다. 공연은 1회 예매시 나머지 5일간 공연 중 1회 선착순 무료 선택할 수 있는 ‘1+1’공연으로 진행된다. 전석 2만원. 문의 053-664-3111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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