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청년미술프로젝트’ 출품작 사전검열 논란
대구 ‘청년미술프로젝트’ 출품작 사전검열 논란
  • 대구신문
  • 승인 2017.11.01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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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다룬 작품 ‘파란나비’ 등

6개 작품 수정·교체 요구

예술가들 “표현의 자유 억압”

성명 내고 전시 보이콧 선언

조직위 “정치적 작품은 불가”
대구시가 주최하는 미술축제인 대구아트스퀘어 ‘2017 청년미술프로젝트(8일∼12일)’ 일부 출품작이 사전 검열 논란에 휩싸였다. 실제로 전체 출품작 446점(작가 33명) 가운데 6점(작가 5명)이 대구아트스퀘어 조직위원회(위원장 류형우 대구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회장·이하 조직위) 또는 기획회의에서 수정 또는 교체 요구를 받으면서 해당 작가를 비롯한 일부 작가들이 전시회 보이콧을 선언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13일 조직위에서 박문칠 감독의 사드 배치 문제를 다룬 영상 작품 ‘파란나비’와 ‘100번째 촛불을 맞은 성주 주민께’에 대해 전시가 부적절하다며 작품을 수정 또는 교체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촉발했다.

또 이후 열린 기획회의에서 윤동희 작가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얼굴을 묘사한 소묘 ‘망령’과 세월호를 다룬 이은영 작가의 조각 ‘바다 우로 밤이 걸어온다’의 작가노트도 수정 또는 교체 요구를 받았다.

조직위의 사전검열과 관련해 해당 작가는 물론 다수의 예술가들은 성명을 내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행태”라고 강력하게 반발하며 조직위의 입장 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강구를 촉구했다.

박문칠 감독은 “예술작품을 정치적인 이유로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것은 판단하는 기준이 모호할 수밖에 없다”며 “판단은 대구시민이 하고 작가는 작품으로 시민들에게 평가받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파문이 커지면서 대구미협이 위촉해 전시 실무를 맡은 모 규레이터는 지난달 18일 전격 사퇴했다.

이에 대해 지난달 31일 조직위가 행사 설명을 위한 기자간담회에서 청년미술프로젝트를 주관하는 대구미술협회 박병구 회장(청년미술프로젝트 운영위원장)은 “정치적이고 종교적인 작품은 안된다는 대원칙이 있다. 그 대원칙에 박문칠 감독의 작품이 조직위에서 거론됐을 뿐인데 사전검열이라는 말이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전시를 총괄하는 김이삭 감독도 “사드에 대한 부분은 자칫 정치적인 오해를 살 수 있는 민감한 문제라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종교적·정치적으로 편향된 시각을 지양하는 청년미술프로젝트와 거리가 있다”며 주제적인 측면의 문제를 제기하면면서“박문칠 감독의 작품은 순수 예술이 아닌 상업적 영화였다. 상업적인 영화는 이번 전시와 맞지 않다”고 형식적으로도 문제가 있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조직위측이 내세운 정치적으로 편향된 시각이라는 이유가 옳지 않다는 의견도 나왔다.

청도군 각북면 삼평리 송전탑 건설 문제를 다룬 박경제 작가의 ‘삼평리’와 빈곤 문제를 다룬 조진섭 작가의 ‘난민’ 그리고 보이콧을 선언한 윤동희 작가의 ‘망령’ 등도 정치적 요소가 있다는 것이다.

대구시 김동우 문화예술정책과장은 “대구시는 문화예술분야는 자율적인 부분이 강해서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워두고 있다”며 “특히 조직위원회가 있는 행사에는 최대한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기 때문에 대구시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황인옥 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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