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솜 트는 엄마와 딸…목화처럼 따뜻하여라
이불 솜 트는 엄마와 딸…목화처럼 따뜻하여라
  • 윤주민
  • 승인 2017.12.08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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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동성로의 ‘솜’
21일부터 골목실험극장
시린 겨울, 가슴 따뜻한 모성애를 느낄 수 있는 연극 한 편이 공연된다.

극단 동성로는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오후 7시 30분 대명동 골목실험극장에서 창작 초연시리즈 두 번째 작품이자 대구문화재단 창작지원작으로 선정된 2인극 ‘솜’을 무대에 올린다. 1995년 창단 이후 18번째 정기공연이다.

최영주 동성로 대표는 이번 연극과 관련해 “‘이불 솜’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로를 위하며 의지하는 어머니와 딸의 모습을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실제 작품은 아들을 낳기 위해 딸 여섯을 낳은 엄마와 늦은 나이에 결혼해 아이를 가지지 못해 고생하는 딸, 닮은 것 같지만 상반된 삶을 살고 있는 모녀의 일상을 그리고 있다. 이불 솜을 타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는 엄마와 자매들 사이에서 중간에 있다는 이유로 늘 희생해야 했던 넷째 딸의 이야기로 관객을 맞이한다.

최 대표는 “모녀지간의 아주 일상적인 내용이지만 ‘솜’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통해 관객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연극이 끝난 뒤 엄마에게 전화 한 통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발길을 돌린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실제 극 중에서 ‘솜’은 ‘가족’의 의미로 빗대어진다. 당연하다고 여겨졌지만 없어선 안될 소중한 것이라는 것.

최 대표는 “하루에 한 번 지친 몸을 뉘울 때 우리는 이불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한다. 늘 곁에 있지만 존재에 대한 의식을 하지 않는 것처럼 가족도 마찬가지다”며 “이불 속 솜이 어떤 것인지 생각하지 않고 매번 이불을 덮는 것처럼 가족애를 딸과 엄마의 관계로 들어가 압축해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또 ‘솜’은 삶과 죽음의 의미도 다룬다. 극 중에서 엄마는 독거노인들이 모여 사는 동네에 산다. 이곳에서 엄마는 이웃 할머니들의 저승길에 헌 솜을 타 새 이불을 함께 보낸다.

최 대표는 “인간은 태어남과 동시에 씻기 전 ‘보자기’에 싸여진다. 삶을 마감하고 저승길에 오를 때에도 ‘수의’를 입는다. 천이 가지고 있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공연은 지극히 평범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또 그렇지도 않은 이야기다. 자녀가 많아 고생했던 그리고 셋째 딸이 장애였던 엄마, 늦은 나이에 결혼해 결국 장애 아이를 가진 넷쩨 딸이 오랜만에 만나면서 시작된다.

연출은 김성희가 맡고, 최영주, 김민정이 출연한다. 전석 2만원. 010-4616-9920. 윤주민기자 yj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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