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형색색 골무 1천개 한자리… 박물관이야기 ‘감투할미 모시다’展
형형색색 골무 1천개 한자리… 박물관이야기 ‘감투할미 모시다’展
  • 대구신문
  • 승인 2017.12.25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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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선비들에게 문방사우가 있다면, 그 옛날 여인네들에게는 규중칠우가 있었다. 규중칠우는 바늘, 실, 자, 가위, 다리미, 인두, 골무를 말한다. 규중칠우 중 골무는 바느질할 때 손가락에 끼어 바늘에 찔리는 것을 막아주고, 바늘을 힘주어 밀어 넣을 때 유용하게 사용하는 도구다. 시집갈 때 골무 100개를 지어가면 장수한다는 풍습이 있어 100개 짓기는 여인네들의 로망이었다. 그만큼 골무가 여인들에게 중요한 바느질 도구였다는 의미다.

복합문화공간 발물관이야기에서 규방공예가 원경이와 그의 제자들이 함께 하는 전시 ‘감투할미 모시다’전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조선시대 여인들이 시집갈 때 장수의 기원을 담아 골무 100개를 지어갔던 풍습을 모티브로 경상도 골무, 조각골무, 자수골무 1,000여개를 전시하고 있다. 참여작가는 원경이, 강보혜, 김민정, 박연경, 김명숙 등 21명이다.

조선시대 어느 규중 부인이 쓴 고수필 규중칠우쟁론기에는 골무를 감투할미로 다른 바느질도구보다 꽤나 어른스럽게 표현되고 있다. 골무의 역할이 온몸을 던져 바느질하는 여인네의 손가락을 보호하는 역할이어서 그럴 것이다. 어쩌면 골무야말로 옛 여인들의 고단한 삶을 닮아있는 진짜 벗은 아니었을까?

이번 전시에는 인두, 교잣상, 시집가는 꽃가마 속에 넣어갔던 작은 요강, 차(茶) 도구 등과 함께 전시하며 골무가 가지는 이처럼 다양한 이야기를 적극 끌어들이고 있다.

특히 김춘화는 결혼하는 아들과 며느리 가족에게 선물하고픈 마음으로 지은 경상도 골무를 노리개로 표현했고, 김혜정은 그녀의 어머니가 시집올 때 꽃가마 속에 넣어왔던 요강과 함께 골무를 전시해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했다. 전시는 27일까지. 053-421-4587 황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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