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미술 이끄는 신구 작가들의 저력
대구미술 이끄는 신구 작가들의 저력
  • 김가영
  • 승인 2017.01.23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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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T.A.C’·‘301’초대전
내달 11일까지 봉산문화회관
정태경작-2전시실
정태경 작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대구는 미술의 역사와 저변이 넓다. 대구경북권의 미술대학 역사가 깊고 1970년대에 이뤘던 현대미술의 정점지를 자처했던 성과를 이어오고 있다.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각종 협회와 소그룹 등의존재가 대구미술의 역사를 증명하고 있다. 봉산문화회관의 ‘그리기-또 다른 가능성의 영역으로’전은 이러한 대구미술의 저력을 동시대 그룹들의 활동에서 찾고자 하는 특화된 전시다. 특히 대구에서 의미 있는 발자취를 만들어가고 있는 소규모 그룹에 시선을 두고 2014년부터 그들의 예술세계를 조망해왔다.

올해는 그룹 ‘301’과 ‘T.A.C’를 초대했다. 1995년 대구예술의 보수성과 한계를 직시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해 결성된 중진들의 그룹인 ‘T.A.C’와 연대와 협력,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작업 활동을 모토로 2013년 자발적으로 결성된 젊은 그룹 ‘301’이 함께하며 서로 다른 가치와 미술세계를 한 공간에서 소통한다.

이번 전시에서 이들 두 그룹을 묶는 화두는 ‘그리기’라는 미술의 본질이다. 그림을 팔아야 한다는 강박관념, 그림이 가지는 권위 등으로부터 선을 그으며 오직 ‘그린다’는 것에 지향점을 두고 그리기 자체를 목표로 하는 두 그룹의 정체성을 확연하게 드러내는 것.

전시에는 ‘301’의 이도현 이지영 장숙경, ‘T.A.C’의 노중기 권영식 문형철 이근화 이기성 이무훈 이선주 이하우 임경록 정태경 등 총 16명이 참여한다.

작가 정태경은 대대수의 사람들이 무심하게 넘기기 쉬운 일상의 어떤 사태를 그림으로 그려내면서 감춰진 생명력을 일깨우려한다. 그의 그리기는 자신을 중심으로 주변 친구들과의 관계 속에서 생각하고 상호 소통하는 감성적 신체행위다.

노중기의 그리기는 ‘만남’이다. 나와 나 자신, 인간과 인간, 인간과 세계의 만남으로부터, 신체와 물감, 안료와 캔버스, 화면을 구성하는 점·선·면의 요소와 요소 사이의 만남은 예술가의 신체 행위를 통해 구성되어 엮어지면서 평면회화라는 물질적 상태로 남는다.

양준호의 그리기는 입체공간으로 확장하는 탄성에너지의 긴장감과 그 시각화다. 그는 날갯짓 직전의 순간처럼 공간 구조 사이에 머문 물리적 탄력의 긴장감에 주목하며, 그 미세한 떨림과 수직 획이 품은 속도와 운동감을 제시한다.

임경록은 시각 이미지의 형태가 그려내는 순수한 상징의 힘을 신뢰한다. 그의 그리기는 대상의 형태를 단순화하고 색채를 최대한 절제해 대상에 내재되어있는 상징성을 드러내는 관찰과 생각과 신체행위의 결합체다.

장숙경의 그리기는 반복을 통한 밀도와 깊이, 그리고 회화적인 의미를 질문하는 신체행위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도구를 이용해 원의 형태를 그리고 원형의 내부를 메우는 반복적인 신체행위 과정에서 흑연이 품은 깊이감을 남기는 그리기를 선보인다.

이도현의 그리기는 예술에 대해 끊임없이 갈망하는 자신의 성찰보고서다. 바람, 물결, 어패류의 나이테를 닮은 스티로폼 설치 ‘드로잉-거닐다’는 예술에 관한 근원적인 질문에 대응하는 자신의 상태이며, 내면에서 자라 오르는 상상을 그린 ‘시간의 풍경’ 작업과 함께 선보인다.

이지영의 그리기는 삶의 주변 이미지를 채집해 담아내는 행위다. 현재 베를린에서 레지던시 중인 작가는 베를린 자연사박물관 역 주변 풍경을 촬영한 사진들을 출력해 그 역의 기차 레일을 연상하도록 설치한 바닥 설치 드로잉과 함께 소개한다. 전시는 2월 11일까지 봉산문화회관 1~3전시실에서. 053-661-3500.

황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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