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샷 찍는 재미에…우린 그곳으로 간다
인증샷 찍는 재미에…우린 그곳으로 간다
  • 김지홍
  • 승인 2017.01.09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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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엑스코 ‘인생사진관’
온라인 입소문으로 1만명 찾아
매주 다른 콘셉트로 행사 진행
식당·미술관 등도 홍보 활용
인생사진관
지난 7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회 ‘인생사진관’에서 관람객들이 자신의 카메라를 설치해두고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생사진관은 ‘인증 시대’ 트렌드를 그대로 반영한 획기적인 전시회로 평가받고 있다. 전영호기자 riki17@idaegu.co.kr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인증샷’으로 넘쳐난다. 인증샷은 자신의 얼굴이나 신체 일부, 음식·쇼핑·영화 관람 등 일상 생활의 경험을 사진과 텍스트 등의 수단으로 인터넷 공간에 올리는 것이다. 인터넷의 익명성으로 신뢰하기 힘든 발언을 인증이라는 객관적인 증명과 디지털카메라와 휴대전화 카메라로 누구나 쉽게 사진 등을 올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생긴 신조어다.

특히 휴대전화에 익숙하고 자기표현에 거리낌이 없는 젊은 세대가 다양한 ‘인증’ 문화를 만들어냈다. 전문가들은 “시시콜콜한 일상을 SNS상에 올리며 각자의 개성과 취향 등을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인증’이라는 과정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고 말한다.

◇‘인생 사진’을 위한 기념샷

공간 자체를 기록하는 인증 문화를 활용한 ‘전시회’도 생겼다. 지난달 15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전시회 ‘인생사진관’은 그 대표적인 예다. 이번에 첫 선을 보인 인생사진관은 20·30대를 위한 전시·체험 분야의 독보적인 전시회로, 총 111개 스튜디오 세트와 321개의 전문 조명으로 구성돼 다양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사진작가가 기념사진을 찍어주는 형태가 아닌 세트장이란 공간을 배경 삼아 관람객들이 마음에 드는 스튜디오를 돌아다니며 직접 찍는 방식이다.

이 전시회는 관람객 90% 이상은 젊은 층이다. 개관 3주 만에 1만명 이상이 몰렸는데, 첫 전시회에 현수막·방송 등의 별다른 홍보 수단이 없었다는 점에서 ‘경이로운’ 방문객 수준이다. 관람객의 ‘온라인 입소문’은 상당한 홍보 효과로 작용했다. ‘#인생사진관’ ‘#코엑스’ ‘#대구’ ‘#개인 화보’ ‘#촬영’ 등 해시태그(#·관심 있는 주제나 단어 앞에 붙이면 쉽게 검색하게 할 수 있게 만든 방식)로 작성된 사진만 5천여개 이상으로 나타났다. 관람객 절반 이상이 인증샷을 남긴 셈이다.

인생사진관을 기획한 박종석 드림닥터 콘텐츠미디어그룹 대표는 “모델들이 길거리와 같은 오픈된 장소에서 촬영할 때 ‘왜 사람들이 뒤에서 구경할까’하는 물음에서 시작해 모두를 인생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주고 싶었다”며 “무엇보다 2030세대를 적극적인 소비 수요로 끌어들여 보자는 생각에서 ‘인증’ 욕구를 충족해주는 가장 트렌디한 전시회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큰 인기에 힘입어 애초보다 일주일을 연장해 30일까지 열린다. 그동안 심플·라이팅(1주차), 크리스마스·파티(2주차), 데코&유니크 라이팅(3주차) 등 매주 다른 사진 컨셉으로 진행했으며 앞으로 러브·리브·리즈(4주차), 패션 매거진(5주차), Very thank you 대구(6주차) 등의 콘텐츠로 선보일 예정이다.

◇‘인증샷 올리면 1인당 1천원 할인’

인증 문화는 경제 파급 효과로도 이어진다. 인스타그램, 스냅챗 등 사진 공유 앱이 인기를 끌고 사진 촬영을 금지했던 식당·미술관·박물관 등도 사진이 잘 찍히는 작품·조명·포토존을 설치하는 등 ‘사진’을 위한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외식업계에선 ‘인증샷’이 필수적인 홍보 수단이 됐다. 대구 동성로의 한 식당에는 ‘식당에서 찍은 사진을 업뎃한 뒤 계산하기 전에 보여주면 1인 1천원, 최대 4천원까지 할인된다’는 내용을 식탁보로 만들어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다른 업체는 SNS에 후기를 남긴 고객에게도 할인 쿠폰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같은 모습은 낯설지 않다.

이재백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대구경북지회장은 “예전에는 철저한 구전 효과였다면 이제는 더 빠르고 정확한 온라인 홍보 효과로 판로를 개척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며 “업체들도 살아남기 위해 이 트렌드에 가세하고, 실제로 경제 효과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홍기자 kjh@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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