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벌 완전 가공 …‘고소함과 단백함’ 전국을 사로잡다
초벌 완전 가공 …‘고소함과 단백함’ 전국을 사로잡다
  • 김지홍
  • 승인 2017.02.14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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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프랜차이즈>달구지막창
서른살에 작은 막창가게 시작
2년간 메뉴·소스 개발에 몰두
가맹점 오픈 3년만에 100곳 확장
현재 전국서 200여개 성업 중
달구지푸드대표(7)
조용환 ㈜달구지푸드 대표는 보증금 500만원짜리 가게에서 시작해 200개에 가까운 가맹점을 운영하는 외식 사업가가 됐다. 전영호기자

서울이 아닌 대구에서 시작해 전국에 퍼진 달구지막창. 보증금 500만원짜리 13평(43㎡)의 쓰러져가는 가게에 테이블 6개로 시작했지만 2017년 2월 현재 전국에 200개에 가까운 가맹점을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강자로 우뚝 섰다. 서른에 막창가게를 열어 20년 넘도록 막창 개발에 인생을 바친 조용환 ㈜달구지푸드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농부의 아들이었던 조 대표는 사업가의 꿈을 갖기 전엔 외항선을 타던 선원이었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사회에 나가선 돈을 많이 벌고 싶었다. 요리에 손을 대기 시작한 건 단순히 ‘생계’ 때문이었다. 그는 선원 생활을 접고 대구에 돌아와 한 섬유업체에 다녔다. 밤낮 없이 시간 교대로 일하며 라면으로 끼니를 떼웠다. 요리학원을 다니면 음식을 배우고 함께 나눠 먹는 시간이 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먹고 살기 위해서 하는 일인데 이게 무슨 짓인가 싶었다. 정말 힘든 시기였다”며 “학원을 다니면서 음식도 먹고 요리자격증도 따게 돼 일석이조(一石二鳥)였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일이 힘들수록 개인 사업의 꿈을 키웠다. 어느 날 지인이 그에게 사업으로 ‘먹어도 그만 안먹어도 그만’인 ‘막창’ 메뉴를 추천해줬다. 조 대표는 어릴 적 연탄불에 구워먹곤했던 막창을 떠올렸다. ‘이거다’라는 생각이 머리를 때렸다. 자신이 모은 돈을 쏟아부어 대구 달서구의 한 아파트 뒷쪽 어두운 골목에 가게 하나를 얻었다. 보증금 500만원에 월 30만원이었다. 그는 “(가게) 자리가 좋지 않아도 소문만 나면 사람들이 찾아오고 단골이 생길꺼”라고 생각했다. ‘대구막창’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무작정 막창을 굽기 시작했다. 1년 넘도록 하루에 5만원만 벌었다. 벌이는 적었지만 사람들이 맛있게 편하게 막창을 먹도록 꾸준히 메뉴와 소스를 개발했다.

오픈한 지 2년이 넘어서자 사람들이 물밀 듯 찾아왔다. 하루에 70만~80만원을 벌기 시작했다. 그는 하루 동안 대량 막창을 손질하면서 새로운 유통라인을 계획했다. 당시만해도 프랜차이즈 개념이 성행하지 않아, 유통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해야 했다.

옛날소막창
옛날소막창

그는 1999년 달서구 용산시장에 새로운 ‘달구지막창’ 브랜드로 가맹점 1호점을 오픈했다. 이 가게가 크게 ‘대박’나면서 3년 만에 전국에 가맹점 100여곳이 생겼다. 2003년 서울 가맹점 오픈을 앞두고 광우병 사태가 불거지면서 주춤했던 소비 심리는 ‘만원의 행복’이라는 브랜드를 내세우면서 회복 궤도에 올랐다. 만원의 행복은 1인분에 1만원으로 개발한 불판에 막창과 삼겹살 등을 가득 주면서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는 가게다. 현재 80호점까지 문을 열었다.

현재 달구지푸드는 달구지 막창과 만원의행복 외에도 오픈에 구운막창, 돈족시대 왕막창 등 4개 브랜드가 전국 곳곳에 퍼졌다.

조 대표의 막창 경쟁력은 ‘고소함’과 ‘단백함’이었다. 5년 동안 영남대학교와 일본 바이어 등과 함께 개발해낸 바베큐막창은 국내 최초로 특허를 받았다. 참나무에 최첨단 고온특수가공법으로 구워내 생막창처럼 육즙이 살아있도록 만들었다. 특히 이 맛을 그대로 초벌 가공해 변질이 적고 보관과 해동에 수월하도록 만들었다. 조 대표는 “막창 본연의 특징을 그대로 전달하면서 특별한 소스로 배가 시키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초벌막창
가공된 초벌막창제품.

조 대표는 가맹점의 유통시스템을 재편했다. 물류시스템을 본사 직영으로 운영하는 등 가맹점까지 납품하는 유통 라인을 간소화해 원가율을 절감, 가맹점의 이익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바꿨다. 초벌 완전 가공 제품인 원 팩(One-pack) 메뉴얼을 구축해 주방 경험이 없는 생(生)초보자인 가맹점주도 부담 없이 장사할 수 있다는 데 목표를 뒀다. 1인 주방 자동화시스템이다 보니 인건비가 절감된다는 장점도 있다.

그는 “우수한 맛과 서비스를 모든 가맹점에서 동일하게 제공하면서 고객들도 어딜가나 같은 맛 같은 느낌을 받도록 획일화된 시스템이 필요했다”며 “가맹점주 입장에서도 가맹비가 적고 재고 부담이 거의 없어 큰 위험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막창제품
오븐에구운돼지막창 가공제품.

현재 달구지막창은 큰 기술이 없어도 소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는 실속형 프랜차이즈다. 가맹비와 로열티, 간판·인테리어 간판, 가기계 및 집기, 판촉물, 보증금 교육비, 이벤트 등 창업비가 총 2천500만원 정도다. 내부 인테리어도 옛 70~80년대 소박한 가게 모습으로 벽화를 그려준다.

조 대표는 “경기 침체로 자본을 많이 들인 번듯한 프랜차이즈도 성공을 보장 받지 못한다. 소비자들은 작고 경쟁력있는 가게에 주목한다”며 “달구지푸드는 차려주고 그만인 프랜차이즈가 아니라 가맹점주에게 기술을 전수하고 전체적인 운영 시스템까지 세세하게 전달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가맹점 문의 080-956-7000 / 053-593-5910.

김지홍기자 kjh@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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