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스 변신은 무한대…끝없이 공부해야”
“레이스 변신은 무한대…끝없이 공부해야”
  • 김지홍
  • 승인 2017.03.13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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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풍당당 청년상인<27> 서문시장 2지구 만물레이스 황지현 사장
공무원 준비 중 가업 물려받아
전국 곳곳 다니며 디자인 공부
소재·크기·가격별 시스템 구축
황지현사장

대구의 레이스(Lace) 전문 업체 중 유일하게 젊은 세대인 황지현(37·사진) 만물레이스 사장은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 매장과 공장, 거래처 등을 오가며 쉴틈 없이 ‘레이스’를 공부한다. 백팩을 메고 출퇴근을 하는 황 사장에게 노트북과 태플릿PC는 필수품이다. 황 사장은 “대구경북에서 의류 등에 모양을 내는 레이스 전문업체는 몇 개 없지만, 20~30대로는 제가 유일하다”며 “세대가 변하고 시장도 많이 변했기 때문에 공부는 필수”라고 말했다.

아름답고 우아함의 대명사 ‘레이스’는 198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에선 대부분 이불에 덧붙여졌다. 섬유산업의 부흥기였던 대구경북에서도 이 때 레이스 업체들이 속속 생겨났었다. 2000년대 들면서 ‘레이스’는 다양한 소품에 사용되기 시작했다. 속옷과 일상복 등 의류 뿐 아니라 커튼·베게 등 전반적인 홈패션에 다양하게 사용됐다. 예전에는 한 원단에 덧붙여썼다면 현재는 레이스가 주 원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황 사장은 서문시장 2지구 2층 ‘만물레이스’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매장에는 100가지 넘은 리본과 레이스 종류로 가득차있다. 그는 “섬유 도시였던 대구경북 산업이 침체기를 겪고 있지만 현재까지 명맥을 잇고 있는 건 이같은 인프라 덕분”이라며 “레이스는 고정관념 없이 어느 틀에 정해지지 않고 다양하고 폭넓게 사용되면서 더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오히려 시간이 부족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황 사장은 2005년 서문시장 2지구 대형 화재로 기반 터전을 잃었던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 받았다. 그의 나이는 25세였다. 대학생 내내 세무 공무원을 준비했던 그에겐 가족이 우선이었다. 패션 관련 사업에 무지(無知)했기 때문에 그 이상을 공부해야 했다. 레이스 모양을 외우는 데부터 사업 발주까지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전국 곳곳에서 열리는 패션·디자인 전문가의 특강도 찾아다녔다. 인연을 맺은 사업가들과 피드백을 주고 받기도 했다.

황 사장은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발로 뛰었다. 최근에는 레이스와 관련해 소재별·크기별·가격별 판매 시스템도 자체적으로 구축했다.

황 사장은 하루가 48시간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만물레이스의 온라인 오픈도 준비 중에 있다. 그는 “늘 계획을 세우는 대로 사업이 진행되지 않았다”며 “거창하고 허황된 비전보단 성실하고 꾸준하게 미래를 준비해 나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지홍기자 kjh@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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