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쇠 한판’ 맛 연구에 정성…“점주 주머니 사정도 생각”
‘석쇠 한판’ 맛 연구에 정성…“점주 주머니 사정도 생각”
  • 김지홍
  • 승인 2017.03.14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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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도니석쇠한판불고기’ 디오푸드시스템 김동환 대표
젊은 시절 ‘경험부족’ 시련 맛 봐
석쇠불고기로 배달업계 새바람
사업 1년 만에 체인점 27곳 오픈
전문가 코칭 받아 시스템 개발
올해 가맹점 70곳 만들기 목표
평균 3천820만원에 창업 가능
디오푸드시스템김동환대표
김동환 대표의 경영 철학은 ‘What’s different?(차이점은 무엇인가)’다. 그는 꾸준히 차별화를 꿈꿔오면서 마침내 배달업계의 독보적인 불고기 원조업체 ‘디오푸드시스템’을 세웠다. 김 대표는 “아직 성공이 아니다”며 “앞으로도 성실하게 도전할 것”이라고 겸손해했다. 전영호기자 riki17@idaegu.co.kr

1991년 봄 인천 구월동 모래내시장 입구에선 젊은 남성이 파는 3평(9.9㎡)짜리 가게에서 직접 반죽하고 튀긴 1천원짜리 미니 탕수육이 불티나게 팔렸다. 이 가게는 전국에 일년 동안 체인점만 40곳이 넘게 생겼지만, 프랜차이즈의 개념을 몰랐던 그는 아무 대가도 없이 조리 비법을 알려줬다. 간편하게 먹는 음식 배달 사업에 흥미를 가졌던 남성은 생업(生業)을 접고 잘나가는 피자 전문점에서 점장으로 일한 뒤 대구에 저가형 프랜차이즈 피자집을 오픈했다. 사업운이 맞지 않아 몇년만에 빚 2억원을 지고 수중에는 500만원만 남았다. 그의 나이 33세였다.

“앞길이 컴컴했다. 하지만 젊었다. 가족들을 위해 다시 시작해야 했다. 운 좋게 만난 석쇠불고기가 운명을 바꿔놨다.”

프랜차이즈 브랜드 ‘돈도니석쇠한판불고기’를 내세운 김동환(45) 디오푸드시스템 대표는 2006년 지인을 통해 경북 칠곡군 왜관읍에 야식으로 석쇠불고기를 파는 가게를 추천받았다. 실패한 피자 사업에 내심 아쉬움이 남았던 그는 배달 시스템을 석쇠불고기에 접목시켰다. 통닭과 피자에만 국한되던 배달 음식이 새로운 메뉴와의 동침을 선언한 것이다. 간판은 ‘석쇠 한판’으로 달았다. 메뉴도 당시 유행했던 매콤한 맛으로 고추장 양념을 개발해 ‘석쇠불고기 고추장’을 만들었다. 김 대표는 자신있었다. 전국에서도 대구 북성로와 김천 배시내의 배신석쇠불고기만이 입소문을 탄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남들과 차별화에 힘써왔다. 잘 될까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곧 사업에 확신을 가졌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전략은 적중했다. 사람들은 열광했다. 가게 주변엔 구미3산단과 LG전자 기숙사가 있어 영업시간인 오전 11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 전화벨은 쉴 틈 없이 울렸다. 전화 주문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이거 구워먹는 거에요?”였다. 패스트푸드의 테이크아웃에 기들여진 손님들에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는 오전 일찍 재료를 준비하고 하루종일 조리했다. 틈틈히 시간을 내어 홍보 전단지도 직접 뿌리고 다녔다. 그의 아내도 함께 일을 도왔다. 김 대표는 “손님들이 굉장히 신기해하면서도 많이 사드셨다”며 “고기 뒷다리살을 활용해 원가를 낮추면서도 맛을 일원화하기 위해 애썼다”고 말했다.

메뉴단체컷
돈도니 메뉴 모음

어느 덧 음식 배달업계의 새 바람이 불었다. 체인점 문의만 200건이 넘게 들어왔다. 김 대표는 다시 프랜차이즈 사업에 도전했다. 브랜드 ‘돈도니석쇠한판불고기’를 런칭했다.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일년 만에 27개의 체인점이 문을 열었다. 그는 “미니 탕수육을 팔았을 때 프랜차이즈 개념을 몰라 이곳저곳에 다 알려주고 오히려 손해보는 장사를 했다. 순수했던 젊은 날의 추억으로 생각하지만 다시는 되풀이해선 안되는 사업 마인드였다”며 웃었다.

김 대표는 전국 곳곳에 체인점이 늘면서 납품하는 ‘재료의 신선도’에 집중했다. 석쇠불고기는 고기가 얇아 기계로 할 수 없고 일일이 손으로 떼야했다. 이렇게 얇은 고기가 시간이 지나 딱딱하게 굳어지면 해동한다해도 고유의 ‘석쇠’ 맛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연구에 매달렸다. 그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R&D지원사업을 통해 전문가 코칭을 받아 해동 등의 식품 제조 기반 시설 시스템을 갖추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덕분에 소스만 제조했던 예전과 달리 고기와 소스를 버무려 원팩 포장 시스템을 구축하고 영하 44도 이하에서 급랭시켜 납품하는 차별화된 시스템 개발에도 성공했다. 김 대표는 “경험이 부족해서 어깨 너머로 많이 배워야 했다. 경험이 부족해서 했던 경험들이 큰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돈도니석쇠한판불고기는 현재 전국 가맹점 41개가 있다. 오는 5월쯤 5곳이 더 늘어날 예정이다. 올해 목표는 가맹점을 70개까지 만드는 것이다.

김 대표는 돈도니석쇠한판불고기야말로 전형적인 생계형 소자본 프랜차이즈라고 소개했다. 돈도니는 45㎡ 기준으로 평균 3천820만원 정도의 창업 비용이 들며, 가맹점 평균 월 1천800만원 상당의 수익이 나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조리와 식품 위생 안전, 서비스 마인드 등 교육을 비롯해 창업 지원, 전문가로 구성된 음식 퀄리티, 매출 분석 등 본사의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도 뒷받침된다.

그는 “우여곡절 끝에 반듯한 사업을 키울 수 있었지만 힘든 과정을 알기에 가맹점주의 마음도 이해한다”며 “가맹점주를 잘 모시면 브랜드의 홍보 효과는 배 이상이 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가맹점주의 주머니 사정이 좋아지게 하는 게 본사의 역할”이라며 가맹점 교육 등 체계적인 관리에 힘쓴다. 소셜미디어 네이버의 ‘밴드’도 만들어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한다. 또 본사에는 회사 디자인과 메뉴, R&D, 가맹점 슈퍼바이저 등 전문 인력만 10명이 갖춰져 있어 가맹점주를 적극적으로 돕는다.

김 대표의 경영 철학은 ‘What’s different?(차이점은 무엇인가)’다. 그는 “경영을 하는 나의 마음도, 동료들도 모든 것을 새롭게 바라보면서 차별화하길 바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성공이 아니다”며 “앞으로도 성실하게 도전할 것”이라고 겸손해했다. 가맹 문의 1544-9217.

김지홍기자 kjh@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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