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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꽃·사과·마음약방…자판기, 어디까지 뽑아봤니?

기사전송 2017-03-20, 22: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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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자판기, 전국서 인기 몰이
21가지 증상별 버튼 누르면
격려 문구 적힌 카드와 선물도
과일·음식 등 수용 범위 넓어져
한국 정서 맞는 상품 선택 중요
라면박사의 ‘라면 자판기’(왼쪽)와 이탈리아의 ‘렛츠 피자’ 자판기. 각 사 제공
꽃자판기
지난 17일 한 남성이 대구 중구 다빈치커피 중앙점 옆에 설치된 꽃다발 자동판매기를 보고 있다. 김지홍기자


꽃다발·사과·의약품·모자·라면…. 이 상품을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살 수 있을까?

‘퇴근하고 꽃집이 문을 닫았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최근 전국에 ‘꽃다발 자동판매기’가 설치되면서, 이 자판기를 소개한 한 페이스북 글에는 이같은 댓글이 쓰여졌다. 이 글은 ‘좋아요’만 2만개를 기록했다. 고속도로 일부 휴게소에는 ‘사과 자판기’가 등장했다. 이를 본 사람들은 대부분 ‘신기하다’는 반응이다.

커피 등 음료 자판기 수준을 넘어 간편하고 다양한 내용물을 담은 ‘자판기’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일각에선 분야별 유통 업계의 지각 변동을 예상하고 있다.

◇즉석 음식까지 자판기 전성시대

꽃다발 자판기는 드라이 플로워 등 20가지 종류의 꽃다발이 한 번에 진열돼 모양을 보고 손쉽게 살 수 있다. 가격대도 1만2천원부터 1만8천원까지 다양하다. 이 자판기는 지난달 서울 홍익대 주변 1호점이 설치된 후 한 달 만에 전국 곳곳에 30호점까지 들어섰다. 대구에는 중구 동성로를 비롯해 북구와 수성구에 각각 한 대씩 총 3대가 설치돼있다. 내달에는 동성로에 추가 한 대가 더 들어설 예정이다. 꽃 자판기의 회사 난만(NANMAN) 플라워 최주호 사장은 “독일에서 꽃 자판기가 있는 것을 보고 런칭하게 됐다”며 “하루에 한번씩 자판기를 관리하고 있지만 주말에는 이용객이 많아 수시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면박사_라면자판기


‘사과 자판기’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2015년 7월 청송사과유통공사가 처음으로 도입한 ‘청송 사과 자판기’는 사과 한 개가 개별 포장돼있다. 가격은 1천500원 정도로 서울과 경북도청 등 곳곳에 설치돼있다. 대게 음료 자판기는 하루 매출이 5만원 이상이 어렵지만, 사과 자판기는 하루 평균 7만원을 훌쩍 넘는다. 주왕산 등 주요 관광지에 있는 자판기는 주말엔 30만원까지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와 고속도로 일부 휴게소에도 대구경북능금농협이 설치한 ‘하루 1개, 경북 사과’ 자판기가 놓여있다. 사과 특산물을 알리고 매출 효과까지 이어져 ‘효자 자판기’가 됐다.

‘마음의 병’을 치료해주는 이색 자판기 ‘마음약방’도 있다. 마음약방은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라파엘관 1층에 설치돼있다. 월요병 말기·미래 막막증·상실 후유증·현실 도피증 등 21가지 증상이 적힌 버튼 중 하나를 누르면 격려 문구가 적힌 카드와 반창고·사탕 등의 선물이 함께 나온다. 가격은 한 번에 500원이다. 선물은 후원받은 상품으로 구성돼있다. 마음약방을 설치한 대구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 문성현 정신보건사회복지사는 “정신과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지난해 4월 도입하게 됐다”며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대학 등에 협의를 구해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국에는 끓인 라면부터 즉석 피자, 샐러드, 바나나, 의약품, 모자(스냅백)까지 자판기 수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이른바 ‘자판기 천국’ 일본에는 아이스크림·우동·쌀 등 상품을 뛰어넘어 종이접기 자판기까지 나왔다. 담배로 타산이 맞지 않던 자판기 운영자가 취미였던 종이접기로 변경해, 지역 명물이 됐다.

letspizza


◇‘좋은 콘텐츠’로 승부해야

자판기는 기업 입장에선 인권비를 줄이고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소비자는 공간적 제약 없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유통 업계에선 “모든 상품을 넣는다고 대박나진 않는다”며 “자판기의 특성을 제대로 살린 장기적인 콘텐츠로 한국 정서와 맞아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자동 티켓 발매기·메뉴 자동 판매기·책 자동판매기 등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지난 2000년대 중반 책 자동판매기가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됐을 때 도서 업계에선 유통 다각화라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동네 서점 죽이기’라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자판기 운영자는 책을 가볍고 저렴하게 자판기용으로 별도 제작하는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웠다. 반면 2010년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브랜드 더페이스샵에서 내놓은 ‘화장품 자동판매기’는 신제품 수명(壽命)과 연령층 한계 등으로 추가 설치는 없었다. 즉석에서 반죽하고 토핑을 얹어주는 피자 자판기도 전국에서 일부 철거되기도 했다. ‘입맛에 맞지 않다’는 이유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홍기자 kjh@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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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한마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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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성채 2017.03.21, 12:59:14
    삭제

    인권비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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