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먹거리로 더 건강해지라는 마음 담아…”
“건강한 먹거리로 더 건강해지라는 마음 담아…”
  • 김지홍
  • 승인 2017.06.20 15:5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제잼·청 전문점 아라리오 김아라 사장
순우리말 ‘아름다워라’로 상호명
사계절 제철 과일로 정성 다해
취미였던 요리, 창업으로 이어져
“잼을 원재료로 한 디저트 만들 것”
김아라사장
아라리오 김아라 사장은 “모든 사람들이 건강한 음식을 먹고 몸과 마음이 예뻐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영호기자 riki17@idaegu.co.kr

‘오늘도 예쁘지만 내일은 더 예뻐지실 거예요.’

지난달 19일 대구 남구 대명동(큰골길 131) 주택가에 ‘예쁜’ 매장이 문을 열었다. 가게 한 벽면에는 ‘참 예뻐요’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눈에 띈다. 테이블 3개, 마땅한 의자도 메뉴판도 없다. 블루베리 향이 매장을 가득 채운다. 이곳의 주인공은 수제잼·청 전문점 ‘아라리오’(Arario)를 운영하는 김아라(29) 사장이다.

김 사장은 최근 온라인 SNS에서 홈메이드 스타일의 수제잼과 과일청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일반적으로 맛볼 수 있는 잼이 아닌 얼그레이잼·코코넛밀크잼·흑임자잼·블루베리밀크잼·파인코코넛밀크잼·토마토바질잼 등 차별화된 수제잼이 인기를 끌고 있다. 잼을 중심으로 수제 과일청과 천연발효초, 건조 과일 등을 판매하고 있다. 계절에 따라 과일 메뉴가 추가된다. 상품은 오프라인에서는 매장(평일)이나 프리마켓(주말), 온라인으로는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한 SNS(아이디 @arari.o)로 선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손님들의 이목을 사로 잡은 건 김 사장의 ‘예쁜’ 사업 철학이다. 그는 ‘오늘도 예쁘지만 내일은 더 예뻐지실 거예요’라는 컨셉을 잡았다. 사계절 제철 과일로 바르고 건강한 먹거리를 손님에게 제공하면서 손님들이 보다 더 예쁘고 멋있고 건강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냈다. ‘아라리오’라는 상호명도 ‘아름다워라’는 순우리말이다. 자신의 이름 ‘아라’와 스페인어 ‘rio’(즐거운, 역동적인)의 합성어이기도 하다. 김 사장은 “제철이라는 단어는 느리죠. 느리지만 그 시기에 가장 영양이 많고 건강한 재료를 정성껏 손으로 만들어 손님들에게 제공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물론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공장에서 찍어나오는 음식보단 정성은 수십배가 되겠죠?”라며 “모든 사람들이 건강한 음식을 먹고 몸과 마음이 예뻐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라리오메뉴
최근 대구 중구 봉산동에서 열린 ‘봉산장’ 마켓에 전시한 아라리오 제품.

잼을 만드는 데는 최소 3시간이 걸린다. 그는 한 병이 나오기까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기 때문에 ‘병 속에 담긴 시간’이 그만큼 소중하다고 한다.

예쁜 매장에 찾아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카페로 알고 들어오는 손님이다. 실제로 “어? 카페 아니에요?”라는 질문은 김 사장이 최근 가장 많이 들은 말일 정도다. 김 사장은 “카페가 아닌 오픈 작업실”이라며 “대부분 카페로 알고 들어오시지만 사실 이곳은 제가 잼을 만들고 신선한 과일을 손질하는 모습을 손님들께서 직접 보고, 맛보고, 사가실 수 있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곳에서 신메뉴 연구와 생산 작업, 병입 및 포장 작업, 택배 배송까지 한다.

아라리오수제청
아라리오 수제 레몬청·자몽청.

김 사장은 매장을 개점하기 1년6개월 전부터 전국에서 열리는 프리·플리마켓에 꾸준히 참여해 이름을 알렸다. 한 달에 평균 8번. 지금까지 다녀온 마켓만 150회다. 잼이 담긴 수십 병을 담아 30㎏ 훨씬 넘는 케리어를 끌면서 체력적인 소모가 엄청났다. ‘보부상’이었던 셈이다. 그는 “프리마켓은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가장 효율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이었다”며 “마켓을 다니면서 갑자기 내린 비로 곧바로 철수하기도, 야외에서 벌에 쏘이기도 하는 등 다사다난했지만 그때의 경험이 축척되고 다져져 지금의 아라리오가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2년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광고홍보학과 전공을 살려 취직한 기업에서 ‘인재’라는 평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늘 ‘창업’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그는 요리가 취미 생활이었다. 늘 주변에선 요리 재능이 아깝다고 창업을 해보라는 권유를 많이 받기도 했다. 남몰래 창업 분야를 고민했던 어느 날, 그는 어머니와 함께 생강대추청을 담그며 과일청에 도전해보기로 결심했다. 김 사장은 “사람들이 건강한 먹거리에 관심이 많고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평소 집에서 자주 만들어 먹던 과일청과 쨈이 창업 분야로 블루오션이었다. 나만 먹기보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맛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라리오
아라리오 인기 메뉴인 파인코코넛 밀크잼.

그는 과감하게 사표를 던졌다. 그는 “아리리오 매장을 내기까지 쉽지 않았다. 부모님께 손 벌리지 않기 위해 하나부터 열까지 계산기를 두드리는 날이 많았다”며 “더 열심히 프리마켓을 다니고 알리는 데 노력했다. 몸이 부서지게 힘들어도 늘 온전히 내려놓고 쉴 수가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다시 돌아가도 지금과 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며 “내뜻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고, 이는 곧 창업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의 마지막 목표는 잼을 요리의 원재료로 사용할만큼 과일디저트 분야를 확장하는 것이다. 그는 “단순히 빵에 잼을 발라 먹는 게 아니라 샐러드 드레싱으로 활용하는 등 다른 요리에도 잼을 원재료로 사용하도록 과일 디저트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지홍기자 kjh@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