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메뉴로 젊은 입맛 잡는다”
“신 메뉴로 젊은 입맛 잡는다”
  • 배정진
  • 승인 2017.08.0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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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째 부모님에 노하우 배워
회족발 전용 소스 개발 노력
상인들과 시장 활성화 논의도
가게 번창시켜 2·3호점 목표
<39> 동서시장 아지매왕족발
이준수 씨
동서시장아지매왕족발청년상인이준수씨
동서시장 아지매왕족발 청년상인 이준수 씨와 이 씨의 어머니 이인숙 씨.

“음식점은 청결이 1순위다.”

지난 4일 오후 3시께 대구 동구 동서시장에 위치한 한 족발 가게에서 청년상인 이준수(27) 씨는 주방청소에 여념이 없었다. ‘음식점은 항상 깨끗해야한다’는 아버지 이종욱(58)씨·어머니 이인숙(55)씨의 가르침 때문이다. 이씨는 부모님이 동서시장에서 10년 간 운영해온 족발 가게를 이어받았다. 현재 이씨는 2년 전부터 부모님의 옆에서 족발을 삶고 끓이는 방법을 비롯해 족발을 써는 방법 등 10년 간 축적해 온 노하우를 배우고 있다. 이씨의 양 손에는 항상 메모를 위한 종이와 연필이 들려져있다. 그때그때 배운 것을 메모해놓기 위해서다.

이씨가 가업을 이어받는 과정은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다. 2012년 영남이공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한 이씨는 이력서를 수십 군데 냈지만 취업에는 항상 실패했다. 이 후 마지막 수단으로 부모님에게 “족발 가게를 운영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부모님은 거세게 반대했다. 이씨의 어머니는 “10년 간 족발 가게를 운영해오면서 장사는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는데, 아들이 불쑥 장사를 하고 싶다고 해 앞이 캄캄했다”며 “안정된 직장에서 월급을 꼬박꼬박 받으며 생활하는 아들이 됐으면 했는데…”라고 말했다. 이씨의 끈질긴 설득과 성실한 모습에 감명을 받은 부모님은 지금은 가장 든든한 후원자가 돼 이씨에게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이씨의 족발 가게에는 족발 뿐 아니라 돼지국밥·순대국밥 등 국밥 종류와 술국 등 총 13가지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처음에는 족발만을 판매했지만 어르신들의 입맛을 잡기 위해 뜨끈뜨끈한 국밥 종류를 추가했다. 실제 국밥을 메뉴에 추가하기 시작한 후부터 소주 한 잔을 반주 삼아 밥을 먹는 어르신들이 족발 가게에 많이 찾아왔다. 이준수 씨는 한발 더 나아가 젊은 고객층을 잡기 위해 신메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냉채족발·불족발·밀면·회족발 등이 이준수 씨가 개발 하고 있는 신메뉴들이다. 이씨가 가장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메뉴는 새콤달콤한 회와 족발을 곁들인 회족발이다. 이씨는 회족발 전용 소스를 손님들과 점포 상인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이씨는 “손님과 시장 상인들 총 100여명에게 소스 맛에 대한 피드백을 받았다”며 “피드백을 통해 끊임없이 고쳐나가고 연구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현재 80% 정도 소스 개발에 완성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차별화된 족발을 위해 직접 발로 뛰고 있다. 다른 족발 가게를 찾아가 직접 족발을 먹어보고 자신의 가게 족발과 맛을 비교해보기 위해서다. 그는 지난 주말에 족발로 유명한 ‘부산 부평 족발 골목’을 찾아가 족발을 맛봤다. 그는 족발 가게 활성화는 물론이고 동서시장 전체의 활성화를 위해 개인 계정의 페이스북을 통해 시장 홍보하고 있다. 또 동서시장에는 청년상인들이 많다는 것을 이용해 이들과 함께 젊은 고객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2년 간 족발 가게에서 부모님과 같이 일해 온 이씨는 시장 상권이 침체돼 있어 단골손님만 찾아오고 새로운 손님이 오지 않는 것을 매우 안타까워했다.

이씨의 목표는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족발 가게를 번창시켜 2·3호점을 내 스스로 족발 가게를 운영하는 것이다. 2호점은 전통 시장이 아닌 사람이 많은 번화가에 차리고 싶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는 부모님과 함께 일을 해 실수를 해도 빠른 대처가 가능하고 어려운 점이 없었지만 혼자 족발 가게를 운영하게 되면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며 “그동안 많은 것을 부모님에게 배워야겠다”고 말했다.

배정진기자 tutughgh@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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