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1.25% 동결…‘인상’ 소수의견도

은행권, 금리인상 조짐 편승
과도한 가산금리 ‘이자놀이’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16개월째 연 1.25%로 동결됐으나, 6년만에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금통위원 소수의견도 나와 연내 금리인상 여부가 주목된다. 금리인상 조짐에 편승해 은행권은 기준금리의 2∼3배에 달하는 과도한 가산금리를 인상하는 등 이른바 ‘이자 놀이’에 열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기사 3면)

한국은행은 1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25%로 동결했다. 작년 6월 0.25%포인트 인하 후 16개월째 동결 기조를 유지했다. 이는 2009년 2월 기준금리를 내린 후 2010년 7월 올리기까지 사상 최장 동결기록과 같다.

한은은 “국내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당분간 수요측면에서의 물가상승 압력도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한다”며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변화, 주요국과의 교역 여건, 가계부채 증가세, 북핵 등 지정학적 리스크 등도 주의깊게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금통위원 7명 중 한 명인 이일형 위원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자는 소수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져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 6월에서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금융시장은 이번 금리인상 소수의견을 금리조정의 예고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금통위 직후 “완화정도를 줄여나갈 여건이 성숙 돼가고 있다”며 강도높은 금리인상 메시지를 던졌다. 연내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1천400조 원을 넘어선 가계부채로 인해 국내경제에 큰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내 16개 은행은 한은의 이같은 기조를 반영해 가산금리를 올리면서 ‘금리 장사’에 몰두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정무위 소속 박찬대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최근 5년간 국내은행 일반신용대출 금리현황’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기준금리는 평균 1.11% 내렸지만, 은행 가산금리는 평균 0.36% 인상됐다.

특히 올해 6월 기준 16개 은행의 대출금리 산정 기준금리 평균은 1.50%인 반면, 가산금리 평균은 3.29%로 2배를 훨씬 웃돌았다. 기준금리 대비 가산금리가 2배 이상인 은행은 대구은행(1.50% 대비 3.65%)을 비롯해
경남(1.54%/3.81%)·부산(1.53%/3.18%)·하나(1.43%/3.00%)·수협(1.68%/3.59%)·제주은행(1.48%/3.61%) 등이다.
가산금리가 3배 이상인 은행은 한국시티(1.36%/4.63%)·전북(1.54%/4.91%)·광주은행(1.51%/4.81%) 등이었다.

강선일기자 ksi@idaegu.co.kr

강선일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