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종류 소스 개발…영업 비결은 맛·젊음”
“세 종류 소스 개발…영업 비결은 맛·젊음”
  • 김지홍
  • 승인 2016.11.21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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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풍당당 청년상인<11> 염매시장 꼬지짱 김상은 사장

3개월간 발품 팔아 장사 시작

모든 재료·양념 직접 만들어

주문 들어오면 즉석에서 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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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용.”

대구 중구 염매시장 ‘꼬지짱’을 운영하는 김상은(25·사진)씨가 반가운 목소리로 손님을 맞는다. 모자를 돌려쓴 모습이 영락없는 대학생이지만, 숯불을 피우는 손길은 전문가 못지않다. 숯불에 직화구이 방식으로 요리한 닭고기 꼬치 구이가 노릇노릇 익어갈 때쯤이면 기름 냄새 대신 향긋하고 고소한 냄새가 진동한다. 맛을 본 손님들은 대부분 고개를 끄덕이며 ‘맛있다’는 사인을 주고받는다.

김씨는 꼬치가 가득 쌓인 가게들과 달리 주문이 들어왔을 때만 즉석에서 조리한다. 꼬치를 미리 만들어두면 그윽한 숯 향이 사라지고 맛도 질감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숯불구이 고깃집이 있는 것처럼 숯으로 굽는다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다”며 “고기의 담백함을 살려준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4월 시장에 문을 열었다. 그는 최근 전통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시장에 자신의 사업을 펼치는 청년 상인들이 많아지고 있어 창업에도, 창업의 장소로도 관심이 많았다. 닭고기 꼬치 사업은 김씨의 아버지 영향이 컸다. 아버지는 김씨가 어릴 때부터 수성구 시지동에서 닭꼬치 장사를 해왔다. 김씨는 “직장 생활을 일찍 시작했지만 오래 가진 못했다”며 “새로운 나만의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처음에 반대했던 아버지도 이제는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하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선택은 자신의 몫이었다. 창업 장소 선정부터 내부 시설과 소품까지도 3개월동안 자신이 발품을 팔아 마련한 것이다. 그는 “유동인구 대비 임대 값이 저렴했던 염매시장이 가장 좋았다”며 “나이가 어리지만 30년 이상 시장을 이끌어오신 기존 상인분들께도 인생의 노하우를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아 걱정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닭꼬지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와 양념을 직접 만든다. 보통 닭꼬치는 냉동육에 소스를 발라 납품하는 형식인데, ‘꼬지짱’의 꼬치는 냉동이 아니라 매일 배달받은 고기로 작업한다. 조미료와 방부제를 넣지 않은 소스도 세가지 종류의 맛으로 개발했다. 신선하고 쫄깃한 식감과 자체 개발 소스는 여느 닭꼬치 가게와는 다르다.

그는 장사에 자신이 넘쳤다. “이미 아버지가 소비자들에게 인정받은 아이템이라, 이 장사는 스스로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며 “영업 비결은 맛과 젊음”이라고 말했다.

◇염매시장은?

1900년대 대구성벽이 헐리고 중구 남성로 일대에 약령시가 들어오면서 시장이 형성됐다. 염매시장은 다른 시장보다 물건값이 싸서 ‘염가로 판다’는 말에서 유래됐다. 6·25전쟁 이후 피난민들이 요깃거리로 떡을 만들어 팔면서 시장이 커졌고 1980년 이전만 해도 500여곳의 가게가 들어설 만큼 번창했다. 광복 이후 ‘떡 전 골목’으로 명성이 자자했지만, 지금은 16개 정도만 남아있다. 원병연 염매시장상가번영회장은 “노후된 시장이지만 상인들의 자부심이 높아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며 “조만간 공용화장실 설치를 추진하는 등 시설 현대화에도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홍기자 kjh@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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