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오셨다 ‘키다리 아저씨’

대구 공동모금회에
1억2천여만원 전해

대구공동모금회키다리아저씨 — 대구 ‘키다리 아저씨’로 불리는 한 60대가 지난 23일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한 수표와 그가 남긴 메모. 연합뉴스

매년 연말 익명으로 거액의 기부를 해 온 ‘대구 키다리 아저씨’가 올해도 어김없이 나눔을 실천해 화제가 되고 있다.

키다리 아저씨는 지난 23일 오후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화를 걸어 “사무실 밑에 와 있으니 잠깐 내려 오이소”라고 말했다.

전화를 받은 직원은 사무실 밑으로 내려가자 키다리 아저씨는 차에서 간단한 인사를 한 뒤 “확인 해보라”는 말과 함께 봉투 하나를 건넸다. 봉투 안에는 1억 2천여만원의 수표 한 장과 신문 전단 뒷면에 “정부가 못 찾아가는 소외 이웃을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적은 메모가 들어 있었다. 키다리 아저씨는 감사 인사를 하는 직원에게 “메모에 쓰여 있는 내용처럼 소외된 이웃을 잘 지원해달라”는 말을 전하고 홀연히 사라졌다.

60대로 알려진 키다리 아저씨는 지난 2012년 1월 처음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방문, 익명으로 1억원을 전달하며 나눔을 시작했다. 이어 같은해 12월 대구공동모금회 근처 국밥집에서 1억 2천300여만원을 전달한 뒤 매년 성탄절을 즈음해 1억원 이상을 기부했다. 그가 2012년부터 5년 동안 6회에 걸쳐 내놓은 성금은 7억 2천여만원으로, 대구공동모금회의 역대 개인 누적 기부액 중 가장 큰 액수다.

강나리기자 nnal2@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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