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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취약계층 직원 월급 줄때 뿌듯”

기사전송 2017-05-17, 17:4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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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재 퀵배달 서비스 부르미 대표
건설회사 경영하다 IMF 한파
노인 고용 ‘지하철 택배’ 창업
고속버스 ·KTX 물품 배달 전환
가스타이머 개발 정부 납품 추진
수익 적지만 마음의 풍요 얻어
부르미-이원재
이원재 부르미대표


살다보면 고속버스와 KTX를 이용해 물건을 빨리 보내거나 시내에서도 선물을 긴급히 또는 소중하게 전달해야 할 때가 있다. 이때 이용하는 것이 택배 서비스인데 사회적기업인 부르미가 바로 퀵배달 서비스를 하는 업체다.

옛 동대구 고속버스터미널 부근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부르미는 이원재 대표를 제외한 직원 9명 중 8명이 고령자나 사회취약계층이다. 2013년 예비사회적기업 신청을 하고 2014년 사회적기업이 됐다. 올 9월이면 3년의 재정지원 기간이 끝나 독립해야 한다.

부르미를 만든 이 대표는 대학 토목과를 나와 건설회사를 다니다 건설회사를 창업한 잘나가는 사업가였다. 그러다 IMF 등 불황을 겪다 2010년 회사문을 닫았다. 건설업체 부사장으로 다시 일을 하기도 했으나 결국 공사대금 대신 받았던 아파트 5~6채를 포함해 집도 모두 팔고 빌라 전세로 옮겼다.

일을 찾던 그는 택배업이 돈이 없어도 시작할 수 있다고 보고 시내 지하철과 가까운 대구초등학교 인근에 사무실을 얻었다.

그가 처음 시작한 지하철 택배는 65세 이상 노인 7~8명을 고용해 지하철 인근 상가 사무실에 퀵보다 적은 비용을 받고 물건을 전해주는 시스템이었다. 사무직원 고용 없이 직접 컴퓨터를 배웠다. 노인들은 큰 수입이 아니더라도 일을 하려 해 회사 운영은 그럭저럭 가능했지만 본인의 수입이 별로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반월당역에 붙은 사회적기업의 광고를 보고 ‘바로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직감했다. 그 즉시 사회적기업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지하철 택배의 수익성이 낮다고 보고 고속버스 터미널과 KTX에서 나오는 물품을 배달하는 택배를 하기로 했다. 서울의 퀵서비스 업체와 연계해 터미널에 내리는 물품을 찾아서 갖다 주거나 고속버스나 철도편으로 붙여주는 일을 시작했다. 직원 4명은 CJ O쇼핑과 연계해 중구와 수성구 지역에 당일 택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메일을 이용한 업무처리가 늘면서 문서 배달 심부름은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

퀵서비스는 빠른 반면 일반 택배에 비해 비싸다. 대구시내에서 진량공단까지 택배는 5천원이지만 퀵은 2만5천원이다. 퀵서비스를 해서 나오는 마진이라고 해 봤자 뻔하기 때문에 수익의 90%는 직원들이 가져가는 셈이라고 한다.

이 대표는 운송서비스업 뿐만 아니라 가스화재에 취약한 노인가구를 대상으로 한 가스타이머를 자체 개발해 정부구매 제품으로 납품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처음부터 사회적기업을 하겠다는 생각은 없었지만 갈수록 사명감과 책임감이 생긴다고 한다. 보통 택배회사 근로자들은 지입차주로 4대보험도 없이 일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부르미는 4대보험도 가입돼 있고 월급제로 일을 하고 있다.

이대표는 매월 10일 직원들에게 월급줄 때가 가장 즐겁다. “사업을 하다가 지하철 택배를 시작한 1~2년 동안 생각이 바꼈다. 옛날에는 무조건 돈을 벌자며 돈을 지향했는데 취약계층을 붙들고 일을 해보니 돈보다 더 소중한게 있다는 걸 느꼈다.” 과거보다 타고 다니는 차도 작아지고 술도 안마시고 다니지만 돈 많은 사람이 부럽지 않고 마음의 풍요를 누리고 살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이유는 보람된 삶을 살기 때문이다.

이대표는 아직 사회적기업에 대한 배려심이 부족한 것이 아쉽지만 제도적인 지원은 점점 강화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사회가 진보를 향해 나아갈수록 사회적기업의 가치와 필요성은 높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김종현기자 opl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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